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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엄창민의 입에서 무의식중에 툭 튀어나왔다.

하지만 이미 입 밖에 낸 말은 거두어들일 수 없다.

엄준은 굳은 얼굴로 조유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환희야, 대체 무슨 일이야? 배현수가 너를 괴롭힌 거야? 만약 그런 거라면 아빠가 퇴원하고 나서...”

조유진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그런 거 아니에요. 그 사람과 상관없어요.”

“그런데 멀쩡한 사람이 어떻게 유산할 수 있어? 배현수, 그놈도 그래. 아무런 명분도 없이 임신까지 시키고, 이 개자식!”

엄준은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조유진은 엄준의 유일한 친딸이다. 사랑하기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는데 같은 개자식하고 혼전 임신을 두 번이나 했다. 그리고 유산까지 두 번째이다.

부모로서 어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조유진은 손을 꼭 움켜쥐며 말했다.

“아빠, 이번엔 저도 예상하지 못했던 거예요. 현수 씨도 아빠에게 해독제를 갖다 드리기 위해서 지금 이 상황을 만든 거고요.”

“그게 두 번이나 혼전임신을 시킨 이유가 될 수 없어!”

조유진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엄준은 조유진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더 이상 혼내지 못했다.

“창민아, 네가 운전해서 환희를 데려다줘. 일단 푹 쉬고 나서 구 한의사를 집으로 오라고 해서 환희의 맥을 짚어달라고 해. 한약을 먹을 필요가 있는지도 물어봐.”

조유진은 이런 그의 사람과 관심에 어리둥절했다.

조범은 그녀에게 이렇게 잘해준 적이 없다...

엄준의 배려심 있고 마음 아픈 자애로운 눈빛과 마주친 조유진은 상냥하게 한마디 했다.

“아빠, 나는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바보야, 이렇게 큰일을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 네가 유산한 것을 알았다면 여기에 남아 밤낮없이 나를 지키게 못 했을 거야. 빨리 돌아가서 푹 쉬어.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 다 낫고 병원에 와도 늦지 않아.”

조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럼 아빠도 푹 쉬세요. 내일 다시 올게요.”

엄준은 손사래를 쳤다.

“내일도 오지 마! 창민아,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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