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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선유는 어린이 숟가락을 잡고 순두부를 한 모금 떠서 먹었다.

“할아버지가 나를 정말 예뻐해 줘요. 우리는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매일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어요!”

배현수의 눈빛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대제주시보다 낫다고?”

녀석은 청경채 만두를 집어 들더니 한 입 먹고 말했다.

“네! 아빠, 요즘 살이 많이 쪄서 이 뱃살 좀 봐요! 할아버지 집밥도 너무 맛있어요!”

자신도 모르게 양미간을 찌푸린 배현수는 가슴이 꽉 막히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이런 것은 대제주시에도 있어.”

녀석은 즐겁게 먹으며 짧은 다리를 여유롭게 흔들었다.

“그런데 엄마가 여기를 좋아해요. 엄마가 말하기를 대제주시보다 공기가 훨씬 좋다고 했어요. 성남에 왔는데 기침도 잘 안 난다면서요!”

배현수는 심장이 찌릿했다.

“엄마도 여기 있고 싶다고 했어?”

대제주시의 가을과 겨울에는 가끔 황사가 있다. 성남 쪽의 공기가 확실히 습하고 깨끗했다.

폐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은 대제주시보다 성남에서 더 살기 편하다.

아직 거짓말할 줄 모르는 어린 선유는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

“아빠, 아빠가 차라리 할아버지 댁으로 이사 와요!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얼마나 잘해주는데요. 그리고 할아버지만 두고 가기 섭섭해요.”

할아버지를 두고 가기 섭섭한 것일까, 아니면 할아버지 댁의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할까 봐 섭섭한 것일까?

배현수는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보름 동안 그는 조유진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은 채 줄곧 기지에서 요양했다.

조유진도 그에게 전화한 적이 없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가슴이 더욱 답답해졌다.

“엄마가 내 얘기 한 적 있어?”

순두부 국물을 얼굴에 묻히고 있는 선유는 눈을 부릅뜨더니 배현수를 애꿎게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요.”

그래, 그렇단 말이지...

보아하니 아주 즐겁게 지내는 것 같다.

선유는 배현수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눈을 깜빡이며 위로의 말 한마디를 건넸다.

“아빠, 사실 좋은 소식이 하나 더 있어요. 까먹고 말하지 못했어요.”

“말해.”

선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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