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아연은 자신의 하룻밤 경험을 낱낱이 털어놓았다.그녀는 침범당하지 않았다. 그녀를 잡아간 수염난 노인이 진시우에게 전해달라고 한 건 경고일 뿐이니까.만약 진시우가 운강시 일에 개입한다면 다음 번에는 그렇게 경고만으로 끝내지 않을 것이다.진시우는 흰 수염 노인, 특히 묘아연이 말한 이자를 잘 모른다.그는 창문으로 다가가 창문을 열고 수십 미터의 바닥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이건 최소한 천인초기의 고수라야 오를 수 있는 높이예요.”“어느 세력이 보낸 사람이지? 그냥 경고라니, 그건 나에 대해 좀 안다는 소리인데.”그렇지 않으면 오늘 묘아연이 이렇게 맞는 걸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갑자기 튀어난 이름 모를 천인대고수, 그것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그와 정면으로도 맞서지 않은 자라니, 정말 소름 끼쳤다.진시우가 창문을 닫으며 말했다.“묘씨 저택엔 지금 아무도 없어요. 앞으로 묘씨 가문은 존재하지 않을 거예요.”묘아연은 고개를 번쩍 들고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묘씨 가문의 변고를 간단히 말했다.묘아연은 특별히 슬픈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워낙 묘씨 가문과 깊은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묘씨 가문의 존부는 그녀에게 있어서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의 복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묘씨 가문은 무너질 수 있지만 묘유인은 도망갈 수 없다!진시우는 장이경이 준 그 자료를 떠올리며 말했다.“아연 씨 아버지는 묘씨 가문 직계예요.”“그자들이 왜 방계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이게 아주 중요한 수수께끼라고 생각해요.”묘아연은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되물었다.“우리 집이 직계라고요?!”그녀는 이미 20여 년 동안 자신의 일맥이 묘씨 가문의 방계라는 것을 묵인해 왔는데, 지금 갑자기 그녀 집안이 직계라고 알려주다니?진시우가 머리를 끄덕였다.“장이경 성주가 보내주신 자료이니 아마 틀림없을 거예요.”“난 그런 얘기 들어본 적이 없는데…… 직계라니, 그럴 리가요?”“그래서 알아봐야 해요. 직계라는 것이 밝혀졌으니 묘씨 가문의
‘정씨 가문 산업이라…….’‘모아연을 잡아간 자가 정씨 가문?’‘아니면 그 흰 수염 노인이 일부러 정씨 집안 반대편에 그를 끌어들였다는 말인가?’조금무는 얻어맞아 얼굴이 퉁퉁 부었다. 그리고 분노하며 소리쳤다.“야! 난 네가 누구든 관심 없고, 이거 빨리 풀고 무릎 꿇고 싹싹 빌어! 아니면 너희들 이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야!”진시우는 얼굴을 찡그렸다가 손바닥을 한 번 내저으며 조금무의 이빨을 모두 날려버렸다.“니 뒤에 숨은 사람 나오라고 해.”그리고 진이용에게 말했다.“저 사람한테 전화 주세요. 사람 부르게!” 진이요은 안색이 약간 변하더니 부들부들 떨었다.“정말 정씨 가문의 사람을 부르면 골치 아파지지 않을까요?”진시우는 진이용에게 차가운 눈길을 주었다.“내 앞에서 잔꾀 부리지 마세요.”“또 무슨 꿍꿍이 부리면 그땐 정말 꺼지게 할 테니까.”진이요은 즉시 온몸에 땀을 뻘뻘 흘리며 소리쳤다.“네네, 죄송합니다!”그는 일부러 정씨 가문을 언급하며 진시우가 정씨 가문을 상대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만약 있다면 진시우의 힘을 빌려 조금무를 없애 버리고 싶었다!하지만 그의 꿍꿍이가 진시우한테 틀켜버렸다.그리고 비로소 득의양양한 기쁨에서 깨어났다.‘하마터면 잊을 뻔했어, 이 자는 묘씨 가문을 해체하도록 몰아넣은 늑대인간이야!’원래 묘씨 가문을 위해 일해 왔던 진이용도 당연히 묘씨 가문이 도망친 사실을 알고 있었다.묘씨 가문이 이렇게 이유 없이 해체될 수는 없다. 그는 진시우가 전에 묘씨 저텍에 간 것을 알고 있었다.그 후 묘씨 가문은 늘어져서 하루 종일 의기소침했고 그를 건드리지도 않았다.하늘도 땅도 두렵지 않은 진이용이 진시우를 그렇게 경외하는 것을 보고 조금무도 한동안 욕지거리 하던 구린 입을 거두었다.진이용 같은 사람을 이렇게 쫄게 한 자는 절대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그래서 그는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이용 말대로 오락타운의 배후에는 정씨 가문이 있었고, 그것도 정씨 가문에서 어느정도 실력을 갖춘 후생이다.
