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43화

빨간색 페라리는 교외의 한 골프장 입구에 정차했다.

엄명월은 선글라스를 벗더니 에르메스 종이봉투를 조유진에게 던졌다.

“들고 내려요.”

조유진도 시키는 대로 할 뿐 묻지 않았다.

엄명월을 따라 골프장으로 들어갔다.

“참, 골프 칠 줄 알아요?”

“조금요.”

옛날 조범의 집에 있을 때 그는 조유진을 좋은 ‘도구’로 키우기 위해서 부자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배우게 했다. 바이올린, 승마, 골프... 그러다 보니 조유진도 조금씩은 다 할 줄 알았다.

“조금이 어느 정도인데요?”

조유진이 대답했다.

“홀인원 정도?”

이게 조금이라고?

이것은 조금 많이 아는 거겠지!

엄명월은 깜짝 놀라는 얼굴이었다. 눈빛이 반짝이더니 의외라는 듯한 모습으로 말했다.

“이따가 솜씨 좀 보여줘요. 이 고객은 골프를 아주 좋아해요. 요리도 좋아하고 노는 타입이죠.”

조유진은 고개를 끄덕인 후 물었다.

“이 고객과 무슨 사업을 할 건데요?”

“성행 그룹은 처음에 건축자재로 시작했어요. 부동산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남쪽의 부동산 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건축자재를 성행이 거의 독점으로 공급하다시피 했죠. 지난 2년 동안 부동산 개발 속도가 느려지면서 성행 그룹은 주로 에너지 및 리조트 호텔 프로젝트에 투자했어요. 얼마 전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건축자재 관련 협력업체들이 모두 떠나갔죠. 지금 건축자재가 성행 그룹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사업은 아니지만 아버지는 물론 성행 그룹 임원들도 이 사업은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하죠. 오늘 만날 이 고객은 하민 건설의 구매 부서 책임자예요. 하민 건설은 얼마 전에 성남에 부동산 프로젝트를 하러 왔어요. 고급 주택 3개를 건설하려면 대량의 건축 자재가 필요해요.”

조유진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엄명월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한마디 귀띔했다.

“아무튼 먼저 술자리에 앉혀놓고 얘기해요. 술자리에 앉혀야만 오래 얘기할 수 있고 그래야 일 얘기도 할 수 있으니까. 술을 마실 줄 알아요?”

“조금밖에 못 마셔요.”

“잘 마신다는 뜻이에요?”

조유진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