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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조유진은 배현수와 다시 시작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러자 배현수의 표정이 바로 어두워졌다.

조유진이 급히 해명했다.

“게다가 현수 씨의 신분으로 연애 프로그램에 나오는 건 좋지 않잖아요. 이미지에도 안 좋을 건데...”

배현수는 차갑게 코웃음치더니 얘기했다.

“날 위하는 척 하지마.”

“...”

“날 위해서 하는 말이야, 아니면 나랑 엮이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거야. 그것도 아니면 나 때문에 네 그 청순한 솔로 이미지에 영향이 가서 돈을 못 벌까 봐 그래?”

화가 난 사람이 하는 말은 뇌를 거치지 않는 법이다.

배현수도 마찬가지였다. 조유진의 일에는 자꾸만 평정심을 잃었다.

배현수의 말에 조유진의 얼굴이 파리하게 질렸다. 그녀는 멍하니 배현수를 쳐다보며 끌어안고 있던 배현수의 목에서 손을 뗐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몸을 돌려 그를 등지고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유진이 갑자기 숨을 들이켜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가 무슨 사이였으면 좋겠는데요? 자세히 얘기하면 전 연인도 아니라 원수 아니에요?”

듣기 거북한 말일 수도 있지만 그게 진실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너무 단단한 벽이 있다. 다시 가까워지려고 해도 그건 어려운 일이었다.

조유진이 그 얘기를 하지 않은 이유는 마지막까지 예민하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미운 정도 정이라고.

그녀는 모든 힘을 다해서 배현수를 사랑할 수도 없고 독하게 마음먹고 예지은을 미워할 수도 없었다.

지금 조유진과 배현수는 같은 침대에 누워있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같이 안고 있었다. 우습지 않은가.

배현수는 자리에 누운 채 손등으로 이마를 짚었다. 기분은 이미 바닥이었다.

결국 그는 자존심만 세우며 말을 던졌다.

“아직 13일이 남았어. 13일만 지나면 넌 자유야. 그전까지는 나랑 있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참고 붙어있어.”

조유진은 이불을 끌어당기며 눈을 감았다. 그녀의 눈가는 살짝 젖어있었다.

조유진에게 있어 배현수는 그저 조선유의 아빠일 뿐이다.

이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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