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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아마도, 다음 주일 거야.”

조선유를 등지고 짐을 정리하고 있는 와중에 딸이 엄마의 옷도 챙겨오는 모습에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조유진은 몰래 자신의 옷을 꺼내면서 특별히 당부했다.

“선유야, 아빠 집에 도착하면 말 잘 들어야 해. 맨날 침대에 누워 태블릿 PC로 게임을하지 말고. 시력이 나빠져.”

“엄마, 아빠 집은 어때?”

“엄청나게 큰 별장이야. 벽면 하나가 온통 책이고 수영장도 있고 잔디도 있어.”

“와~ 아빠 벼락부자야? 와이프가 여러 명인 건 아니겠지? 엄마, 만약 와이프도 많고 아이도 많으면 찾으러 가지 말자!”

조선유의 순진한 말에 웃고 말았다.

“아니, 아이는 너 하나야.”

배현수를 벼락부자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자수성가하여 천천히 1세대 부자로 거듭났기 때문에 벼락부자는 아니었다.

조선유는 조유진에게 저녁 내내 아빠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12시가 넘어서야 졸린 지 조유진의 품에서 새근새근 잠들더니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빠 집에 가면 엄마 이제는 고생하지 않겠네...”

조유진은 울음을 터뜨릴까 봐 입을 꾹 막고 있었다.

‘선유가 아빠 집에 가고 싶었던 이유가 엄마가 고생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구나...’

이내 가슴에 못이 박힌 듯 아파 났고, 가슴 한쪽에 꽉 막혀있던 찡하고 아쉬운 마음에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조유진은 고개를 숙여 조선유의 이마에 뽀뽀하면서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리고 침대에서 일어나 캐리어를 정리했다.

캐리어에는 그저 조선유의 물건만 가득했다.

딸이 더 나은 생활 하러 가기 때문에 좋은 일이라고 자신을 위로했다.

배현수는 조유진 못지않게 조선유를 공주처럼 예뻐하고 아껴줄 것이 뻔했다.

이때 다이어리를 꺼냈다.

다이어리의 한 페이지에는 세 가지 소원이 적혀있었다.

두 번째 소원에 줄을 그었다.

조선유와 안정희를 데리고 대제주시를 떠나고 싶은 소원은 이룰 수가 없었다.

눈물이 다이어리에 떨어져 글씨가 얼룩졌다.

이 밤, 조유진은 끝내 잠을 이루지 못했다...

...

그동안, 조유진은 다친 관계로 연차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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