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용…… 너…… 내가 절대로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죽여버리겠어……!” 정문봉은 정신이 흐릿해서 말을 더듬었다. 하지만 조악함 만큼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진이용은 정문봉의 말에 화들짝 놀라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정문봉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다 맘을 도 독하게 먹고 세게 차버리었다. “당신은 그냥 닥치고 있는 게 좋아!” “다 죽어가는 마당에도 저주할 힘은 있나 보네……!” “진 선생님이 있는 한 난 더 이상 당신네들이 두렵지 않아! 왜? 아니꼬우면 정씨 가문한테 전해, 날 죽이라고!” “나도 어차피 이판사판이야. 설사 내가 죽는다 하더라도 진 선생님이 복수해 줄 거라고.” 정문봉은 철저히 정신을 잃어버리고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 뒤 진이용은 이를 악물고 몸 돌려 조금무를 향했다. 조금무도 진시용이 아까 정문봉을 어떻게 대했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었기에 대충 자신의 처지도 예상하고 있었다. 하나 진이용의 굳어버린 표정을 확인했을 때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려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왜……? 뭐 하려고?! 진이용…… 너…… 내 몸에 손을 대지 마! 나도 널 가만히…….” 하나 조금무의 말이 채 끝나가도 전에 진이용은 조금무의 배를 마구 가격하기 시작했다. “그럼 어디 한번 해보시지?! 정문봉과도 이미 나가리가 된 판에 당신 따위를 무서워할까 봐?!” 진이용은 정문봉한테 힘을 다 썼는지 헉헉대면서 뒤에 있는 부하한테 말했다. “조금무를 끌고 나가 반쯤 죽여!” “네!” 이윽고 들려오는 조금무의 비참한 울음소리와 더불어 진이용은 쏘파에 편하게 앉아서 정씨 가문에게 어떤 식으로 전화를 걸지 고민하였다. ‘대충 60억 정도 받아내면 될 듯한데…… 어떻게 말하지? 정씨 가문에서 나를 죽이려 들 텐데…….’……진시우는 장설희와 같이 오락타운을 유유히 나섰다. 장설희가 운전하여 진시우를 이시연한테로 데려다 주기로 하였다. 가는 도중 진시우의 눈치를 살피다 서서히 입을 열었다. “그게…… 아버지에게 뭔가 문제가
진시우는 으쓱해하는 이시연의 이마를 가볍게 튕겼다. “잘난 척하기는, 어서 옷 갈아입고 나와.” 그 뒤 이시연은 별 대꾸 없이 토끼처럼 폴짝폴짝 뛰면서 방에 들어가 옷을 챙겨 입었다. 짧은 바지에 몸에 딱 달라붙는 티셔츠를 입은 그녀는 은근 매력이 더 돋보였다. 하얗고 매끈한 다리를 그대로 과시하면서 샌들까지 신고 가뿐하게 집 밖을 나섰다. 진시우는 자신의 앞을 홀가분히 스쳐 지나가는 이시연을 보며 은근슬쩍 말했다. “보기 좋은데~” 그러자 이시연은 고개를 홱 돌려서 한마디 뱉었다. “그래 내가 누구인데? 오빠는 좋겠다, 나 같은 여자가 여자친구여서.” 진시우는 그냥 씩 웃으면서 이내 따라가 허리를 감싸 안았다. “알았으니깐 어서 가.” 그리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둘은 이내 잠시뿐인 둘만의 공간을 즐기려 하였다. 하나 문뜩 뒤에 또 다른 사람이 탑승하고 있다는 걸 새삼스레 발견한 진시우는 점점 이시연의 몸을 타고 위로 올라가는 손을 그만 내렸다. 마스크를 쓴 낯선 사람이었다. ‘엇어?!’ 순간 뭔가를 느꼈는지 진시우는 곧바로 이시연을 끌어안고 뒤로 물러나려 했다. 엘리베이터에 같이 탑승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중년남성은 진시우가 뒤로 물러나는 사이 펑하고 튕겨나갔다. 이윽고 들려오는 또 다른 소리, 이 소리는…… 바로 엘리베이터가 충격에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아래로 하강하는 소리였다. 마스크 남자는 몸놀림이 엄청나게 빨랐다. 거의 진시우의 촉지성촌까지 따라잡을 수 있을 만큼의 속도였다. 진시우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경황 한 나머지 이시연을 꼭 끌어안고 180도 몸을 돌려 바닥을 있는 힘껏 내리밟았다. 펑-진시우는 바닥 위에 부응 떠서 마스크 남자를 피하려 했다. 하나 역시 역부족이었는지 이내 마스크 남자의 펀치를 맞고야 말았다. 쿠쿵- 강한 울림이 복도에 울려 퍼졌다. 그 울림에 유리들이 하나둘씩 금이가고 심지어 부서지기까지 했다……! “후…….” 진시우는 숨 한번 쉬고 몸속의 경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입가에 묻어 있
