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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배현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다가 갑자기 물었다.

“어떤 선물을 가지고 가야 할 것 같아?”

“대표님의 신분과 집안으로 좋은 술과 담배 몇 갑을 들고 가는 것은 엄씨 집안을 얕잡아 보는 것과 같아요. 게다가 그렇게 큰 성행 그룹에게 뭐가 필요하겠습니까? 귀한 물건은 아무것이나 상관없어요. 중요한 것은 배 대표님이 자세를 낮출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에 달려 있어요.”

배현수가 손을 쓰기로 마음먹은 이상 절대 평범한 물건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뭘 선물하면 좋을까?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이런 작은 선물들은 엄준의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감동은 더더욱 없다.

서정호는 헛기침한 뒤 한마디 덧붙였다.

“배 대표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결혼할 사람은 조유진 씨가 아니라 성행 그룹의 유일한 상속녀 엄환희 씨예요. 현실적으로 친딸을 데려오는 것만큼 간단하지 않아요. 엄 어르신의 딸과 결혼한다는 소문이 퍼지면 이 업계가 깜짝 놀랄 겁니다. 성행 그룹 임직원들도 걱정할 게 한두 개가 아닐 거예요. 비즈니스 결혼은 회사 발전에 유리하지만 이 비즈니스 결혼은... 너무 많은 사업이 연루되어 있어요. 어느 한쪽의 이익을 침해한다면 부부관계를 떠나서 각자 왕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서정호가 말한 이것들을 성남에 오기 전에 배현수도 당연히 고민했다.

그가 고려했던 일은 엄준도 분명 생각했을 것이다.

엄준이 조유진을 주려 하지 않는 것은 분명 회사의 권력을 물려주려는 것이 분명했다.

조유진이 성행 그룹을 물려받아 진정한 권력자로 되게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시집가서 대제주시로 돌아간다면 성행 그룹 입장에서는 진정한 후계자를 잃은 것이니 그리 좋은 일이 아니다.

배현수는 시선을 아래로 내려 흰 손의 네 번째 손가락에 있는 백금 반지를 바라봤다.

그에게 조유진은 그저 유진이일 뿐이다.

그는 7년 전처럼 조유진을 곁에 두고 싶어 했다. 정말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조유진에게 엄준의 딸인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엄준은 하나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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