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과장님이요?”“네, 저희 진우민 과장님이요. 그러니까 어리석게 진 과장님한테 일러봤자 아무 소용도 없을 거예요. 외삼촌인데 조카님을 외면하겠어요? 복수당하지 않게 조심해요!”조유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역시나 어딜 가든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해.’조유진이 풀이 죽어 있을 때 핸드폰에 메시지가 왔다.남초윤: 「SY에 입사한 첫날인데, 느낌이 어때?」조유진: 「별로야, 첫날부터 동료한테 업적을 뺏겼어.」남초윤: 「왜 참고만 있어?? 얼른 윗분께 보고해야지!」조유진: 「과장님이 그 사람 외삼촌이었어... 난 그것도 모르고 일렀지, 뭐야. 과장님은 내가 어리석다고 생각할 거야.」남초윤: 「이게 무슨 세계 500강 회사래? 소기업처럼 도리도 따지지 않고! 정말 저질이야! 」…온갖 욕을 퍼붓고 난 남초윤은 침대 메이트에게 조유진과의 대화 기록을 보내주었다.「지율 씨 회사 너무한 거 아니에요? 」5분쯤 지났을 때.육지율한테서 문자가 왔다.「헉! 유진 씨가 저희 회사에 출근하게 된 거예요?」남초윤은 어이가 없었다.「너무 한 거 아니에요? 이것도 모르고 있었어요?」「저희 회사는 이렇게 막무가내가 아니에요. 누가 정직원이 되기까지의 업적은 소용없다고 했어요?」남초윤은 조유진에게 누군지 물어본 후 내심 사심을 섞어 사실대로 말했다.「진우민 과장이라고 유진이 업적을 빼앗은 사람이 있어요.」…다음 날 아침, 진우민과 조혁 두 사람 모두 회사에서 잘리고 말았다.조혁은 정리한 짐을 들고 조유진을 지나치면서 언성을 높였다.“감히 윗분께 이를 생각을 해?”조유진은 도통 무슨 말인지 몰랐다.“대리님,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윗분께 이른 적이 없습니다. 해고되신 것은 평소에 적을 너무 많이 둔 탓에 누군가 뒤에서 뒤통수친 것이 틀림없습니다.”“모른 척하지 마! 내가 모를 줄 알아? 너 서 비서님 내연녀 아니야?”조혁의 높은 언성에 전체 판매 부서 직원이 듣고 말았다.서정호는 이미 결혼하여 아내도 있는 사
조유진은 그녀를 쳐다보면서 사실대로 말했다.“제 식판을 엎었잖아요.”“그래서 뭐요, 고의적이면 또 어쩔 건데요? 당신과 같이 배은망덕한 사람은 꼴도 보기 싫어요! 그때 현수 오빠를 배신한 대가예요!”강이진은 배현수대신 억울한 마음을 표출하고 있었다.하지만 정말 배현수대신 억울해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조유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일까?조유진은 바닥에 엎질러진 식판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5,000원짜리 식비를 어떻게 갚을 건가요? 현금으로 갚을 건가요? 아니면 계좌이체 하실 건가요?”“조유진, 돌았어?”“강이진 씨 배상 안 할 거예요?”강이진은 웃기기만 했다.“그깟 식판 하나 엎어버렸을 뿐인데 뭘 배상까지?”“퍽!”조유진은 강이진이 들고 있던 식판을 힘껏 그녀의 얼굴에 부어버렸다.“야! 조유진, 뭐 하는 거야!”풀 메이크업을 받은 강이진의 얼굴은 국물 범벅이 되고말았다... 그녀는 손으로 얼굴을 닦아보려고 했지만 야채며 기름이며 닦을수록 더 지저분했다.조유진은 차갑게 말했다.“강이진 씨, 제가 현수 씨한테 잘못한 건 맞는데 강이진 씨한테 잘못한 건 아니에요. 심지어 모르는 사이인데 왜 제 식판을 엎는 거예요?”“실수로 그랬다고! 이렇게까지...”“저도 실수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강이진 씨.”조유진은 말을 끝내자마자 식당을 벗어났다.홀로 우두커니 남겨진 강이진은 분하고 화가 치밀었다.식당에서 오가던 사람들은 얼굴에 야채며 밥알이 묻어있는 강이진의 모습에 시선이 가면서 웃기다고 생각했다.“조. 유. 진!”강이진은 화가 치밀어 이를 꽉 깨물고 주먹까지 꽉 쥐었다.…배가 고프지 않았던 조유진은 식당에서 강이진과 난리를 치고 나온 뒤로 더욱 식욕이 없었다.그녀는 점심 휴식 시간을 틈타 그룹 내부를 한 바퀴 돌아보려고 했다.SY그룹의 크기는 어마어마했고 총 15동의 건물이 있었다. 저마다 계열사의 사무본부였다.마지막으로 1동에 도착했을 때 옆에 있는 높은 건물을 보더니 신세를 한탄했다.그녀와 배현수의 관계는 늘 나빴
