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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조유진이 배현수의 사무실에 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의 산성 아파트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심플하지만 고급스러운 모습이었다.

뚫린 한쪽 벽면은 환하게 통유리로 만들어져 깔끔하고 채광도 좋았다.

하지만... 이 남자의 안색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조유진은 에어컨 차가운 바람을 정통으로 맞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대표님, 저를 찾으셨습니까?”

“오늘 왜 지각했어?”

배현수는 가죽 소파에 앉아 있었고 조유진은 서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그녀를 아래로 내려다보는 듯한 위압감이 있었다.

배현수는 신준우가 그녀의 남자친구인 줄 알고 이 관계를 끝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만약 오늘 아침 신준우를 공항에 데려다주느라고 지각한 줄 알면 발끈할 것이 뻔했다.

조유진은 애써 당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힘겹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흥분한 나머지 실면을 해서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미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그녀의 거짓말은 빈틈없이 완벽했다.

심지어 얼굴도 붉어지지 않고 심장도 두근거리지 않았다.

배현수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질문했다.

“그래? 분신술도 할 줄 아나 봐? 한 명은 집에서 자고 한 명은 공항에 가서 남자를 바래다주고.”

“…”

조유진이 반응하기도 전에 배현수는 그녀의 앞에 핸드폰을 던졌다.

신준우와 공항에서 포옹하는 사진이었다.

조유진은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어, 어떻게 이 사진을 가지고 계세요? 혹시 미행하라고 사람이라도 붙이셨어요?”

“오해하지 마! 내가 그렇게 관심이 가는 정도는 아니니까.”

그녀를 속일 필요는 없었지만, 그가 내뱉은 말은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조유진은 침을 꼴깍 삼키더니 솔직하게 말했다.

“신 선생님을 배웅하러 간 거 맞아요. 전에 저를 도와주셨기 때문에 출장을 간다고 하시길래 친구로서 배웅하러 간 것뿐이예요.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니에요?”

배현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 의미심장하게 쳐다보았다.

“무슨 도움을 주었는데? 남녀 사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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