공유

제623화

조유진은 임신한 지 4주밖에 되지 않았다

자궁 적출술은 매우 빨랐다. 그녀는 30분 만에 수술실에서 나왔다.

마취가 끝난 후, 그녀는 초점 없는 눈동자로 누워있었다.

셀리나가 그녀의 병상을 지켰다.

“사...”

사모님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에 셀리나는 의도적으로 말을 바꿨다.

“아가씨, 선유는 아직 집에 있어요. 기분도 안 좋으실 텐데 선유를 데리고 와서 말동무라도 하게 해드릴까요?”

조유진이 고개를 저었다.

“혼자 있고 싶어. 선유는 아직 어리니 이런 일은 알면 안 좋아.”

“그러면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주방장한테 얘기해서 만들어 올게요. 금방 수술을 마쳤으니, 체력도 떨어지고 영양 보충하셔야죠.”

“그냥 가볍게 죽이나 먹자.”

“알겠습니다.”

한참 침묵을 지킨 조유진이 쉰 목소리로 불쑥 물었다.

“배현수, 이제는 연락돼?”

셀리나가 숨을 들이 삼켰다.

조유진이 수술실로 들어간 이후, 셀리나는 계속하여 배현수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핸드폰이 꺼져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셀리나는 조유진이 충격을 받을지 걱정되어 결과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다.

셀리나는 계속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배 대표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요? 핸드폰이 계속 꺼져있는데, 어려운 일을 처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조유진이 실망한 표정으로 가볍게 웃었다.

“됐어. 어차피 아이도 유산됐는데. 연락이 닿으면 또 뭐해.”

그녀가 제일 필요로 할 때, 배현수는 그녀의 옆에 없었다.

그녀의 옆에 있었던 사람은, 그가 배정해 준 셀리나 집사뿐이었다.

조유진이 임신의 기쁨을 공유하기도 전에, 아이는 곁을 떠났다.

올 때도, 갈 때도 뜻밖이었다.

조유진은 떨리는 손으로 납작한 복부를 쓰다듬었다.

이미 잃은 아인데, 아이의 아빠가 모른다고 무슨 일이 생길까?

조유진이 그를 미워할 수 있다면, 그가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면 그는 기꺼이 이 소식을 그에게 알려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배현수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저 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