“닥쳐! 난 이미 물러설 곳이 없어! 빨리 엘리베이터를 눌러! 대표님 사무실로 가!”조유진은 조금 망설였다.진우민을 대표님 사무실로 데려갔다간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이성을 잃은 진우민은 칼날을 조유진의 목에 더 가까이 댔다.“빨리!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조유진은 어쩔 수 없이 26층을 눌렀다.엘리베이터에 들어선 조유진은 조심스럽게 CCTV를 쳐다보더니 좋은 마음에 진우민을 설득했다.“진 과장님, 지금 이 시간에 대표님과 서 비서님 모두 식사하러 가셔서 사무실에 안 계실 텐데, 그래도 가시겠어요?”“언젠간 돌아오겠지! 밥을 얼마나 오래 먹는다고. 조유진, 수작 부리지 마! 가만히 안 있으면 바로 옥상으로 데려갈 테니까!”제일 꼭대기 층이 바로 옥상이었다.조유진의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26층 대표님 사무실.서정호가 다급히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말했다.“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경비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영업팀 진우민 과장이 칼로 조유진 씨를 협박하면서 이곳으로 오고 있답니다. 경찰에 신고할까요?”배현수는 눈썹을 움찔했다.“아직 아니야. 진우민은 해고당한 것에 불만을 품고 회사를 협박해 해고를 철수해 달라고 하는 수가 있어. 경찰차 사이렌 소리를 들으면 흥분할 수도 있어. 불필요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 바로 건물 내에 있는 직원들 대피시켜.”“네. 지금 바로 알리겠습니다!”서정호가 뒤돌아 나가려고 했을 때.엘리버이터가 26층에 도착한 소리가 들려오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진우민은 조유진을 협박하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다 마침 서정호와 마주치게 되었다.흥분한 진우민은 두 눈이 시뻘겋게 충혈되었다.“서 비서님! 마침 찾으려던 참이에요! 대표님께 저를 해고하지 말아 달라고 해주세요! 조유진이 비서님 애인이잖아요. 저를 회사에서 계속 출근할 수만 있게 해주신다면 조유진 살려드릴게요.”서정호가 다급하게 설명했다.“진 과장님, 혹시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조유진 씨는 제 애인이 아니에요.
“칼로 회사 동료를 협박했다는 이유로 큰 형사처벌을 받을 거야. 진우민, 칼 내려놔. 아직 돌이킬 기회는 있어. 잘못을 알고도 계속 범하면 이제 누구도 너를 살릴 수 없어.”배현수의 설득하에 진우민은 전처럼 그렇게 조유진의 대동맥을 압박하지 않았다.조유진은 몰래 시름을 놓았다.서정호가 말렸다.“진 과장님, 먼저 조유진 씨를 풀어주세요. 무슨 문제든 잘 이야기해 보시죠. 보세요, 배 대표님이 바로 여기 계시잖아요. 회사 결정은 바꿀 수 없지만 진 과장님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면 대표님이나 저나 도움을 드릴 수 있어요.”진우민은 조금은 마음이 풀린 듯했다...이때, 갑자기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진우민의 핸드폰이었다. 그는 한 손으로는 칼로 조유진의 목을 겨누고 있는 동시에 다른 한 손으로는 전화를 받았다.“여보... 나 회사에서 해고되었어... 나랑 이혼 안 하면 안 돼? 사랑이... 사랑이 데리고 나를 떠나지 마! 어떻게 그렇게 매정할 수가 있어!”통화는 처참히 끊기고 말았다.진우민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안 돼! 난 이 일자리 없으면 안 돼! 와이프가 딸을 데리고 나를 떠나겠다잖아! 나랑 이혼하겠다잖아!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회사에서 어떻게 나를 해고할 수가 있어! 회사자금을 빼돌리는 사람이 많고도 많은데 왜 하필 나야!”서정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진 과장님! 흥분하지 마세요!”“기자들과 매체에 폭로할 거야! 대형그룹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부정적인 뉴스잖아! 만약 해고된 직원이 옥상에서 뛰어내렸다는 뉴스가 퍼지면 주식도 대폭 하락되겠지!”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차갑게 말했다.“SY가 대형그룹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 매체도 언론도 SY에서 막을 수 있다는 거 알 텐데. 계속 이렇게 억지 부린다고 해도 나중에 다치는 사람은 바로 너일 거야.”“아, 몰라! 와이프가 나랑 이혼하겠다잖아! 일자리까지 잃게 되면 내 딸 양육권도 뺏길 텐데! 이대로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이왕 죽을 바에 같이 죽자
