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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칼로 회사 동료를 협박했다는 이유로 큰 형사처벌을 받을 거야. 진우민, 칼 내려놔. 아직 돌이킬 기회는 있어. 잘못을 알고도 계속 범하면 이제 누구도 너를 살릴 수 없어.”

배현수의 설득하에 진우민은 전처럼 그렇게 조유진의 대동맥을 압박하지 않았다.

조유진은 몰래 시름을 놓았다.

서정호가 말렸다.

“진 과장님, 먼저 조유진 씨를 풀어주세요. 무슨 문제든 잘 이야기해 보시죠. 보세요, 배 대표님이 바로 여기 계시잖아요. 회사 결정은 바꿀 수 없지만 진 과장님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면 대표님이나 저나 도움을 드릴 수 있어요.”

진우민은 조금은 마음이 풀린 듯했다...

이때, 갑자기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진우민의 핸드폰이었다. 그는 한 손으로는 칼로 조유진의 목을 겨누고 있는 동시에 다른 한 손으로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 나 회사에서 해고되었어... 나랑 이혼 안 하면 안 돼? 사랑이... 사랑이 데리고 나를 떠나지 마! 어떻게 그렇게 매정할 수가 있어!”

통화는 처참히 끊기고 말았다.

진우민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안 돼! 난 이 일자리 없으면 안 돼! 와이프가 딸을 데리고 나를 떠나겠다잖아! 나랑 이혼하겠다잖아!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회사에서 어떻게 나를 해고할 수가 있어! 회사자금을 빼돌리는 사람이 많고도 많은데 왜 하필 나야!”

서정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진 과장님! 흥분하지 마세요!”

“기자들과 매체에 폭로할 거야! 대형그룹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부정적인 뉴스잖아! 만약 해고된 직원이 옥상에서 뛰어내렸다는 뉴스가 퍼지면 주식도 대폭 하락되겠지!”

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차갑게 말했다.

“SY가 대형그룹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 매체도 언론도 SY에서 막을 수 있다는 거 알 텐데. 계속 이렇게 억지 부린다고 해도 나중에 다치는 사람은 바로 너일 거야.”

“아, 몰라! 와이프가 나랑 이혼하겠다잖아! 일자리까지 잃게 되면 내 딸 양육권도 뺏길 텐데! 이대로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이왕 죽을 바에 같이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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