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수는 의외로 화를 내지 않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나 배현수가 썼던 물건은 낡아빠졌더라도 다른 사람이 가져가는 거 용납 못 해.”“쯧, 배 대표도 마음이 진짜 넓네! 조유진이 그렇게 배신했는데도...”배현수의 눈가에 살기가 가득했지만 내뱉은 말은 예의 있는 척 포장했다.“조유진이 유씨 집안의 사람이 되면 내가 어떻게 마음대로 괴롭힐 수 있겠어?”“하하하... 배 대표가 그렇게 말했으니 나도 돌려 말하지 않을게. 얼마 전에 SY그룹에서 대 제주시 남부의 황무지를 사서 고급 주택을 지으려고 한다고 들었어. 대 제주시 남부는 지금 정부의 도움을 받고 있어 만약 잘 개척하면 돈이 될 것 같은데, 우리 유씨 가문에서는 서주시를 꽉 잡고 있지만 그래도 서주시는 대 제주시에서 작은 구역밖에 차지하지 않잖아. 우리 유씨 가문도 대 제주시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싶거든. 그래서 말인데, 배 대표 혹시 남부 쪽 땅을 착한 가격에 나한테 팔 생각 없어?”사실 유승태는 그 땅을 그냥 줄 수는 없냐고 묻고 싶었다.하지만 생각해 보니 SY 그룹에서 대 제주시 남쪽 땅을 경매에서 6천억 원에 산 것인데 조유진 그여자는... 절대 6천억 원의 가치가 되지 않는다!베현수가 바보도 아니고!“그럼 반값에, 유 대표 혹시...”배현수는 말을 채 다 하지 못했다.유승태는 큰 거래를 성사한 것처럼 즉시 동의했다.“그럼 그렇게 하지! 좋아!”3천억 원에 남부 땅을 차지하게 되면 업계의 모든 경쟁자들이 부러워할 것이다!무려 3천억 원이다.조유진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녀는 남이 가지고 놀다 버린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에 유승태는 그런 여자를 다시 찾기란 아주 쉬울 것이다!배현수 이 사람... 돈이 너무 많다고 막 나오는 거 아니야!...조유진은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그 한정판 검은색 마이바흐를 봤다.서정호는 차 밖에 서서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 주었다.“조유진 씨, 타시죠.”조유진은 영문도 모른 채 차에 올라탔다.차 안의 담배 냄새는 채 빠지지 않아서 그녀는 바
동영상의 장면들을 보고 조유진은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졌다.조유진의 머릿속은 “펑”하고 폭탄이 터지는 것 같았다!그녀는 손을 뻗어 휴대전화를 빼앗으려고 했다!배현수는 키도 크고 팔도 길어서 휴대전화를 높이 올리자 조유진은 그의 품에 뛰어들게 되었다.??배현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경멸스럽고도 장난스럽게 말했다.“이래도 사고라고 할 수 있어?”“...”조유진은 얼굴이 빨갛다 못해 피가 흐를 것 같았다!“저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배현수는 그녀의 말을 끊고 똑바로 앉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일부러 그랬든 꼬시려고 작정했든, 이 모든 건 다 나한테 들러붙자고 계획한 거 아니야?”“...”“그때처럼 말이야.”배현수는 멈칫하더니 옛이야기를 꺼냈다.6년 전 조유진은 기숙사의 룸메이트와 내기했는데, 그녀가 배현수와 키스를 한다면 룸메이트가 한 달 동안 그녀에게 밥을 사주기로 한 것이었다.서주시 조씨 가문 아가씨가 어떻게 한 달 밥값 때문에 이렇게 시답잖은 내기를 하겠는가?조범은 그녀를 키우면서 돈을 쓰는 데 아까워하지 않았다.그녀를 배양해서 이용하기 위해 확실히 돈을 아끼지 않았다.조유진이 대 제주 대학교에 진학하고 조범은 매달 그녀에게 40만 원의 생활비를 주기로 했었는데, 서주시의 시장인 조범은 직접 조유진에게 돈을 보내는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래서 그는 돈을 보내는 일을 정설혜에게 맡겼었다.하지만 조유진의 새어머니 정설혜는 그녀의 생활비에서 계속 조금씩 떼서 자기가 가지고, 가끔은 두 달이 지나도 조유진에게 돈을 보내지 않기도 했었다. 그래서 물어보면 까먹었다고 말했었다.조유진은 정설혜가 조범이 그녀를 너무 훌륭하게 배양하게 되면 자신의 못난이 아들이 뒷전이 될까 봐 걱정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설혜는 조유진이 대단한 집안에 시집 가게 되면 그들 모자에게 복수할까 봐 두려워했다.그래서 조유진이 가난한 배현수와 연애했을 때 조범은 분노했지만 정설혜는... 아마도 진심으로 기뻐했을 것이다.그때 조유진