마스크 남자는 진시우의 기세 넘치는 발언에 멈칫하였다. 진시우가 이렇게 강하게 반응하리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그런 진시우를 보는 마스크 남자의 눈빛은 미묘했다. 그렇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랐는지 한동안 침묵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건방진데?” 진시우는 시큰둥해서 답했다. “그래요? 실망시켜서 죄송하군요. 내가 건방지다고……, 이런 평가도 이제는 한두 번이 아니라서 말이죠.” “그래서 이름이 어떻게 되죠? 아니면 어떻게 불러 드릴까요? 진용권이라고 나도 처음 들어봐서.” 그러자 마스크 남자는 늠름하게 또박또박 세 글자 뱉었다. “조신갑.” “패기 넘치는 이름이군요.” 진시우는 입꼬리를 가볍게 올렸다. “경력도 엄청 맹렬하게 요동치는 걸 봐서 아마 권법에 힘입어 더 업드레이드 시킨 거죠?” 하나 조신갑은 차갑게 답했다. “그런 것일 지도? 내가 왜 알려 줘야 하는 건데?!” “뭐……, 그렇긴 하죠.” 진시우는 씁쓸한 웃음을 보이더니 다시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그럼 다시 한번 시전해 보겠어요?” “됐어, 내가 자네의 꼭두각시도 아니고, 하라면 해야 돼? 난 그냥 경고하로 온 것일 뿐, 얼추 보니 여기 사람도 아닌 거 같은데 어서 운강을 떠나!”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조언이야. 운강은 자네 생각대로 그렇게 쉬운 곳이 아니야, 자네 같은 외지인이 함부로 헤집고 다닐 수 있는 데가 아니라고.” “실력이 좋아, 자네는. 그런 출중한 실력을 겸유하고 있는 젊은이가 죽는 것이 난 너무 아깝다고. 그러니 하나뿐인 목숨을 아끼고 어서 여기를 떠나.” 하나 진시우는 은근 측은해하는 조신갑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왜 갑자기 나를 생각하는 척하세요? 아까 나를 공격할 때에는 그런 눈빛이 아니었잖아요?”진시우의 말투에서는 점차 조소와 비아냥이 섞이기 시작했다. 하나 조신갑은 꿋꿋하게 말했다. “아까 한 말은 진심이었어.” “여기까지 말하지 않으려 했는데……, 자네 혹시 장이경이 뒤를 봐준
“난 그래도 자네를 끝까지 해치고 싶지 않았어. 그런 자네는 굳이 나한테 도발을 일삼는 이유가 뭔가?” “참 허위스럽군요. 내 금강공이 아니었다면 난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을 겁니다. 그러고 이제 와서 해치고 싶지 않았다느니 하는 얘기를 하는데, 과연 내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진시우는 더 날카롭게 쏘아댔다. “대충 가늠해 보니 단번에 죽여버리기 어려운 존재인걸 눈치챘나 보죠. 그러니 갑자기 근심해 주는 척, 배려해 주는 척하며 적당한 선에서 내빼려고 하는 거고.” “비록 내 실력이 겨우 대종사밖에 되지 않지만 그 정도는 나도 아니깐 연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진시우는 조신갑의 체면을 전혀 돌봐주지 않고 있는 그래도 다 얘기했다. 이에 조신갑은 머쓱했는지 숨을 길게 내뱉더니 말했다. “난 그래도 몇 마디는 좋은 마음으로 얘기한 거야. 하지만 끝끝내 그렇게 말하겠다, 이거지?” “그러면 내가 선배로서 후배한테 교훈을 줘야 하겠군.” 쿠쿠쿵- 말이 끝나기 무섭게 조신갑은 갑자기 빠른 몸놀림으로 진시우의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보아하니 조신갑도 일종의 고속이동 기술을 익히고 있는 거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속도를 자랑하는 몸놀림은 거의 불가능했다. 조신갑의 공격에 대응하여 진시우는 뒤로 허리를 굽혔다. 이내 조신갑의 주먹이 뒤로 젖혀진 진시우의 머리 위를 매섭게 스쳐 지나갔다! 진시우는 잽싸게 그 주먹을 피하면서 동시에 손을 들어 조신갑의 팔을 휘잡았다. 이후 허리에 힘을 꽉 주고 옆으로 당기면서 조신갑을 앞으로 이끌어오고는 곧바로 팔꿈치로 얼굴을 조준하였다. “으윽!!”조신갑은 천인 중기의 고수로서 이런 공격은 쉽게 보아내였다. 그도 진시우의 팔꿈치가 자신을 향해 뻗쳐옴을 민첩하게 느끼고 손으로 그 팔꿈치를 막았다! 그러면서 그 충격을 빌어 진시우가 잡고 있던 손을 뿌리치고 뒤로 잠시 피했다. 조신갑의 펀치들은 하나같이 무거운 펀치들이었다. 마치도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는 무거운 돌덩이들처럼 잘못 맞았다가는 단 한 번으
