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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그럴 가능성도 있지. 하지만 그중에는 우리가 찾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거야. 만약 애초에 유괴되어 복지 시설에 입양되었다면 나는 분명 빨리 찾을 수 있었을 거야. 그런데 충남 조씨 집안의 딸이 될 줄은 몰랐어.”

“아빠, 조범과 인맥이 있어요?”

엄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범과 안정희, 두 사람 모두 접해 본 적이 없어. 성행 그룹은 성남에서 유명해지고 나서 최근에야 대제주시에서 사업을 벌이기 시작했어. 비즈니스에서는 성행 그룹과 대제주시 충남 조씨 집안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 사실 나도 궁금하고 이해가 안 돼. 그래도 인신매매범에게 팔려가지 않아 다행이야. 그러니까 지금 이 아빠와 만날 수도 있잖아.”

조유진은 엄준의 팔짱을 낀 채 눈시울을 붉혔다.

“아빠, 그때 유괴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어쩌면 엄마도 계속 살아있었을 수 있었는데.”

엄준은 그녀의 손을 툭툭 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배현수를 못 만날 수도 있었겠네.”

그렇다. 만약 유괴되지 않고 충남의 조씨 집안 딸이 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배현수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배현수와 얽히고설킨 일이 이렇게 많지도 않을 것이다.

선유는 더더욱 없다.

운명은 모든 사람을 연루시키며 삶을 이어나가게 했다. 그들을 떠돌게 하다가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했다.

거대한 운명의 룰렛 앞에서 모든 사람은 아무런 힘이 없다.

대부분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고 생각 그대로 말하지 않는다.

이때 엄준이 물었다.

“배현수를 만난 것을 후회해?”

조유진의 표정이 얼떨떨해졌다.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고 대신 한마디 물었다.

“참, 아버지. 오늘 집에 와서 무슨 말 하지 않았어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나와 같이 바둑 한판 뒀어. 오늘 지면 앞으로 엄씨 사택에 오지 말라고 했어. 너는 성행 그룹의 후계자이기에 너와 결혼할 마음은 일찌감치 버리라고 했어.”

엄준은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 말을 그대로 믿은 조유진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럼, 누가 이겼어요?”

엄준은 장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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