정기해는 차가운 웃음을 보였다. “당연히 그건 안 되지, 하지만 우리 정씨 가문은 결코 누군가의 방패가 되지 않아!” “너 오락타운에 한번 가봐. 걱정할 거 없어! 여기 자료들을 가지고, 이 자료들만 있으면 많이 쉬울 거야.” 정문봉은 말했다. “혹시 장이경이 또…….” “장이경이 뭐? 본인 앞가림이나 잘하라고 해, 참견질 좀 하지 말고.” 정문봉은 놀랍다는 듯 턱을 어루만졌다. ‘장이경과 같이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도 혹시 무슨 위험에 빠진 것이 아닐까……?’ 설사 정 씨 가문이라 해도 감히 장이경을 함부로 어쩌지 못했으니. “알았으니깐 그만 가서 일 봐.” 정기해는 곧장 전화를 끊어 버렸다. 한편 정문봉은 정기해가 보낸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을 세세히 들여다본 정문봉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오우…… 진시우 이 인간 옆에 여자들이 아주 득실거리는구먼……!” 그 뒤 정문봉은 곧장 차를 몰고 오락타운으로 향했다. 오락타운에 도착하자마자 정문봉은 대문을 지키고 있는 진이용의 부하들을 보았다. 한치의 감춤도 없이 정대광명하게 대문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묘씨 가문이 망가진 현재, 여직도 저리 대범하게 행동하다니, 이건 필시 진시우가 뒤를 봐주고 있기에 가능했던 거다. 비록 맘속 한가운데 찝찝해남을 느꼈지만 정문봉은 그냥 무시하고 그대로 오락타운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런 정문봉을 본 진이용은 벌써부터 긴장 해나기 시작했다. 진이용도 정문봉에 대해 어느 정도 요해가 있던 터였다. 금융학 박사로서 정문봉은 가문에서 입지가 꽤 상당했다. 비단 늙은 수장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식도 풍부하고 배운 것도 많은 사람이었다. 정문봉은 설사 정씨 가문 내에서 어느 정도 유명한 사람이었고 또한 유능력한 사람이기도 했다. 결코 일반적인 가문의 성원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쨕-정문봉은 곧추 진이용을 향해 걸어가서 얼굴에 보기 좋게 한대 날렸다. “이 개새끼가 지금 여기가 어디라고 행패야?! 누가 지시한 거지? 어서 꺼지지 못
정문봉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가식적인 웃음을 보이며 진시우에게 말했다. “네? 봤으면 또 어쩔 건데요?” “당신이 누구인데 나더러 모른 척한다고 지껄이는 거죠? 내가 꼭 반응을 해줘야 하는 건가요?” 그러자 진시우는 손가락으로 진이용을 짚으며 답했다. “진이용은 현재 대충 내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 내가 보는 앞에서 내 사람한테 손지검을 하는 걸 되려 내가 모른 척할까요? 그러면 내 체면은 뭐가 됩니까?” 그러자 정문봉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며 얘기했다. “체면?! 내가 굳이 신경 써야 할 체면도 있나요?” 쨕- 그러더니 다시 한번 진시우가 보는 앞에서 진이용의 얼굴을 거세게 후려갈겼다. 그리고 조금 얼얼해진 손을 꼼지락거리며 보란 듯이 말하는 거였다. “어이쿠, 또 때렸네요? 그래서 어쩔 건데요? 감히 나한테 반격이라도 할 수 있어요?” 정문봉은 차가운 어조로 계속 말해 나갔다. 그는 더 이상 진시우 앞에서 자신의 분노를 참기도 싫었고 참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고 느꼈다. “너 이 자식 내가 따박따박 존댓말로 대꾸해 주니깐 뭐라도 되는 줄 알지? 