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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엄명월 코웃음을 쳤다.

“비서 하나 누가 아까워해요? 본인이 뭐...”

장난기 가득한 조유진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머리도 좋고 일도 시원시원하고 눈치도 잘 보는 전임 비서가 생각났다.

그런데... 갑자기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떠난 그달의 월급도 아직 그에게 정산되지 않았다.

이 자식, 어느 회사의 높은 연봉에 홀려 도망갔는지도 모른다. 만약 눈에 띄기라도 한다면 바로 가서 귀를 비틀어 버릴 것이다.

엄명월은 일을 제쳐두고 도망가 본인이 뒤치다꺼리해야 하는 부하 직원을 가장 싫어한다.

엄명월이 넋을 잃은 모습에 조유진이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엄 팀장님? 1000억 원, 제 월급 카드에 송금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엄명월은 바로 정신을 차렸다.

“저기요! 현금 1000억 원이 어디 있어요? SY그룹과 거래하는 자금이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미친! 이 프로젝트 진행해도 연말 배당금이 1000억 원이 안 돼요! 그런데 내가 왜 1000 억 원을 줘야 하는데요?”

조유진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한마디 했다.

“엄 팀장님, 말에 책임을 지셔야죠. 비서와의 약속도 번복하는데 앞으로 성행 그룹에서 어떻게 발을 붙이시겠습니까?”

엄명월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나에게 1000억의 현금이 어디 있겠어요? 가서 엄 어르신에게 달라고 하세요! 이 돈은 회사 재무팀에 들어간 것이지 나 엄명월 주머니에 들어간 것이 아니에요! 미친... 엄환희 씨, 당장 돌아와요!”

조유진을 호구로 알고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후 비즈니스 협상테이블에서 조유진과 짜고 SY그룹에 바가지를 씌움으로써 2000억이 넘는 마진을 보게 되었다. 기쁨에 겨운 나머지 조유진에게 절반의 금액을 주겠다고 약속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마진 2000억이 엄명월의 개인 계좌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설마 사비를 털어 비서에게 상이라도 줘야 한단 말인가?

엄명월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성행 집단 전체의 실질적 지배자이자 수혜자는 엄준이다. 엄준의 유일한 후계자는 엄환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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