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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물어봐.”

조유진이 그를 보며 물었다.

“저를 스위스로 보낸 이유가 어르신의 해독제를 가져다드리기 위해서였어요? 제가 알기로는 현수 씨와 어르신 사이에 인연이 없는 걸로 아는데, 왜 이렇게까지...?”

배현수의 손에 서류 파일이 들려있었다.

그는 서류를 그녀에게 건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한테 주는 선물이야. 열어 봐.”

조유진은 건네받고 파일을 열었다. 안에서는 친자 확인서가 나왔다.

엄준과 그녀의 친자 확인서였다.

결과란을 확인한 그녀의 눈동자는 정처 없이 떨렸다.

의학을 배운 사람은 아니었지만, 친자 확률이 99.99% 이상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그녀도 알고 있었다.

엄 어르신이 그녀의 친부...?

조유진은 갑자기 몰아치는 거대한 정보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친자 확인서를 바라보며 그녀의 눈동자에는 경악과 의문이 차올랐다.

엄준이 조유진의 친부가 맞는다면, 안정희는 왜 지금까지 그녀의 출신을 얘기해 주지 않았을까?

모든 의문이 머릿속에 펼쳐졌다.

그녀의 떨리는 손을 바라보던 배현수는 앞으로 나서 그녀를 안고 싶었지만 참았다.

“엄준 어르신의 친딸은 등 뒤에 연청색 반점이 있는데, 당신한테도 있어. 어르신의 아래는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였는데 페 기종도 심했어. 당신과 모두 일치하는 상황이지. 게다가 이 친자 확인서까지 있으니, 유진아 네 신분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조범의 딸이 아니라, 엄준의 딸?

조유진은 한참 동안 멍하니 서있다 친자 확인서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

마치 운명이 그녀에게 장난을 친 기분이었다.

왜 이제야 신분을 알게 된 것일까?

그녀는 코를 훌쩍이며 웃었다.

“또 제가 모르는 사실이 있나요?”

그녀의 웃음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모든 것이 오해였으나, 유산한 사실은 되돌릴 수 없었다. 배현수가 매번 진실을 감추며 그녀를 밀어낸 것 또한 사실이었다.

조유진은 진실과 거짓 사이를 오가며 뭐가 진실인지 구분이 잘 안되기 시작했다.

그녀의 질문에 배현수가 멈칫했다.

아무리 선의의 거짓말이라 해도, 배현수는 이미 그녀에게 너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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