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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조유진은 진심 어린 태도로 말했다.

“어르신, 55평짜리를 보셔도 됩니다. 55평짜리는 대저택이라 전용면적이 아주 넓습니다. 조금 전에 보신 90평짜리는 사실 대형 복층이라 층과 층 사이가 6미터나 됩니다. 2층으로 가시려면 계단을 오르셔야 하는데 어르신이 지팡이를 짚고 계시고 거동이 불편하시기 때문에 90평짜리는 어르신께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르신은 조유진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는 눈빛으로 보았다.

“젊은이가 이런 것까지 생각하고 아주 섬세하군.”

조유진은 의젓하면서도 부드러운 미소로 말했다.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다했을 뿐입니다. 어르신, 집을 마련하는 것은 큰일이잖습니까? 많이 둘러보셔야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어르신은 몇 분을 더 둘러보았다.

조유진은 어르신께 물 한 컵을 따라주었다.

“어르신, 실례가 안 된다면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엄 씨일세. 젊은이는?”

조유진은 자신의 명찰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저는 조유진이라고 합니다.”

어르신은 그녀의 명찰을 보더니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조유진이라, 그러면 유진 씨, 계약서를 쓰도록 합시다.”

조유진은 놀라면서 물었다.

“어르신, 더 보지 않으셔도 되겠어요?”

“안 봐도 돼. 55평짜리로 하지.”

조유진은 몇초간 멈칫하더니 그에게 소개했다.

“어르신, 5동, 6동 모두 55평인데 몇 동 몇 층을 선호하시나요?”

“젊은이는 어떤 것이 좋을 것 같아?”

어르신은 이미 조유진을 믿고 있는 듯 그녀의 의견을 물었다.

“6동 13층이 좋을 것 같습니다. 6, 13이 모두 좋은 숫자이지 않습니까.”

어르신은 의아한 듯 물었다.

“왜 6동 6층은 아니고? 육이 좋은 숫자잖아?”

“어르신께서 도덕경을 읽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으며 만물은 음을 등지고 양을 껴안아, 기를 격동시켜 화기를 이룬다고 하였습니다.”

‘이 젊은이가 아주 흥미롭군.’

어르신은 웃었다.

“그러면 왜 3층은 추천 안 했지? 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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