진우민은 그제야 믿는 듯했다.조유진이 한 말에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다.“서 비서님의 애인이 아니라고 해도 유진 씨를 협박할 수밖에 없으니 재수 없는 줄로 아세요! 일을 크게 벌여야 부당해고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으니까!”조유진은 침을 꼴깍 삼켰다.“진 과장님, 저도 부당하게 해고당한 경험이 있어요. 그때만 해도 일자리를 찾을 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저는 원래 영업 일을 하던 사람이 아니라 방송국에서 일하던 사람이었어요. 저도 방송계 블랙 리스트에 추가되어 분야를 바꾼 거예요. 과장님이 겪은 거 저도 모두 겪어봤어요! 그러니 이렇게 상심하실 필요 없어요. 만약 부동산 쪽 일자리를 찾지 못하게 되면 저처럼 다른 분야로 바꾸시면 돼요. 어제는 제가 처음으로 판매 쪽 일을 해보는 거였어요.”“난 유진 씨랑 달라요! 유진 씨는 아직 젊어서 다른 분야에 공을 들일 시간과 정성이 있겠지만 난 이제 곧 50이란 말이에요! 누가 나이 많은 저를 받아주겠어요!”진우민은 생각할수록 눈앞이 캄캄했다.배현수가 옥상에 도착하자, 진우민은 또다시 조유진을 옥상 벼락 끝에 내밀면서 연기하기 시작했다.“가까이 오지 마! 조금만 더 가까이하면 같이 뛰어내릴 테니까!”배현수는 의미심장하게 차갑게 쳐다보더니 매정한 말을 내뱉었다.“빨리 같이 뛰어내리지 않고 뭐해!”진우민은 배현수가 이렇게 매정할 줄 모르고 순간 당황했다.“저, 정말... 뛰어내려?”“뛰어! 뭘 기다리고 있어! 이렇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 산산조각이 날 거야. 재수 없이 죽지 못하게 되면 병신이나 다름없는데 그러면 와이프가 더 싫어하겠지? 누가 식물인간을 보살펴 주고 싶겠어?”“…”배현수는 조유진을 힐끔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내가 말하지 못한 사실이 있는데, 네가 잡고 있는 그 사람, 나의 원수야.”“뭐라고?”“6년 전, 나를 사건 용의자로 신고해서 감옥에 처넣은 사람이 바로 조유진이야! 덕분에 감옥에서 3년이나 지내고 왔지. 내가 복수할 수 있게 빨리 같이 뛰어내리라고!”진우민은
조유진은 떨어지면서 옥상 난간을 덥석 잡았다. 손바닥은 불에 덴 듯 아팠다.이때 배현수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당황한 조유진은 그의 손을 바로 잡지 못했다.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윽박질렀다.“빨리 안 잡고 뭐 해!”조유진은 힘겹게 다른 한 손을 높이 들었다.배현수는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옥상에 있던 다른 동료들도 급히 달려와 조유진을 끌어올렸다.한바탕 소동으로 조유진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식은땀을 흘리면서 신선한 공기를 힘껏 들이마셨다.아까는 긴장되어서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진 과장님은... 그대로 떨어졌나?’조유진은 동공이 확장되더니 무의식적으로 건물 아래를 내려다보게 되었다.이때 배현수가 담담하게 말했다.“경찰이 15층 옥상에 에어백을 설치했어. 병신이 되었어도 죽지는 않았을 거야.”“…”조유진은 인명피해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옥상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각자 흩어졌다.커다란 옥상에는 배현수와 넋이 나간 조유진만이 남겨졌다.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조유진은 일어나고 싶어도 다리에 힘이 풀린 듯 힘을 쓸 수가 없었다.배현수는 커다란 손으로 그녀를 부축했다.그녀가 중심을 잡고 나서 다시 그녀에게서 손을 뗐다.배현수는 일관되게 차가운 모습이었다.조금 전 조유진을 살리기 위해 다급한 표정을 짓던 배현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조유진은 가쁜 숨을 안정시켰다.“대표님,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고마워할 필요 없어. 살려준 건 사심이 있어서였어.”“사심이요?”배현수는 한 손을 주머니에 넣더니 도도하게 말했다.“죽음은 가장 간단하게 이번 생을 끝낼 수 있는 해탈에 가까운 짓이지. 그래서 쉽게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 네가 죽으면 누가 대신 속죄하겠어?”배현수는 말을 끝내자마자 옥상을 떠났다.조유진은 제자리에서 그가 시선에서 천천히 사라지기까지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때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발신자는 남초윤이었다.전화 연결이 되자마자
