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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밤, 겨울 창밖에는 큰 눈이 내리고 있었지만, 방안은 봄처럼 따듯했다. 하지만 조유진은 온몸이 차가웠다.

셀리나가 이불 두 개를 가져다 그녀에게 덮어주고, 따듯한 물주머니도 채워 와 그녀에게 건넸다.

막 유산해서 신체 기능이 저하되어 그런지 아무리 따듯하게 만들려고 해도 할 수가 없었다.

늦은 밤, 안방에 불이 꺼지고, 바깥의 흰 눈으로부터 반사된 빛이 들어오는 늦은 시각이었지만, 조유진은 단념하지 않고 서정호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서정호의 핸드폰도 꺼져있었다.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을 속이고 싶었지만, 현실이 그녀를 사정없이 후려쳤다.

배현수와 약혼을 하는 엄씨 가문의 아가씨가 백소미라는 사실을 엄창민은 며칠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 모든 사실이 오해라는 증거를 찾고 싶었지만 찾을 수 없었다.

너무 추웠다. 그녀는 두 팔로 자신을 꼭 감싸 안고 침대에 웅크려있었다.

뜨거운 눈물이 베개를 적셨다. 눈물도 점차 식어갔다.

복부에서는 여전히 은근한 통증이 전해져왔다.

조유진은 손끝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이불을 꽉 쥐었다.

밖에서는 눈이 소리 없이 내리고 있었다. 이 겨울밤은 길고 끝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견디지 너무나도 힘든 밤이었지만, 다행하게도 마지막 밤이었다.

한편, 성남 엄씨 사택에 있는 백소미도 배현수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드래곤 파에 연락했다.

“보스, 저예요.”

전화기 너머로 변조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행 그룹의 지분 변동은 왜 아직도 공시되지 않는 거지? 다 잘되고 있다더니.”

백소미의 눈빛이 가라앉으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엄씨 가문의 수양딸, 엄명월이 계속 주주총회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어요. 엄명월을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반대 의견을 내고 있고, 엄창민의 메인 팀들도 저를 지지하지 않고 친자 확인을 다시 하길 요구해요. 보스, 엄명월을 처리해 버릴까요?”

지난번에도 그녀는 엄명월을 제거하길 원했다.

하지만 보스는 수락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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