그런데 배현수의 말은 무슨 뜻일까?배현수의 곁에 있기에는 조유진은 그의 약혼녀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다.그러면 혹시...조유진은 안색이 갑자기 창백해지더니 스스로를 비웃으며 말했다.“혹시 대표님은 제가 대표님의 연인이 되길 원하시나요?”“아니면? 6년 전처럼 여자친구가 되려고? 조유진, 네가 어울린다고 생각해?”조유진은 가슴이 아팠다.그녀는 침을 삼키고 물었다.“제가 유승태의 약혼녀도 하기 싫고, 대표님 연인도 하기 싫다면요?”배현수는 시선을 돌렸다. 그 깊은 눈동자에는 미소가 살짝 깃들어 있었지만, 그는 마치 그녀에게 복수를 하려는 짐승이 송곳니를 드러내듯이 말했다.“그럼 돈을 내놔. 3천억. 조유진, 너 갚을 수 있겠어?”“...”조유진은 유승태가 그녀를 놓아주길 원했으니 배현수가 무조건 거액을 썼을 거란 것을 알고 있다.그러나 그녀는 이렇게 큰돈일 줄은 몰랐다.조유진은 스스로를 비웃듯이 말했다.“제가 그렇게 비싼 사람이군요.”3천억 원이면 그녀는 절대 갚을 수가 없다.“내가 3천억을 써서 너를 유승태한테서 구해줬다고 생각하지 마. 너를 내 곁에 두는 이유는 조범을 상대하기 위해서야. 조범은 수년간 서주시 시장 자리에 있었으니 넌 조범이 만났던 사람들, 손잡았던 파트너들을 많이 알고 있지?”배현수가 교도소에 들어갈 때 조범은 조유진을 총받이로 사용했다.조범은 배후에서 선동하던 장본인이었고, 조유진은 배현수의 심장을 겨누는 총구였다.아무도 도망칠 수 없다.“조범이 아무리 짐승만도 못한 사람일지라도 저의 아버지인데, 배 대표님은 왜 제가 대표님을 도와서 저의 아버지를 상대할 거라 생각하신 거죠?”배현수는 마치 장난 같은 말을 들은 듯한 반응이었다.“너는 지금 내가 돈 주고 산 사람이야. 너한테 선택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제가 만약 배 대표님을 도와 조범을 망쳐 놓으면 6년 전의 원한을 털어버릴 수 있겠어요?”조유진은 오직 빨리 자신의 죄책감을 덜어버리고 어머니와 선유를 데리고 이 모든 것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었
“몸을 판다”는 단어는 듣기 거북했다.조유진의 얼굴은 창백해졌다.차 안의 분위기는 확 싸늘해졌다.강이찬의 분위기를 풀려고 애를 썼다.“그럼 다음에 보자! 네가 시간 될 때.”하지만 그가 아무리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해도 조유진과 배현수 사이에는 마치 더 가까워지지도 더 멀어지지도 않는 일정한 거리가 생긴 것 같았다.조유진의 휴대전화가 울렸고 발신인은 남초윤이었다.전화를 받자 남초윤이 말했다.“선유 괜찮아졌어. 우린 이미 대제주시로 돌아왔어. 넌 왔어? 유승태가 너한테 무슨 짓 한 건 아니지?”어제 하루 사이에 너무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조유진은 한두 마디로 다 설명할 수 없었다.“돌아가서 얘기할게.”이때 전화기를 통해서 선유의 귀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너무 보고 싶어요! 빨리 와서 나랑 놀아요!”선유의 말에 조유진은 깜짝 놀라 옆에 있는 배현수가 들을까 봐 두려워 재빨리 손으로 휴대전화의 스피커를 가렸다. 다행히 이 휴대전화는 사용한 지 오래되어서 많이 낡은 상태라 스피커를 켜지 않으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배현수는 아마 아무것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조유진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그래, 알았어. 나도 보고 싶어.”전화를 끊은 후 조유진은 휴대전화를 쳐다보며 마음이 놓여 미소를 지었다.다행히 그녀에게는 아직 선유가 있다.조유진은 머리를 들자마자 배현수의 차가운 눈동자를 마주하게 되었다.배현수의 눈빛은 아주 날카로웠다.조유진은 마음에 찔려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배현수는 오만하게 시선을 돌리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잊지 마. 넌 지금 내 사람이야. 정당하지 않은 관계는 빨리 끊어버려.”정당하지 않은 관계?조유진은 몇 초간 멈칫했다가 정신을 차렸다. 배현수는 조금 전 그녀와 통화를 한 사람이 신준우라고 생각한 것이다.조유진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배 대표님과 저도 정당한 관계 같지는 않은데, 그럼 끊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배현수는 입술을 앙다물고 미간을 찌푸렸다.조유진은 드디어 배
