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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영상 너머로 작은 얼굴이 갑자기 다가왔다.

“아빠! 아직 안 잤어요?

선유가 눈을 부릅뜨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작은 얼굴은 당장이라도 카메라가 붙을 것 같았다.

웬일인지 두근거리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가슴에는 가볍지만 무시할 수 없는 상실감이 점차 퍼져나갔다.

이런 느낌은 너무 모순적이었다.

한숨을 푹 내쉰 후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그렇게 가까이서 휴대전화 보지 마, 눈 나빠져. 뒤로 좀 가.”

“네.”

녀석은 머리를 뒤로 움직였다.

영상 속 사람 얼굴이 정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배현수가 물었다.

“왜 엄마 핸드폰을 들고 있어?”

“엄마는 옆방에서 자요. 그래서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고 있었어요.”

배현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게임 좀 그만하고 영어 단어나 외워.”

“네. 내일 외울게요.”

녀석의 시큰둥한 모습에 배현수는 한숨을 내쉬더니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왜 갑자기 페이스 톡이야? 아빠에게 무슨 할 말이 있어?”

선유는 입술을 삐죽거리더니 솔직히 말했다.

“잘못 눌렀어요.”

사실 게임에서 계속 실패하다 보니 여러 번 하기 위해서는 해당 게임을 공유해야 다시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공유하다가 실수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배현수는 넋을 잃고 웃었다.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자.”

“페이스 톡하는 김에 얘기 좀 더 해요. 아빠, 나에게 할 말 없어요?”

“공부 열심히 해.”

또 이 말이다.

선유는 작은 손으로 이마를 짚더니 머리를 긁적이면서 얼굴을 찡그렸다.

“아빠! 아빠 정말 계속 이럴 거예요?”

배현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빨리 자, 어린이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키가 커.”

하지만 그 말을 들을 선유가 아니었다.

“아빠와 엄마가 그렇게 큰데 내가 난쟁이일 리가 없잖아요! 매일 어린이를 속이기만 하고! 나도 바보는 아니라고요!”

“휴대전화를 많이 보면 눈이 나빠지는 것은 사실이잖아? 으이고, 꾀돌이 같은 녀석.”

“네, 꾀돌이는 이만 잘게요!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

“그래, 잘 자.”

녀석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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