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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엄청 차가운 말투로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전화기 너머의 서정호는 핸드폰을 잡고 한참 지나서야 반응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조유진에게 전화했다.

“여보, 한밤중에 누가 전화해요?”

옆에서 자고 있던 서정호 아내 유리는 통화 소리에 깨어났다.

“대표님.”

유리는 미간을 찌푸리거니 중얼거렸다.

“설마 대표님 아직도 여자친구와 다투는 중이에요? 아니, 아직도 그러고 있대요? 대표님 성격이 얼마나 이상했으면 그렇게 오래 쫓아다녀도 못 꼬셨대요?”

서정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두 분도 참. 냉전 중이라 내가 이렇게까지 중간에서 말을 전해줘야 하나?”

“그러게요. 대표님도 한 고집하셔. 여자친구분 핸드폰 번호를 물어보는 게 그렇게 어렵대요? 다음에 대표님 만나면 여자 꼬시는 방법을 좀 가르쳐드려야 하겠어요! 생긴 건 멀쩡하고 잘생겼어도 꿀 먹은 벙어리네요!”

서정호는 생각하더니 유리가 한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벙어리면 다행인 거죠. 벙어리도 모자라 자꾸 이상한 말도 하신다니까요?”

“... 그러면 정말 벙어리만도 못한 거죠!”

...

조유진은 서정호에게 이번 주 토요일에 서해에서 배현수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조선유도 함께 데려가기로 했다.

배현수가 조선유를 데려가든 말든 그 전에 조선유에게 세 식구라는 아름다운 추억을 안겨주고 싶었다.

아직 어렸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남겨주고 싶지 않았다.

조유진은 고개 숙여 이미 깊이 잠든 조선유의 이마를 쓰다듬더니 속삭였다.

“토요일이면 아빠 만날 수 있겠네.”

조선유는 늘 아빠를 원했었다.

요즘 아이들은 이른 나이에 성숙하기도 하고 똑똑하기도 했다. 유치원 때부터 아빠 직업이 무엇인지, 왜 데리러 오지 않는지 묻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때부터 조선유는 이 질문에 대해 많이 민감했다.

몇 번이고 친구가 아빠를 언급해서 싸웠던 적도 많았다.

한번은 집에 달려온 조선유가 조유진을 향해 대성통곡하면서 말했다.

“왜 쟤들은 아빠가 있고 나는 없는 거야!”

그때 조유진은 녀석을 끌어안고 아무 말도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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