고귀한 분위기에 우아한 신사의 풍격도 느껴졌다.하지만 조유진은 배현수가 “우아한 신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반대로 배현수는 뼛속까지 야만적이고, 집착이 심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이 날카롭고 결단력 있으며 강력하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걸 가차 없이 빼앗는 사람이다.조유진은 배현수가 오늘날의 성취를 이룬 것에 전혀 놀라지 않는다.배현수는 야망이 크고 이 피가 난무하는 비즈니스계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야옹~”몸집이 크고 통통한 주황색 고양이 한 마리가 높은 책장에서 뛰어내려 조유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그녀는 주황색 고양이가 낯이 익다는 것을 깨달았다,“예삐야?”조유진이 몸을 웅크리고 앉자 예삐는 그녀의 품으로 뛰어들었다.“6년 동안 못 봤는데 너 정말 많이 컸구나! 예전에는 날씬했는데 왜 이렇게 뚱뚱해졌어?”역시 부자 손에서 자란 덕분에 마른 주황색 고양이였던 예삐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아우를 풍겼다.이 엄청난 풍요로움은 사람뿐만 아니라 고양이도 고급스럽게 만들었다.이 주황색 고양이는 6 년 전 조유진이 공원에서 주운 고양이인데, 그때는 아주 작았고 주인에게 버림받아 조유진은 그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견딜 수 없어 배현수와 함께 이 새끼 고양이를 데려갔었다.조유진과 배현수는 둘 다 고양이가 너무 이쁘게 생겼다고 생각해서 이름을 예삐라고 지었다.배현수가 계약서에 사인하고 서재에서 내려왔을 때 조유진은 고양이와 장난치고 있었다.조유진과 예삐는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6년 전처럼 여전히 친한 사이였다.잠시 동안 배현수는 마치 6년 동안 함께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조유진은 아쉬운 듯 말했다.“아직 기르고 있을 줄 몰랐어요. 난 대표님이... 예삐를 다른 사람한테 보냈을 줄 알았어요.”“육지율이 나 대신 3 년 동안 데리고 있었고, 내가 밖에 나와서 예삐를 집으로 데려왔어. 처음엔 예삐가 나를 낯설어해서 내가 많이 긁혔어. 그래서 다른 사람한테 보낼까 생각도 했는데 너무 못생겨서 가지겠다는
누가 나이트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걸 원할까?다 돈이 필요한 탓이다.조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대표님 잊으셨어요? 대표님 때문에 저는 직장을 잃었어요. 지금 업계의 어떤 회사도 감히 저를 원하지 않아요. 저는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하고, 아르바이트조차 할 수 없다면 내일 당장 굶어 죽을 거예요.”배현수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빛은 당황한 듯했다.한 달 전, 그는 방송국에 조유진을 해고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러면 그녀가 강이찬을 통해서라도 자신에게 와서 애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유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조용히 방송국을 떠난 다음 다른 일자리를 찾으러 갔고, 사방에서 거절당해도 그에게 애원하지 않았다.“조유진, 나한테 애원하는 게 그렇게 힘들어?”“대표님한테 애원하는 게 도움이 될까요? 제가 대표님한테 저를 용서해 달라고 빌면 대표님이 저를 바로 용서할까요? 하지만 저는 이 모든 걸 당할 만하고 받아들일 거예요. 다만 대표님께 제 마지막 희망을 끊지 말아 달라고 간청할 뿐입니다.”선유가 없었다면 아마도... 그녀는 이 재미없고 고통스러운 삶을 끝내고 싶었을 것이다.지금은 선유의 수술비가 충분하지 않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할 수 없다.배현수는 한참 말이 없자 조유진은 배현수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배현수가 갑자기 말했다.“내일 이력서를 가지고 SY 부동산 영업팀에 가서 등록해.”조유진은 배현수가 자신에게 일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어서 그 말을 듣고 얼어붙었다 무려 SY 부동산이다.마침내 그녀의 눈가에 미소가 번졌다.“감사합니다, 대표님.”배현수는 멈칫했다.조유진은 신준우를 보면서 다정하게 미소 지으면서 배현수에게는 늘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두 사람이 다시 만나고 난 후 그녀가 그에게 미소를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배현수가 그녀에게 일자리를 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진실된 미소를 짓는다고?“너무 일찍 기뻐하지 마. 넌 분양사무실에 가서 집을 팔아야 해.
