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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문을 밀고 회의실로 들어가니 고객사는 이미 도착했다.

고개를 든 조유진은 순간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배현수가 그곳에 서 있었다. 안경 렌즈 뒤의 눈동자는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

엄명월이 먼저 인사했다. 환하게 웃는 모습은 마치 재물신을 모시는 듯했다.

“배 대표님, 또 뵙네요. 어젯밤 성남에 왔는데 신라호텔에서 잘 지냈습니까?”

배현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나쁘지 않았어요.”

잠시 후, 몇몇 회사 직원이 회의실에 들어왔다. 법무팀 직원도 있었고 에너지 부서 팀원들도 있었다.

회의실에 있는 긴 테이블에 갑을 십여 명이 마주 본 채 앉았다.

이때 엄명월이 물었다.

“배 대표님, 뭐 드시겠습니까?”

“아무거나 상관없어요.”

사실 회의실 테이블에는 생수가 많이 준비되어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접대 자리에서는 일반적으로 차와 커피와 같은 음료도 준비된다.

조유진은 엄명월의 오른쪽에 앉았다.

엄명월이 불쑥 다가와 한마디 했다.

“배 대표님이 뭘 좋아하는지 아니까 탕비실에 가서 준비하세요.”

조유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엄명월은 어리숙한 척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그렇게 쳐다봐요? 상사의 말을 어기는 거예요? 빨리 가보세요.”

조유진은 엄명월이 일부러 이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겉으로 최대한 예의를 지키며 말했다.

“바로 가서 음료수 준비해 오겠습니다.”

일어나서 회의실 입구를 향해 걸어가는 동안 배현수의 눈빛은 그녀에게로 떨어지지 않았다.

조유진은 옅은 색의 정장 차림이었다. 긴 다리, 균형 잡힌 몸매, 흰 피부, 정말 아름다운 각선미를 뽐냈다. 하지만 발에는 누드 색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임신한 사람이 이렇게 가는 굽을 신었다가 삐끗하기라도 하면...

남자는 양미간을 찌푸렸다.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잠시만요.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엄명월은 조용히 혼자 입꼬리를 올렸다.

“네, 화장실은 나가서 오른쪽에 있습니다. 탕비실을 지나서 좀 더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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