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초윤 무슨 말을 하는 거야!“배현수와 난 평범한 이별을 한 게 아니잖아. 난 배현수가 가해자라고 직접 증언했고 내가 그 사람을 3 년 동안 감옥에 보낸 사람이었어. 그리고... 그 사람은 감옥 안에서 다른 사람한테 심장을 찔려 거의 죽을 뻔했어. 배씨 부인은 누구라도 될 수 있지만, 오직 나만은 이번 생에서 글렀어.”조유진은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고 눈가에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느껴졌다.남초윤은 증오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6년 전의 일이 없었더라면 너와 배현수는 아마 이미 아이를 여러 명 낳았을 거야! 다 그 늙은 괴물 조범 때문이잖아, 왜 이렇게 잔인한 거야! 그나저나 선유가 도움이 필요할 때 왜 나한테 돈 빌리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어? 그래도 난 선유의 대모니까 내가 돈을 내야지!”“너도 지출이 꽤 많은데, 나한테 돈 빌려주면 너 가방 살 돈은 있니?”“곧 월급 나올 거야! 게다가 내가 가방을 자주 사는 것도 아니잖아. 선유가 수술하는 건 큰일이라고.”조유진은 남초윤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배현수가 이미 SY에서 일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고, 부동산을 팔면 기본 월급에 보너스도 붙을 거야. 내가 잘하면 곧 충분한 돈을 벌 수 있을 거야. 네 돈은 너 비상시를 대비해 적금 들어놔. 그리고 이번에 네가 도와준다고 해도 다음에는 도와주기 힘들 거야. 내가 예전에 너한테 빌린 돈도 적지 않았잖아? 만약 나한테 선유를 부양할 능력도 없다면 내가 왜 애를 배현수한테 보내지 않겠어?”“선유가 어떻게 너를 떠날 수 있겠어? 어휴... 근데 너네 둘은 정말, 넌 배현수의 애를 키우고 있고, 배현수는 아직도 네 고양이를 키우고 있잖아. 도대체 둘이 무슨 생각이야?”“배현수가 예삐를 다른 사람한테 보내려고 했는데 너무 못생겨서 누구도 원하지 않았대.”남초윤은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이봐요 아가씨, 넌 그런 헛소리를 믿어?! 그건 배현수가 키운 고양이라고, 아무리 못생겨도 가지려는 사람이 있을 거야!”“... 아마도 예삐를 버릴 수 없기
“내일이요?”조유진은 내일 SY 부동산에 가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당황스러웠다.“네, 혹시 유진 씨... 와서 배웅해 주실 수 있나요? 전 대제주시에 친구가 많지 않은데, 유진 씨는 몇 안 되는 친한 친구 중 한 명이예요.”신준우의 말투에는 간곡함이 묻어났다.어쨌든 신준우는 자신과 선유의 은인이었고, 지난 3년 동안 선유가 열이 나거나 감기에 걸릴 때마다 신준우가 도와줬었다. 조유진은 이를 악물고 동의했다.“알았어요. 내일 갈게요. 몇 시 비행기예요?”“아침 10시요.”그러면 그녀는 조금 늦게 SY 부동산에 등록하러 가야 한다.전화를 끊은 후 남초윤은 의심했다.“신 선생님은 왜 갑자기 다른 병원으로 전출된 거지?”“나도 잘 모르겠어. 두 병원에서 서로 협상한 거 아닐까?”“그럴 리가. 어느 병원에서 젊고 실력 좋은 의사를 다른 곳으로 보내겠어. 너무 이상해... 신 선생님 혹시 누구 기분을 상하게 한 건 아니겠지?”S시도 대도시이지만 그 병원은 대제주시 제일 병원보다 훨씬 못하다.조유진은 갑자기 나쁜 예감이 들었지만 재빨리 그 생각을 떨쳐 버렸다.“신 선생님은 평소에도 부드럽고 착하셔서 누구에게도 기분을 상하게 할 분이 아니야.”...하얀 승합차 안.송인아가 행사장으로 가는 길에 휴대전화에 은행 메시지가 떴다.[안녕하세요 존경하는 고객님, 14:23에 끝 번호 6798의 은행 카드에 200,000,000원이 입금되었습니다.]2억 원?조유진이 돈을 돌려준 걸까?송인아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이 여자가 무슨 정말 수로 은행 카드 번호를 알아낸 거야!옆에 있던 매니저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물었다.“인아야, 왜 그래?”“언니, 내가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던 조유진에 대해 알아봤어? 그 여자 출신이 정확히 어떻게 돼?”“알아봤지만 너 공연해야 하는데 기분에 영향을 줄까 봐 말하지 않았어.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 얘기하는 게 어때?” 송인아는 성격이 급한 사람인데 어떻게 기다릴 수 있을까.“지금 당
