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소첩의 안색이 크게 변하며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방금 술을 사러 나갔던 청년이 어두운 얼굴로 테이블을 세게 쳤다.“이 자식이, 네가 지금 누구랑 얘기하는 지 알아? 이 촌놈이 아직도 말을 못알아들어?”그가 말하는 소리가 점점 더 커지자 술집 직원의 안색이 변했고, 급히 군중을 헤치고 와서 공손한 표정을 지었다.“진정하세요. 모두들 다 즐겁게 놀러 오신건데, 이렇게…….”‘탁!’하지만 그는 술집 직원의 뺨을 세게 때려서 멍하게 만들었다.“너 같은 놈이 감히 끼어들 일이야?!”술집 직원의 눈에 화가 떠올랐다. 이런 곳에서 일한다고 해서 남에게 함부로 업신여김을 당할 일은 아닌 것이다.“다들 대단하신 분들로 보이는데, 이 술집은 호형이 관리하고 있으니 그분을 봐서라도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말아 주세요.”직원은 다행히 눈치가 좀 있는 사람이었다. 정말 소란이 커지면 더욱 번거로워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금 억울하더라도 이 일을 빨리 끝내려고 했다.“나더러 그만두라고? 그럼 이 자식을 당장 끌어내서 얼굴을 때려 부숴!”그가 담담한 얼굴의 진시우를 가리키며 오만방자하게 말하자, 직원이 진시우를 한 번 보더니 말했다.“그, 그건…….”그러자 그가 직원을 세게 걷어찼고, 직원은 배를 잡고 몇 걸음 물러났다.“뭘 망설여? 너도 한 패야? 그 호형이라는 사람 불러와, 누가 감히 나를 막는거야?”술집은 점차 조용해졌다. 이곳에 있는 사람 중 열에 아홉은 ‘호형’이라는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다.지하세계의 최강자, ‘호형’이라고 불리는 왕호.그 사람도 대단한 인물과 엮여 있기 때문에 최강자의 자리에 굳건히 앉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사람을 대할 때는 사회 각 층의 큰 인물들마저도 고개를 조아린다고 한다.그런데 이 외지 놈이 감히 이렇게 날뛰다니? 호형이 오면 모두 해치워 버릴 게 분명하다!경비원들도 다가와 제지하려고 했으나, 외지 청년들은 가소롭다는 듯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야?”갑자기 군중 속에서 어두운 얼굴의 30대 남자
주우범이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며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허 사장 맞지? 여기 볼 일 없으면 당장 꺼져! 다시 와서 흥을 깨뜨리면 오늘 밤 술집이 없어질 줄 알아!”허 사장의 얼굴에 갑자기 분노가 차올랐다.“말씀이 지나치십니다!”주우범이 눈을 감으며 천천히 말했다.“용호.”스물 대여섯 살쯤 되어보이는 청년이 일어서며 험상궂은 미소와 함께 손가락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 용호라는 청년은 마치 치타처럼 순식간에 4~5미터를 뛰쳐나와 눈 깜짝할 사이에 허 사장 앞에 나타났다.‘퍽!’그가 번개처럼 손을 써서 허 사장을 발로 걷어차자, 탁자 위에 심하게 넘어진 그의 입에서 피가 콸콸 쏟아졌다.갑작스러운 장면에 경비원들도 감히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고, 용호는 비웃으며 손가락을 움직였다.“병신들, 내가 놀아주지!”주우범은 담담하게 진시우를 바라보았다.“계속 술 마시자고 할 거야?”진소첩이 옆에서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자식, 상황 판단 잘 해! 이렇게 봐주는 일 잘 없으니까.”“지금이라도 찌질함을 인정하고 말을 잘못 했다고 사과해!”“민하처럼 좋은 여자애가 어떻게 너 같은 답 없는 멍청이를 만났나 몰라? 정말 화가 나!”빅토리아와 운나영도 연이어 입을 열자, 주민하는 이런 맹렬한 기세를 보고 재빨리 진시우를 뒤로 끌어당겼다.“내 남자친구는 그런 뜻이 아니야. 그냥 공감능력이 낮고 승부욕이 강해서 바보 같은 말을 한 거지. 좋은 친구 사이에 그렇게 따져야겠어?”그러자 진소첩이 주민하를 한 손에 잡아당겼고, 주민하는 미처 반응하지 못한 채 비웃는 소리만 들었다.“민하야, 이 자식은 분명히 지능이 없어. 온 몸에 흐르는 싸구려 티를 봐. 어떻게 너랑 어울릴 수 있겠니? 너는 집안도 괜찮고 얼굴도 미인인데, 굳이 이런 술집에서 백주나 마시는 촌놈이랑 어울려야겠어?”“그만 해!”주민하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내 남자친구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다니, 너무 기분 나빠!”그러자 빅토리아가 큰 소리로 말했다.“다