지금 여기가 어디라고 나한테 되려 텃세를 부려?! 너 따위가? 정녕 우리 정씨 가문이 쉬워 보였나 보지?” “기타 정씨 가문 성원한테 무슨 짓걸이들을 했는지 난 알고 있어. 그런데도 지금 내 앞에서 계속 그딴 식으로 말하고 있다니…… 너 단단히 미쳤구나?” 하나 진시우는 여전히 무덤덤했다. “오호라?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군요? 난 그래요…… 요구가 많지 않죠. 그냥 내 부하를 때렸으니 그대로 돼 갚아 주는 거, 즉 진이용이 다시 그쪽을 죽도록 팼으면 하는데, 어때요?” “다만 살려는 줄게.” 정문봉은 자신의 포스에 놀랄 거라고 기대한 바와는 달리 무척이나 당당한 진시우의 모습에 조금 놀랐다. “으…… 응? 살려는 주겠다고?!” 그 뒤 손으로 미간을 어루만지고는 정문봉도 전혀 두려움이 없다는 눈빛을 보였다. “그럼 어디 한번 해보지?”“하지만 만약 내가 무슨 변
거만한 웃음을 보이던 장이경은 그 말에 난해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자신만만’한 말은 난생처음 들어보기 때문이었다. ‘홀로 우리 정씨 가문과 싸우겠다는 얘기야 뭐야?!’ ‘재미있군…… 재미있어!’ 정문봉은 여태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나왔었다. 그중에는 당연히 거만한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 하지만 진시우처럼 홀로 가문을 상대할 수 있다는 말은 또 처음이었다. 이런 진시우를 보고 있는 진이용은 벌써부터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려왔다. 그는 믿지 않았다. 진시우가 홀로 정 씨 가문을 쓰러뜨릴 수 있는 능력을 겸유했다는 걸. 다만 장이경의 지지를 잃은 진시우가 더없이 원망스러웠고 나아가 자신이 한없이 멍청해 보였다. 진시우를 따르려고 맘먹었던 것도 하 도련님을 제압하는 모습에서였고 또한 그 후 어떻게 진시우가 황 시장님과도 연분이 닿아있다는 걸 알아내기까지 했다. 그리고 장설희와 같이 있는 진시우를 보고는 그는 확신하였지만 이제 보니 아마 실수였다는 생각에 이미 맘속으로 오열하고 있는 진이용이다. 장설희의 저 어쩔 바 몰라하는 표정을 보니 아마 문제가 발생해도 크게 발생한 모습이었다. 진이용은 손에 땀을 쥐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편 득세했다고 여긴 조금무는 뒤에서 진이용을 보며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진이용 이 개새끼야, 넌 뒤졌어! 어서 이거 풀지 못해?!” 진이용은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런 조금무를 보았다. 더 이상 버티기도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는 서서히 걸어가서 조금무를 풀어주려는 찰나 진시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그거 풀어주면 진이용, 너랑 나도 끝이야. 대충 오늘 목숨만 부지하게 해 주지. 그 이상은 나한테서 바라지 마.” 순간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진 진이용은 몸을 더 세게 부르르 떨었다. 진이용은 고개 돌려 다시 진시우의 눈치를 살피었다. 하나 마냥 차분하게 서있는 진시우를 보았을 때 진이용은 어쩐지 더 긴장해 났다.“진이용, 잘 들어! 네 이 자식이 저딴 인간이랑 엮여서 정 씨 가문을 해하려 하다니, 담덩이가