“이걸 피해?!” 조신갑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경력의 증장으로 하여금 요즘 기본기에 충실한 젊은이들이 많지 않았다. 그런 조신갑이 아무런 기술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발을 피한 진시우가 마냥 놀라웠다. 전투에서 기본기를 자주 사용하는 건 올드한 무자들의 전투 스타일이었다. 하나 요즘 젊은 무자들은 달랐다. 많이는 경력과 보조적인 전술로 전투에 매진하는 경우가 많았고 또한 그래서도 기본기에 소홀히 하였다. 컥- 진시우는 묵묵부답으로 똑같이 다리를 들어 위로 조신갑의 사타구니를 향해 뻗었다. “어……?! 이 젊은이가 무자로서의 도덕이 없네?!” 비록 조신갑은 그렇게까지 늙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소소한 ‘재미’는 잃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진시우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곧추 위로 뛰었다. 그다음 허공에서 아래로 강하게 내리찍는 것이었다. 조신갑은 또다시 빠르게 진시우의 공격을 피했다. “흥!” 천지대세로 진시우의 일거일동을 하나하나 감지하고 있던 조신갑이었다. 그래서도 이번 공격은 그한테 그리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비록 잦은 공격에 힘이 따리기 시작하였지만 조신갑은 매번 마다 젖 먹은 힘까지 다 동원하여 진시우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진시우도 조신갑에게 뒤지지 않는 몸놀림으로 조신갑의 공격을 피했다. “도대체 무슨 기술인 거냐고!” 조신갑은 다시 한번 높게 부르짖었다. 망세통에 힘입어 진시우는 번마다 조신갑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게다가 비단 민첩한 속도와 반응으로 조신갑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 아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몸놀림으로 피하는 거였다. 마치 몸이 아주 유연한 스펀지처럼 때때로 불가사의 한 동장을 시전해 보이면서 공격을 피하는 거였다.진시우는 다만 전투에 집중하여 망세통을 빌어 끊임없니 조신갑의 공격을 피할 따름이었다. 드디어 조신갑이 지쳐있는 틈을 타서 곧장 음면동을 시전 했다. 역시 조신갑은 천인 대고수로서 강력한 실력이 바탕이 되어 있었다. 진시우의 음면공도 철저하게 조신갑을 뚫을 수
“케케켓……!” 진시우는 마른기침만 몇 번 할 뿐 이미 줄행랑을 놓아버린 조신갑은 찾을 수가 없었다. “대단하군만…….” 진시우는 혼잣말로 중얼대다가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야. 조신갑 저 인간 비록 비겁하기는 해도 결코 한 말은 거짓이 아니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운강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다. 여기는 구미보다 훨씬 더 위험했다. 아마도 동해와 지리적으로 가까운지라 동해의 큰 세력들이 많이 간을 보고 있는 곳인 것일 수도 있었다. “고작 동해의 몇몇 세력들만으로도 이렇게 운강이 뒤죽박죽 되었다고? 믿기지 않는군……. 그런 동해는 또 어떤 곳인 거야……?!” 아마도 많은 패자들의 대본영일 것이 틀림없었다. “시우 오빠!” 이때 뒤에서 이시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겁에 잔뜩 질렸는지 진시우 곁으로 달려오자마자 진시우를 아래위로 훑으면서 혹여나 다친 곳은 없는지 둘러보았다. “괜찮으니깐 그렇게 겁먹지 않아도 돼.” 진시우는 이미 장청진기로 몸을 회복하고 있었다. 이내 원기를 회복하고 이시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놀란 맘을 다독여줬다. 하지만 정작 진시우 맘속에는 아까의 전투 상황만 역력히 남아있었다. ‘하루빨리 무도 천인의 경지까지 도달해야 하는데…….’ ‘이러다 언젠간 진짜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어!’ 이시연은 진시우 품에 꼭 안겨서 한참을 서있었다. 밥 먹을 생각은 이미 잊어버린 채 그냥 어디 가서 쉬고 싶었다. 진시우는 그런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면서 괜찮다고 계속 다독이면서 서서히 발걸음을 옮겼다. “괜찮다니깐! 이 정도는 끄떡도 없어. 그러니 어서 밥이나 가서 먹자고.” 어느새 진시우는 이미 얼굴이 발그스레해서 아까의 전투에서 완전히 원기를 회복하여 있었다. 역시 장천진기의 효력이 상당했다. ……한편 조신갑은 가까스로 진시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거처로 달아 들어갔다.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안색이 흙빛이 되어 안방을 뒤적거리였다. 이윽고 상자하나를 꺼내 안에서 더 조그마한 나무상자를 집어
