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62화

...

배현수가 떠나자마자 사무실에 있던 엄명월이 소리쳤다.

“엄환희!”

입구에 앉아 업무를 보던 조유진은 의아한 얼굴로 걸어 들어왔다. 천진난만한 얼굴로 엄명월을 바라보며 말했다.

“엄 팀장님, 명이 기네요. 어디도 다치지 않은 것을 보니.”

엄명월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일부러 그랬죠? 계약서에 금방 사인했어요. 배 대표가 혹시라도 계약을 파기하면...”

앞에 서 있는 조유진은 입을 달싹였다.

“엄 팀장님, 팀장님이 먼저 그렇게 행동하셨어요. 그저 그대로 돌려드린 것뿐입니다.”

“하...”

엄명월은 씩 웃었다.

그제서야 조유진을 샅샅이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인 줄 알고 한참 놀렸는데 결국에는 엄명월이 얕잡아 본 것이다.

조유진은 말문이 막혔다. 웃음을 참으며 한마디 했다.

“엄 팀장님이 저를 이용한다면 저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엄명월은 한참을 참다가 겨우 대답했다.

“그래요. 훌륭해요!”

조유진은 그녀를 향해 손바닥을 내밀며 가느다란 손가락을 움직였다.

엄명월은 눈살을 찌푸리며 손바닥을 힐끗 쳐다봤다.

“또 뭐예요?”

“방금 SY그룹과의 계약은 저와의 관계 때문에 성사된 거잖아요. 2000억 원의 차액을 엄 팀장님은 어떻게 나눌 생각인가요?”

‘그래, 좋아. 계산이 이렇게 빠르단 말이지. 조유진, 이 여자가 엄창민 그 목탁머리보다 훨씬 재미있는 것 같네...’

엄명월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였다.

20%?

조유진은 뻗은 손을 거두지 않은 채 손바닥을 내밀었다. 50%라는 뜻이다.

엄명월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욕심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 50%?”

“엄 팀장님만큼이야 하겠어요? SY그룹에 2000억 원이라는 바가지까지 씌울 만큼이요. 김주희를 시켜 고객사를 꼬시려고 한 일은 외부에 발설하지 않을게요. 물론 엄 팀장의 성의를 보고 판단할 거예요. 만약 엄 팀장님이 김주희를 시켰다는 것을 배 대표님이 알면...”

엄명월의 얼굴에 싸늘한 웃음이 번졌다.

좋은 장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