“이런 비겁한 수작질은 나도 할 줄 아는데, 한번 보실래요?” 정문봉의 얼굴은 진시우한테 맞아서 이미 벌겋게 부어 있었다. 하나 그런 와중 정문봉은 진시우가 자신을 때린다는 거에 놀라워하고만 있었다. ‘감히 내 몸에 손을 대?’ ‘이시연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얘기인가?’ 정문봉은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했고 다른 한편으로 어이가 없었다. 그런 정문봉의 얼굴을 보며 진시우는 다시 한번 손을 들고 아래로 세게 내리쳤다. 빠각- 순간 정문봉은 자신의 코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들었다. 어느새 터진 수돗물처럼 코피가 줄줄줄 흐르고 있었고 왠지 울먹해지도 했다. “아아악!!” 그렇게 체면이고 뭐고 고통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정문봉을 잠시 뒤로 하고 진시우는 먼저 진이용을 불렀다. “진이용 어디 있어?” 진이용은 바로 진시우 뒤에 있었다. 개처럼 진시우한테 처맞고 있는 정문봉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정 씨 가문 수장의 아들인데…… 진시우 앞에서는 그냥 한낱 보잘것없는 건달처럼 아무렇지 않게 맞아대는 것을 보고 넋이 나가버렸던 거다. ‘진짜 정씨 가문이 하나도 무섭지 않은 거야?’ 그러다 문뜩 진시우의 부름을 받고 총총총 달려가서 진시우 앞에 넙죽 엎드렸다. “아까 맞은 대로 되돌려줘.” 진시우는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가서 의식이 흐릿해진 정문봉을 한 손으로 들어 진이용 앞에 가져다 놓았다. 진이용은 피범벅이 되어 있는 정문봉을 보며 맘속이 복잡해 났다. ‘뭐…… 뭐라고? 나더러 복수하라는 거야 뭐야?’ 후들후들 떨리는 진이용의 두 다리가 이미 극도로 두려워하는 진이용의 마음을 잘 대변해주고 있었다. 정문봉한테 함부로 손지검을 했다가는 평생 낙인이 찍힐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칫 인생이 파탄날 수 있는 거였고 적어서는 이후 운강에는 남아있기 힘들게 될 거다. “왜? 뭘 그리 망설여? 아까 나한테 충성을 맹세할 것처럼 행세를 하더니, 거짓인 거야?” 하나 진시우는 계속 진이용을 압박해 갔다.“네……?! 절대로 아니죠! 누가 망설인다는 겁니까!” 이미
“진이용…… 너…… 내가 절대로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죽여버리겠어……!” 정문봉은 정신이 흐릿해서 말을 더듬었다. 하지만 조악함 만큼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진이용은 정문봉의 말에 화들짝 놀라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정문봉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다 맘을 도 독하게 먹고 세게 차버리었다. “당신은 그냥 닥치고 있는 게 좋아!” “다 죽어가는 마당에도 저주할 힘은 있나 보네……!” “진 선생님이 있는 한 난 더 이상 당신네들이 두렵지 않아! 왜? 아니꼬우면 정씨 가문한테 전해, 날 죽이라고!” “나도 어차피 이판사판이야. 설사 내가 죽는다 하더라도 진 선생님이 복수해 줄 거라고.” 정문봉은 철저히 정신을 잃어버리고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 뒤 진이용은 이를 악물고 몸 돌려 조금무를 향했다. 