조유진은 종이봉투를 들고 재빨리 달려가 손에 든 것을 신준우에게 건넸다.“신 선생님, 제가 늦은 건 아니죠? 길 가실 때 드시라고 제가 만든 작은 비스킷을 준비했어요. 제가 값비싼 선물을 드릴 수 없으니 이건 작은 감사의 표시로 받아주세요.”신준우는 비스킷이 들어있는 봉지를 받아 들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유진 씨가 배웅하러 와줘서 너무 기뻐요. 유진 씨가 만든 비스킷은 정말 맛있을 것 같아요. 제가 언제 다시 대제주시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앞으로는 유진 씨가 만든 비스킷을 먹지 못할 것 같아 아쉬워요.”조유진은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말했다.“나중에 제가 만든 비스킷이 먹고 싶으면 전화하세요. 제가 만들어서 진공포장하고 택배로 보내드릴게요.”신준우는 감동한 나머지 손을 뻗어 조유진을 안았다.“유진 씨는 정말 착한 사람이에요.”조유진은 깜짝 놀라 서둘러 그를 밀어냈다.“신 선생님, 3년 동안 선유가 아플 때마다 도와주셨잖아요. 정말 감사해요. 앞으로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안전하게 가시길 바라고 거기서도 즐겁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유진 씨, 만약에, 만약에 말이에요. 제가 S시에 정착해서 유진 씨와 선유에게 집을 줄 수 있다면... 선유를 데리고 S시로 올 의향이 있어요?”대제주시를 떠나라고?조유진은 진심으로 어머니와 선유를 데리고 이곳을 떠나고 싶었지만, 이미 배현수에게 티켓을 압수당한 데다가 대제주시를 떠나는 배마저 잡혀 있는 상태였다.“신 선생님, 전 선생님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에게는 혼자 생활하기 힘드신 어머니가 계시고 제가 보살펴야 하는 6살짜리 딸도 있어요. 저는 신경 써야 할 가족이 많아요. 그래서 저는 선생님한테 안 어울려요.”“좋아하는데 어울리고 안 어울리는 게 어디 있어요. 제가 좋아하면 되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유진 씨는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가요?”조유진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제가 이런 상황인데, 제가 감히 어떻게 마음에 들지 않을 자격이 있겠어요.”조유진의 휴대전화
서정호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조유진 씨는... 아직 안 온 것 같습니다!”그렇게 말한 서정호는 조심스럽게 배현수의 표정을 살폈다.배현수의 얼굴은 차갑게 가라앉았다.“출근 첫날에 지각하다니, 누가 조유진에게 그런 특권을 준 거야?”“오늘 길이 막혀서 그런가 봐요!” 서정호는 조유진 대신 변명을 찾으려고 애를 썼다.배현수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대제주시의 지하철이 막힌다고?”“...”서정호는 배현수의 불만을 잠재우려 했다.“지금은 왔을지도 몰라요. 대표님, 제가 다시 영업부에 가볼까요?”갑자기 배현수의 휴대전화에 카카오톡 메시지가 몇 개 떴다.송인아가 보낸 것이었다.“대표님, 제가 방금 해성시에 공연하러 가려고 공항에 왔는데 우연히 조유진을 마주쳤어요. 그런데 왜 어떤 남자랑 껴안고 있는 거죠?”송인아는 여러 장의 사진을 보냈다.사진 속 조유진과 한 남성이 공항에서 작별 인사를 하는 듯 포옹하고 있었다.그리고 그 남자는 다름 아닌 신준우였다.배현수는 신준우가 오늘 S시 병원으로 부임하기 위해 떠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서정호는 배현수의 표정을 살폈다. 배현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표정은 점점 차가워졌다.“대표님?”배현수는 휴대전화를 옆으로 던졌고 그의 눈빛은 아주 차가웠다.“됐어. 영업팀에게 말해. 조유진이 앞으로 30분 안에 출근을 하지 않으면 입사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30분, 배현수가 가진 전부의 인내심이다.“알겠습니다. 지금 가서 말하겠습니다.”...조유진은 서둘러 SY 부동산 영업팀으로 향했고 너무 급하게 와서 숨을 헐떡였다.시간을 확인해 보니 10시 반이 채 지나지 않았다.오는 길에 차가 막히지 않아서 다행이었지, 아니면 11시까지 회사에 도착할 수 없었을 것이다.서정호는 영업팀 입구에 서서 이리저리 살피다가 드디어 조유진이 걸어오는 것을 발견했다.“조유진 씨, 드디어 오셨군요! 배 대표님이 화내실 뻔했어요!”“벌써 알고 계세요?”서정호는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진 팀장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조유진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해주었다.조유진은 겸허히 받아들였다.“다시는 안 그럴 거예요. 앞으로는 일찍 도착할게요.”진 팀장은 조유진을 살피더니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조유진 씨, 혹시 서 비서님의 친척인가요? 