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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엄명월은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자세로 팔짱을 낀 채 서서 말했다.

“어머, 이 시간에 배 대표님이 웬일로 성남에 오셨습니까?”

배현수가 조유진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다 토한 조유진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엄명월의 어깨에 기댔다.

엄명월은 그녀의 팔을 툭툭 치며 말했다.

“이봐요, 일어나요! 엄환희 씨, 죽었어요?”

아무리 흔들어도 조유진은 깨어나지 않았다.

엄명월은 고개를 들어 배현수를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배 대표님, 타이밍을 잘 못 맞춰 왔네요. 내 비서가 이미 술에 많이 취한 것 같네요. 저기, 빨리 와서 내 비서 좀 부축...”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배현수는 엄명월의 어깨에 기대고 있던 조유진을 잡아당겨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바로 집 안으로 들어갔다.

엄명월은 엄창민을 향해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

꼭 마치 속으로 ‘기회를 줘도 소용없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엄씨 사택 내부에서 인기척을 들은 선유는 슬리퍼를 질질 끌며 방에서 뛰쳐나왔다.

“아빠! 어떻게 왔어요? 엄마, 왜 그래요?”

“엄마가 술에 취했어. 어느 방이 엄마 방이야?”

“이쪽이요!”

선유가 배현수를 데리고 조유진의 방에 들어갔다.

아래층, 엄명월은 소파에 기댄 채 갈 생각이 없었다.

엄창민이 눈살 찌푸리며 물었다.

“왜 아직도 안 가? 여기서 하룻밤을 묵을 계획인 거야?”

엄명월 눈꼬리를 치켜올리며 말했다.

“이렇게 재미있는 구경을 놔두고 가긴 어디를 가? 그리고 여기도 내 집이야. 내 방도 있고. 오빠도 여기서 사는데 나라고 못 살 거 없지 않아?”

엄창민은 한마디 경고했다.

“환희 괴롭힐 생각하지 마.”

엄명월은 마치 농담을 들은 듯 말했다.

“내 비서에게 왜 심술을 부리겠어? 나도 같은 여자인데 설마 성희롱이라도 할까 봐 그래? 그런데 오빠는 왜 남자로 태어났으면서 계속 뒤에서만 이러는데? 오빠야말로 제일 무서워!”

“엄명월!”

엄명월은 위층을 힐끗 올려다봤다.

“웃기지 않아? 맞춰봐. 배현수 씨가 지금 위층에서 뭐 할까? 설마 술 취한 사람에게 이상한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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