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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아이가 없어졌다.

이 한마디는 마치 평지를 내리친 천둥 같았다.

그녀를 껴안고 있는 배현수의 팔이 눈에 띄게 굳었다.

안경 렌즈 뒤의 눈동자도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처음에 그는 믿지 않았다.

조유진을 쳐다보며 장난이라고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니다.

조유진의 눈빛은 아주 잔잔했다. 배현수가 얼어붙은 틈을 타 그의 품을 빠져나왔다.

바닥에 놓인 하이힐을 다시 신고 일어서려 했다.

이때 뒤에 있던 배현수가 팔목을 움켜쥐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성행 그룹에서 일하고 싶은 것은 알아. 하지만 그런 일로 날 속이지 마.”

조유진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코만 살짝 훌쩍이더니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내가 현수 씨를 속이고 있는 거예요, 아니면 현수 씨가 자신을 속이고 있는 거예요? 배 대표님, 잘 아시잖아요. 배 대표님, 잘 못 들었었으면 다시 한번 말씀드릴게요. 아이는 없어요. 4주 차에 핏덩이로 변해 없어졌어요.”

말투는 가볍고 은은했지만 무거운 한 글자 한 글자는 날카롭고 무거운 도끼처럼 그의 몸에 박혔다.

심장을 찢고 폐를 찢는 날카로운 통증과 둔탁하지만 큰 통증이 가슴을 찢었다.

배현수는 그녀 손목을 잡고 가볍게 떨었다.

온몸이 그대로 얼어붙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사지가 점점 마비되어 힘을 잃었다.

조유진은 그의 손을 살짝 뿌리쳤다.

“배 대표님, SY그룹과 성행 그룹의 협력은 주로 엄 팀장님이 담당합니다. 업무적인 일이 있으면 다음에 저희 엄 팀장님을 찾으시면 됩니다.”

가장 예의를 차린 말을 내뱉은 조유진은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방을 나갔다.

‘철컥’하는 문소리와 함께 하이실 소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갔다.

배현수는 온몸에 힘이 거의 빠졌다.

아이가 없어졌다.

이 한마디는 머릿속에서 폭발한 듯 그를 완전히 산산조각냈다.

침대에 주저앉은 배현수는 심장이 아파 오랫동안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안경 렌즈에 안개가 끼어 눈앞이 흐려졌다.

...

조유진이 엄씨 사택으로 돌아왔을 때는 밤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거실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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