영업팀 일반 직원들 중에 서 비서님이 직접 추천해서 온 직원은 본 적이 없어요.”이건 무슨 뜻일까, 그녀와 서 비서의 사이가 얼마나 좋은지 캐묻는 건가?조유진은 당황한 척했다.“서 비서님과 저는 아는 사이인 건 맞지만 친척은 아니고 같은 학교 출신이에요!”조유진은 거짓말했다.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같은 학교 출신이라고.직장에서 발생하는 일은 모두 눈치 싸움이다. 배경이 없으면 동료와 상사들이 괴롭힐 것이고, 그렇다고 배경이 너무 강하면 뒤에서 험담할 것이다. 약간의 배경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가장 합리적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괴롭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소외시키지도 않을 것이다.“그렇군요. 나는 유진 씨가 1호 빌딩 대표님의 친척인 줄 알았어요. 조금 전까지 유진 씨에게 어떤 태도로 말해야 할지 몰랐어요.”“그룹의 임원들은 모두 1호 빌딩에 계신가요?”진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거의 그렇죠. 우리 같은 말단 직원들은 1호 빌딩과 접촉할 일이 많지 않아요. 저희 영업팀에서는 서 비서님 같은 분들을 6개월에도 한 번 만나지 못합니다. 배 대표님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조유진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배현수를 자주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은 꽤나 좋은 일이다.배현수를 볼 때마다 그녀는 손바닥에 식은땀이 흘렀고 극도의 압박감에 시달렸기 때문이다.“우리 영업팀은 분양사무실에 가서 고객을 접대해야 하고 관심 있는 고객이 있으면 일주일 연속 회사를 떠나 고객을 데리고 집을 보러 다녀야 해서 엄청 피곤해요. 유진 씨 보기에는 너무 말랐는데 이런 고생 할 수 있겠어요?”“네!”“에너지가 좋네요. 유지하세요.” ...조유진이 출근한 첫날, 선임은 그녀를 데리고 전체 업무 내
조유진은 진심 어린 태도로 말했다.“어르신, 55평짜리를 보셔도 됩니다. 55평짜리는 대저택이라 전용면적이 아주 넓습니다. 조금 전에 보신 90평짜리는 사실 대형 복층이라 층과 층 사이가 6미터나 됩니다. 2층으로 가시려면 계단을 오르셔야 하는데 어르신이 지팡이를 짚고 계시고 거동이 불편하시기 때문에 90평짜리는 어르신께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어르신은 조유진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는 눈빛으로 보았다.“젊은이가 이런 것까지 생각하고 아주 섬세하군.”조유진은 의젓하면서도 부드러운 미소로 말했다.“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다했을 뿐입니다. 어르신, 집을 마련하는 것은 큰일이잖습니까? 많이 둘러보셔야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그렇게 어르신은 몇 분을 더 둘러보았다.조유진은 어르신께 물 한 컵을 따라주었다.“어르신, 실례가 안 된다면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엄 씨일세. 젊은이는?”조유진은 자신의 명찰을 보여주면서 말했다.“저는 조유진이라고 합니다.”어르신은 그녀의 명찰을 보더니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조유진이라, 그러면 유진 씨, 계약서를 쓰도록 합시다.”조유진은 놀라면서 물었다.“어르신, 더 보지 않으셔도 되겠어요?”“안 봐도 돼. 55평짜리로 하지.”조유진은 몇초간 멈칫하더니 그에게 소개했다.“어르신, 5동, 6동 모두 55평인데 몇 동 몇 층을 선호하시나요?”“젊은이는 어떤 것이 좋을 것 같아?”어르신은 이미 조유진을 믿고 있는 듯 그녀의 의견을 물었다.“6동 13층이 좋을 것 같습니다. 6, 13이 모두 좋은 숫자이지 않습니까.”어르신은 의아한 듯 물었다.“왜 6동 6층은 아니고? 육이 좋은 숫자잖아?”“어르신께서 도덕경을 읽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으며 만물은 음을 등지고 양을 껴안아, 기를 격동시켜 화기를 이룬다고 하였습니다.”‘이 젊은이가 아주 흥미롭군.’어르신은 웃었다.“그러면 왜 3층은 추천 안 했지? 셋은