남초윤 무슨 말을 하는 거야!“배현수와 난 평범한 이별을 한 게 아니잖아. 난 배현수가 가해자라고 직접 증언했고 내가 그 사람을 3 년 동안 감옥에 보낸 사람이었어. 그리고... 그 사람은 감옥 안에서 다른 사람한테 심장을 찔려 거의 죽을 뻔했어. 배씨 부인은 누구라도 될 수 있지만, 오직 나만은 이번 생에서 글렀어.”조유진은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고 눈가에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느껴졌다.남초윤은 증오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6년 전의 일이 없었더라면 너와 배현수는 아마 이미 아이를 여러 명 낳았을 거야! 다 그 늙은 괴물 조범 때문이잖아, 왜 이렇게 잔인한 거야! 그나저나 선유가 도움이 필요할 때 왜 나한테 돈 빌리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어? 그래도 난 선유의 대모니까 내가 돈을 내야지!”“너도 지출이 꽤 많은데, 나한테 돈 빌려주면 너 가방 살 돈은 있니?”“곧 월급 나올 거야! 게다가 내가 가방을 자주 사는 것도 아니잖아. 선유가 수술하는 건 큰일이라고.”조유진은 남초윤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배현수가 이미 SY에서 일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고, 부동산을 팔면 기본 월급에 보너스도 붙을 거야. 내가 잘하면 곧 충분한 돈을 벌 수 있을 거야. 네 돈은 너 비상시를 대비해 적금 들어놔. 그리고 이번에 네가 도와준다고 해도 다음에는 도와주기 힘들 거야. 내가 예전에 너한테 빌린 돈도 적지 않았잖아? 만약 나한테 선유를 부양할 능력도 없다면 내가 왜 애를 배현수한테 보내지 않겠어?”“선유가 어떻게 너를 떠날 수 있겠어? 어휴... 근데 너네 둘은 정말, 넌 배현수의 애를 키우고 있고, 배현수는 아직도 네 고양이를 키우고 있잖아. 도대체 둘이 무슨 생각이야?”“배현수가 예삐를 다른 사람한테 보내려고 했는데 너무 못생겨서 누구도 원하지 않았대.”남초윤은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이봐요 아가씨, 넌 그런 헛소리를 믿어?! 그건 배현수가 키운 고양이라고, 아무리 못생겨도 가지려는 사람이 있을 거야!”“... 아마도 예삐를 버릴 수 없기
“내일이요?”조유진은 내일 SY 부동산에 가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당황스러웠다.“네, 혹시 유진 씨... 와서 배웅해 주실 수 있나요? 전 대제주시에 친구가 많지 않은데, 유진 씨는 몇 안 되는 친한 친구 중 한 명이예요.”신준우의 말투에는 간곡함이 묻어났다.어쨌든 신준우는 자신과 선유의 은인이었고, 지난 3년 동안 선유가 열이 나거나 감기에 걸릴 때마다 신준우가 도와줬었다. 조유진은 이를 악물고 동의했다.“알았어요. 내일 갈게요. 몇 시 비행기예요?”“아침 10시요.”그러면 그녀는 조금 늦게 SY 부동산에 등록하러 가야 한다.전화를 끊은 후 남초윤은 의심했다.“신 선생님은 왜 갑자기 다른 병원으로 전출된 거지?”“나도 잘 모르겠어. 두 병원에서 서로 협상한 거 아닐까?”“그럴 리가. 어느 병원에서 젊고 실력 좋은 의사를 다른 곳으로 보내겠어. 너무 이상해... 신 선생님 혹시 누구 기분을 상하게 한 건 아니겠지?”S시도 대도시이지만 그 병원은 대제주시 제일 병원보다 훨씬 못하다.조유진은 갑자기 나쁜 예감이 들었지만 재빨리 그 생각을 떨쳐 버렸다.“신 선생님은 평소에도 부드럽고 착하셔서 누구에게도 기분을 상하게 할 분이 아니야.”...하얀 승합차 안.송인아가 행사장으로 가는 길에 휴대전화에 은행 메시지가 떴다.[안녕하세요 존경하는 고객님, 14:23에 끝 번호 6798의 은행 카드에 200,000,000원이 입금되었습니다.]2억 원?조유진이 돈을 돌려준 걸까?송인아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이 여자가 무슨 정말 수로 은행 카드 번호를 알아낸 거야!옆에 있던 매니저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물었다.“인아야, 왜 그래?”“언니, 내가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던 조유진에 대해 알아봤어? 그 여자 출신이 정확히 어떻게 돼?”“알아봤지만 너 공연해야 하는데 기분에 영향을 줄까 봐 말하지 않았어.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 얘기하는 게 어때?” 송인아는 성격이 급한 사람인데 어떻게 기다릴 수 있을까.“지금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