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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

차 안에서.

배현수는 뒷좌석에 앉아 멀리 스위스에 있는 셀리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스위스는 오후이다.

셀리나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배 대표님?”

“조유진 유산 사실을 왜 말하지 않았어?”

배현수의 목소리는 바깥의 눈바람보다 더 매서웠다.

당황한 셀리나는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배 대표님, 죄송합니다... 사모님이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아이가 없어졌으니 말해봤자 한 사람만 더 괴로울 뿐이라고요. 귀국하면 화해할 줄 알고 차마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전화기 너머 배현수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희로애락을 도저히 종잡을 수 없었다. 셀리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배 대표님?”

“유진이가... 왜 유산한 거예요?”

전화기 너머로 이미 물은 이상 셀리나도 더 이상 숨길 수 없어 사실대로 말했다.

“대표님이 그날 아침 스위스를 떠나자마자 사모님에게 하혈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운전해서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의사 말로는 사모님의 몸이 좋지 않아 유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집에 가서 몸조심하라고 했습니다. 돌아가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요. 지나치게 걱정하면 안 된다고요. 그런데... 그런데 나중에 대표님이 다른 사람과의 약혼 소식을 보고 감정이 복받쳐서 수십 통의 전화를 걸었지만 대표님이 받지 않았어요. 홧김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던지고 주신 블랙 카드도 잘라버렸어요. 원래부터 태아가 불안정했는데 감정이 동요하면서 아이가... 그냥...”

휴대전화를 쥐고 있는 배현수는 심장이 욱신욱신했다.

목젖이 격렬하게 굴렀고 한참 동안 응답이 없었다.

무뚝뚝하고 아무런 반응 없이 셀리나의 말을 계속 들었다.

“병원에 갔을 때는 바지에 피가 흥건했어요.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제가 계속 옆에 있었는데 무서워하더라고요. 대표님께 계속 전화하라고 했어요. 제가... 서 비서님께도 전화를 여러 번 드렸는데 계속 전원이 꺼져있었어요.”

셀리나는 상세히 말했다.

배현수는 조유진의 바지가 피범벅이 된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였다...

깊이 생각할 엄두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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