조유진이 배현수의 사무실에 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의 산성 아파트와는 다른 느낌이었다.심플하지만 고급스러운 모습이었다.뚫린 한쪽 벽면은 환하게 통유리로 만들어져 깔끔하고 채광도 좋았다.하지만... 이 남자의 안색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조유진은 에어컨 차가운 바람을 정통으로 맞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대표님, 저를 찾으셨습니까?”“오늘 왜 지각했어?”배현수는 가죽 소파에 앉아 있었고 조유진은 서 있었다.하지만 그의 눈빛은 그녀를 아래로 내려다보는 듯한 위압감이 있었다.배현수는 신준우가 그녀의 남자친구인 줄 알고 이 관계를 끝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만약 오늘 아침 신준우를 공항에 데려다주느라고 지각한 줄 알면 발끈할 것이 뻔했다.조유진은 애써 당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힘겹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흥분한 나머지 실면을 해서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미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그녀의 거짓말은 빈틈없이 완벽했다.심지어 얼굴도 붉어지지 않고 심장도 두근거리지 않았다.배현수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질문했다.“그래? 분신술도 할 줄 아나 봐? 한 명은 집에서 자고 한 명은 공항에 가서 남자를 바래다주고.”“…”조유진이 반응하기도 전에 배현수는 그녀의 앞에 핸드폰을 던졌다.신준우와 공항에서 포옹하는 사진이었다.조유진은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어, 어떻게 이 사진을 가지고 계세요? 혹시 미행하라고 사람이라도 붙이셨어요?”“오해하지 마! 내가 그렇게 관심이 가는 정도는 아니니까.”그녀를 속일 필요는 없었지만, 그가 내뱉은 말은 상당히 공격적이었다.조유진은 침을 꼴깍 삼키더니 솔직하게 말했다.“신 선생님을 배웅하러 간 거 맞아요. 전에 저를 도와주셨기 때문에 출장을 간다고 하시길래 친구로서 배웅하러 간 것뿐이예요.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니에요?”배현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 의미심장하게 쳐다보았다.“무슨 도움을 주었는데? 남녀 사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조유진은 떨리는 손으로 셔츠 단추를 풀었다. 하나, 둘, 셋... 은은하게 아름다운 가슴골이 보이기 시작했다.그러다 입고 있던 셔츠가 바닥에 떨어졌다.속옷만 입고 있는 그녀는 두 팔로 가슴을 감쌌다.마치 벌거벗은 채로 배현수의 앞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자존심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조유진은 울먹이면서 말했다.“계속... 벗을까요?”촉촉한 두 눈으로 눈앞에 있는 이 도도한 남자한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았다.갑자기 팔이 아파 났다.배현수는 그녀를 가슴에 와락 안더니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맞춤하면서 휴게실로 밀고 들어갔다.이 두 사람의 발걸음은 어딘가 어수선해 보였다.휴게실로 들어간 배현수는 문을 닫더니 그녀가 유일하게 입고 있던 속옷을 집어 던졌다.그리고선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을 꽉 깨물었다.“조유진, 다음에 또 거짓말하면 오늘처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조유진은 아파서 미간을 찌푸렸다.……배현수는 넥타이로 그녀의 손을 묶어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그렇게 한 시간 동안 마음껏... 그녀에게 견디기 힘들었던 상황이 드디어 끝나고 말았다.배현수가 샤워하러 간 사이 이곳에 더는 머무르고 싶지 않았던 조유진은 카펫 위에 벗겨진 옷을 챙겨입고 사무실을 벗어났다.문을 열고 나갔을 때 마침 강이찬과 강이진을 마주치고 말았다.강이진은 이곳에서 조유진을 만날 줄 몰랐기 때문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조유진은 당황한 나머지 강이찬을 향해 고개를 끄덕하며 간단히 인사하고 신속히 빠져나갔다.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강이진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어리둥절했다.“왜 이곳에 있대?”“유진 씨 SY그룹에서 일하기로 했어.”“뭐? 현수 오빠가 저 여자를 채용했다고?”강이진은 조유진의 걷는 모습이 이상하다고 느껴져 미간을 찌푸렸다.“뭐 보고 있어? 얼른 들어가자.”“오빠, 유진 씨 걷는 모습이 이상하지 않아? 설마 현수 오빠 침대에서 방금 일어난 건 아니겠지?”이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 강이찬은 차갑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