조금무도 진시용이 아까 정문봉을 어떻게 대했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었기에 대충 자신의 처지도 예상하고 있었다. 하나 진이용의 굳어버린 표정을 확인했을 때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려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왜……? 뭐 하려고?! 진이용…… 너…… 내 몸에 손을 대지 마! 나도 널 가만히…….” 하나 조금무의 말이 채 끝나가도 전에 진이용은 조금무의 배를 마구 가격하기 시작했다. “그럼 어디 한번 해보시지?! 정문봉과도 이미 나가리가 된 판에 당신 따위를 무서워할까 봐?!” 진이용은 정문봉한테 힘을 다 썼는지 헉헉대면서 뒤에 있는 부하한테 말했다. “조금무를 끌고 나가 반쯤 죽여!” “네!” 이윽고 들려오는 조금무의 비참한 울음소리와 더불어 진이용은 쏘파에 편하게 앉아서 정씨 가문에게 어떤 식으로 전화를 걸지 고민하였다. ‘대충 60억 정도 받아내면 될 듯한데…… 어떻게 말하지? 정씨 가문에서 나를 죽이려 들 텐데…….’……진시우는 장설희와 같이 오락타운을 유유히 나섰다. 장설희가 운전하여 진시우를 이시연한테로 데려다 주기로 하였다. 가는 도중 진시우의 눈치를 살피다 서서히 입을 열었다. “그게…… 아버지에게 뭔가 문제가
진시우는 으쓱해하는 이시연의 이마를 가볍게 튕겼다. “잘난 척하기는, 어서 옷 갈아입고 나와.” 그 뒤 이시연은 별 대꾸 없이 토끼처럼 폴짝폴짝 뛰면서 방에 들어가 옷을 챙겨 입었다. 짧은 바지에 몸에 딱 달라붙는 티셔츠를 입은 그녀는 은근 매력이 더 돋보였다. 하얗고 매끈한 다리를 그대로 과시하면서 샌들까지 신고 가뿐하게 집 밖을 나섰다. 진시우는 자신의 앞을 홀가분히 스쳐 지나가는 이시연을 보며 은근슬쩍 말했다. “보기 좋은데~” 그러자 이시연은 고개를 홱 돌려서 한마디 뱉었다. “그래 내가 누구인데? 오빠는 좋겠다, 나 같은 여자가 여자친구여서.” 진시우는 그냥 씩 웃으면서 이내 따라가 허리를 감싸 안았다. “알았으니깐 어서 가.” 그리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둘은 이내 잠시뿐인 둘만의 공간을 즐기려 하였다. 하나 문뜩 뒤에 또 다른 사람이 탑승하고 있다는 걸 새삼스레 발견한 진시우는 점점 이시연의 몸을 타고 위로 올라가는 손을 그만 내렸다. 마스크를 쓴 낯선 사람이었다. ‘엇어?!’ 순간 뭔가를 느꼈는지 진시우는 곧바로 이시연을 끌어안고 뒤로 물러나려 했다. 엘리베이터에 같이 탑승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중년남성은 진시우가 뒤로 물러나는 사이 펑하고 튕겨나갔다. 이윽고 들려오는 또 다른 소리, 이 소리는…… 바로 엘리베이터가 충격에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아래로 하강하는 소리였다. 마스크 남자는 몸놀림이 엄청나게 빨랐다. 거의 진시우의 촉지성촌까지 따라잡을 수 있을 만큼의 속도였다. 진시우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경황 한 나머지 이시연을 꼭 끌어안고 180도 몸을 돌려 바닥을 있는 힘껏 내리밟았다. 펑-진시우는 바닥 위에 부응 떠서 마스크 남자를 피하려 했다. 하나 역시 역부족이었는지 이내 마스크 남자의 펀치를 맞고야 말았다. 쿠쿵- 강한 울림이 복도에 울려 퍼졌다. 그 울림에 유리들이 하나둘씩 금이가고 심지어 부서지기까지 했다……! “후…….” 진시우는 숨 한번 쉬고 몸속의 경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입가에 묻어 있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