조유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스트레스받게 일과 관련된 일은 꺼내지 말고. 가방 사고 싶다면서? 가방이나 보러 가자.”“아, 맞다. 이번 주 토요일 지율 씨 부모님 만나기로 했는데 아버님이 한 브랜드의 시가를 좋아하시거든. 이 쇼핑몰에도 있으니 일단 먼저 선물부터 사자.”“그래. 지율 씨 부모님 손자를 보고 싶어 하시지 않아?”이 문제 때문에 남초윤은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너무 재촉하셔. 토요일에도 그냥 코 박고 밥이나 먹으려고. 무슨 말씀하시든지 그냥 대답만 하고 넘어가려고.”“너도 아이를 좋아하면 생각해 볼 수는 있지. 너 선유 좋아하는 걸 보면 아이가 싫지는 않은 것 같은데.”남초윤은 이마를 만지더니 말했다.“됐어! 선유 이모나 할 거야. 내가 직접 낳기는 싫어! 그리고 지율 씨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놀기도 바쁜데 아이는 무슨!”조유진은 그녀를 안쓰럽게 쳐다보았다.“우리는 왜 이러냐? 내가 실패했으면 됐지, 왜 너까지. 너만 행복하다면 내가 조금이라도 행복할 수 있었을 텐데.”남초윤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면서 말했다.“어려움을 함께해야 진정한 친구라잖아! 우리 둘이 같이 살까? 내가 선유 아빠로 살고, 너는 선유 엄마로 살고 좋잖아? 남자 만나서 뭐 해?”“그러게. 남자가 바로 모든 죄악의 근원이야. 버리는 것이 낫겠어!”“가자, 쇼핑이 바로 여자의 즐거움이지!”……시가 가게.남초윤은 아주 빨리 시가를 선택했다.직원이 포장을 도와주고 있을 때, 조유진은 한 한약재의 이름을 발견하고 궁금한 마음에 물었다.“시가 가게에서 한약재도 팔아요?”직원은 웃으면서 말했다.“침향목이라고 합니다. 흡연하실 때 한대 꽂아 넣으시면 목의 불편함을 감소할 수 있고 탈 때 은은한 목향이 풍기면서 폐를 깨끗이 하고 목을 맑게 하므로 흡연으로 인해 신체에 가져다주는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조유진은 흡연하지 않아 이런 것에 대해 잘 몰랐다.“저는 처음 들어보는데 정말 효능이 있는 거예요?”“그럼요. 저희 가게에서 많은 고객님들
말을 마친 남초윤은 조유진을 끌고 몰래 따라갔다.조유진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우리가 이대로 몰래 따라가는 거, 안 좋지 않아? 혹시 우리를 스토커로 신고하면 어떻게 해?”남초윤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이런 걸로 신고해? 그럼 나 진작 감옥 갔을 거야. 여기는 쇼핑몰이야. 우리는 그냥 여기로 쇼핑을 온 거고. 저 사람이 쇼핑몰 사장도 아닌데 왜 우리가 겁을 먹어야 해? 가자, 나 가방 사야 한단 말이야.”조유진이 망설이던 사이에 남초윤은 그녀를 끌고 어떤 명품 매장으로 향했다.송인아는 방금 도착한 신상을 고르고 있었다. 그녀는 가방을 든 채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그녀의 옆에 서 있던 남자는 전혀 유명하지 않은 배우인 것 같았는데 송인아에게 온갖 칭찬을 쏟아붓고 있었다.“인아 누나는 예쁘고 분위기 있게 생겨서 어떤 가방도 어울리잖아!”송인아는 사치스러운 사람이었다.가방 네다섯 개를 착용해 보더니 전부 직원에게 건넸다.“다 살게요.”남초윤은 가방 하나를 집고 착용하는 척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몰래 그들을 관찰하면서 휴대폰으로 몰래 사진 몇 장을 찍었다.곧이어 송인아는 매장에 아직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닫고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연희 언니한테 말했잖아요. 매장 사람 비우라고. 왜 쓸데없는 사람이 둘이나 있어요?”직원이 애써 웃으며 말했다.“두 분 어떻게 들어오셨죠? 송인아 님, 노여움을 푸세요. 지금 바로 두 분 나가라고 할게요.”남초진과 조유진은 송인아 그들을 등지고 있었다.조유진은 남초윤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얼른 가는 거 어때?”솔직히 그녀는 송인아 주위에 계속 맴도는 것도 귀찮았다.직원이 그들에게 다가와 말했다.“두 분, 지금 이 시간대는 VIP 고객님께서 방문하셨기에 실례가 안 된다면 혹시 자리를 피해주실 수...”남초윤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VIP가 뭐 대단한 사람이에요? 1년에 이 매장에서 얼마나 쓰는데요? 4억? 6억? 10억? VIP 고객이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