장설희의 전화로 진시우는 형사팀으로 가려던 계획을 변경하고 장이경의 별장으로 선로를 틀었다. 별장으로 들어서는데 밖에서부터 분위기가 뭔가 침침했다. 진시우는 그냥 묵묵히 이시연을 데리고 걸어 들어갔다. 가보니 오른쪽 팔만 달려 있는 중년의 남자가 쏘파에 앉아 있었다. 이 사람이 바로 장이경의 경호원이자 아까 장설희가 전화에서 말한 아저씨인 이만구였다. 진시우는 왼팔이 비어있는 이만구를 지그시 바라보다 다시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기혈의 급격한 하강에 많이 쇠약해진 이만구였다. 그런 이만구를 보니 미간이 절로 구겨졌던 거다. 사실 진시우는 장이경의 집에 제일 처음 왔을 때부터 이만구의 존재를 감지하고 있었다. 비록 정식으로 본 적은 없지만 느껴지는 강렬한 기로 미뤄보아 실력은 대충 구권 좌주인걸 인츰 눈치챌 수 있었다. 하지만 왼판을 잃어버린 지금 전과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특히 이만구와 같이 절정의 무자한테 있어 기혈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만약 경력은 무자의 실력을 대표할 수 있다면 기혈은 구체적인 상태였다. 그런 기혈이 좋으면 좋을수록 전투에서 경력을 더 효과적으로 이끌어내고 사용할 수 있었다. 장이경은 진시우를 보더니 측은한 눈빛으로 말했다. “시우야, 이제 오느냐?” “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이 분이 바로 이만구 경호원이죠? 안녕하세요, 선배님?” 진시우는 두 손을 맞대어 무도의 방식대로 인사를 하였다. 이만구는 서서히 두 눈을 뜨고 그제야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진 선생님 오셨군요. 어서 앉으세요, 내가 지금 몸이 많이 안 좋아서……. 아무튼 개의치 말고 편하게 하세요.” “네.”진시우는 가볍게 답하고는 이만구한테로 다가가서 손을 살며시 어깨에 올려놓았다. 비록 진시우가 자신한테 악의가 없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갑자기 올려놓은 손에 이만구는 그래도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 하나 그것도 잠시 이내 표정이 급변하여 고개 들어 진시우를 보았다. ‘이…… 이건 도대체 뭐지?!’ 손으로부터 이름할 수 없는 강력한 힘
진시우는 강호에 있는 고수들에 대해서 요해가 적었다. 이만구는 백모염왕이라는 말에 여전히 시큰둥한 표정을 보이는 진시우를 보고 설명을 보탰다. “백모염왕은 동해의 사람입니다. 천인 대고수이고 입 주변에 하얀 수염이 길게 자라나 있어 사람들은 백모염왕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이만구의 말에 진시우는 계속 물었다. “그래서 이 사람 지금 어디에 있죠?” 순간 날이 가득 서 있는 진시우의 말투에 이만구는 의아해서 물었다. “네? 혹시 누구인지 아세요?” “내 친구를 다치게 할 뻔했거든요.” “이런……, 그런 일이 있었군요! 나를 공격한 뒤 지금은 종적을 감춰버려서 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기억하세요, 백모염왕은 절대 약한 상대가 아니라는걸! 막강한 실력의 소유자더군요! 만약 내한테 장 성주님의 경호원이라는 신분이 없었더라면 아마 지금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을 겁니다.” 진시우는 여전히 궁금한 것이 많았다. “그런데 선배님한테 찾아온 이유가 뭐죠? 굳이 결투까지 벌이고…….” 이 물음은 장이경이 답했다. “그건 우리가 너를 도와주었다고 아마 경고차원에서 온 것일 거야.” 장이경은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 성주라는 신분이 있음에도 감히 이렇게 거칠게 공격해 오는 사람이 있다는 거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말하다 장이경은 화제를 돌려 한 가지 중요한 사안을 꺼냈다. “그래서도 시우야, 이제부터 말이다. 나…… 너를 공개적으로 도와주지는 못하겠구나.” “심지어 우리 사이가 결열 되었다는 그런 모습까지 보여줘야 할거 같아. 이제 진무사에서 사람을 파견하여 이번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말이야.” 진시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었다. “나야 뭐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아저씨와 설희 씨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충분히 할 수 있죠.”장이경은 그래도 진시우가 섭섭해할까 봐 한마디 더 보탰다. “이건 그냥 표면상 그럴싸하게 연기하는 거니 따로 섭섭해하지는 말고! 우리는 그래도 너를 지지한다! 만약 필요하다면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