주민하는 손바닥에 식은땀을 흘리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관용을 베풀어서 그냥 넘어갈 수 있을까? 다음에 식사라도 대접할게.”만강자본, 이 대기업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정말 너무 유명했기 때문에 때때로 아버지의 입에서 그 기업의 이름을 듣기도 했다. 듣자하니 구미 쪽에서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이런 거대한 상대에게, 틀림없이 미움을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일로 심지어 아버지에게 폐를 끼칠 수도 있다.이제 막 잘 되어 가는 아버지가 이런 사소한 일로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다음에? 다음까지 언제 기다려?”주우범이 비웃으며 소주를 가득 따랐다.“가려면 가, 백주 두 병을 10분 안에 다 마실 수 있으면! 내가 얼마든지 보내주지!”주민하의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 10분만에 두 병? 이건 목숨을 내놓으라는 것과 똑같지 않은가?52도의 술을 한 번에 두 병씩 마시면 틀림없이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다른 사람에게 죽임을 당해서 모를 것이다.“하지만…….”주민하의 목소리가 떨리자, 주우범이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마실거야, 안 마실거야? 안 마시면 용호한테 네 남자친구를 때리게 할 거야! 감히 주량 좀 좋다고 내 친구를 속이다니! 내가 대신 해결해 주지 않으면 친구라고 할 수 있겠어? 술을 마셔야 갈 수 있어!”말이 끝난 주우범이 강향영을 한 번 보았고, 강향영은 약간 어지럽기는 했으나 그의 뜻을 알아챘다. 그리고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진시우를 가리키며 엄하게 말했다.“이 자식, 네가 감히 나를 속이다니! 일을 제대로 끝내기 전에 못 떠날 줄 알아!”그의 말을 들은 주민하는 화가 나서 분개했다.“너희들 왜 이래! 분명히 너희들이 먼저 술을 마시자고 한 거잖아! 먼저 겨루자며!”그러자 진소첩을 비롯한 몇 사람이 비꼬는 표정을 지었다.“민하야, 말은 똑바로 해야지. 분명히 이 촌놈이 멋대로 술로 겨루자고 한 거야!”“그래, 우리 모두 증언할 수 있어!”주민하가 경악한 얼굴로 눈물을 흘리려고 하자, 진시우가 한숨을 쉬었다.
“아이고!”“웃겨 죽겠네! 이 자식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우리랑 따지고 싶지 않았다고?”“어디서 난 자신감이야!”“바보 같은 놈, 현실을 제대로 볼 줄 모르는군. 자, 빨리 와서 한 번 따져 봐!”진소첩을 비롯한 세 사람도 모두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다. 주민하는 도대체 이 바보 같은 놈을 어디서 찾아온 걸까? 이렇게 가까이 서 있는 것조차 창피할 지경이었다.진시우의 말은 주민하의 얼굴을 붉게 만들었지만, 한편으로 더욱 긴장과 두려움을 느꼈다.“너무 충동적으로 굴지 마요. 이 사람들은 만강자본에서 왔어요. 만강자본이 어떤 기업인지 모르는 건 아니겠죠…….”진시우는 그녀의 손을 두드린 후 주우범을 바라보았다.“지금이라도 사과한다면 봐 주지.”주우범의 무표정한 얼굴이 서서히 비꼬는 표정으로 변했고, 눈빛에는 끝없는 냉혹함이 드러났다.“죽고 싶어? 내가 어떻게 주민하를 갖고 놀지 이따가 두 눈 뜨고 직접 봐, 이 개자식아.”진시우가 냉담한 얼굴로 조용히 답했다.“그런 기회 없을거야.”“제기랄, 용호야! 이 말 많은 자식 없애버려!”옆에서 보던 샤오보는 이미 발로 걷어차고 싶어 참을 수 없었고, 용호는 잔인한 표정을 지으며 진시우를 향해 걸어왔다.술집 손님들도 모두 숨을 죽이고 응시했고, 모두들 용호에게서 풍겨지는 강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이 자식, 다음 생에는 이렇게 함부로 미움 사지 마!”진시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무도 종사 주제에, 내 앞에서 무슨 척을 하는 거야?”용호의 눈동자가 움츠러들었다.“내가 무도 종사라는 걸 어떻게 알아? 설마 너도 무자야?”“못 알아볼 이유가 뭐가 있겠어?”그리고 진시우는 손가락을 꼬집으며 계속 말했다.“자, 그 두 다리에 아홉 손가락을 더해. 나는 손가락 하나만 있으면 상대할 수 있으니까.”“…….”강향영을 비롯한 모두는 놀라서 멍해졌다. 이 놈이 무슨 병이라도 걸렸나? 무도 종사인 용호를 손가락 하나로 어떻게 상대한단 말인가?용호는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곧
용호가, 그들의 무도종사가 손가락 하나에 패했다고?이게…… 무슨 상황이지?!“용호, 뭐 하는 거야!”샤오보가 섬뜩하게 소리를 질렀다. 무도 종사가 이렇게 당하는 건 그에게 있어 너무 충격적인 장면이었다.겨우 의식을 회복한 용호는 허탈하게 말했다.“나…… 나는 저 사람 상대가 못 돼…….”강향영의 얼굴이 갑자기 하얗게 지렸다 무도종사도 적수가 못 된다고?주우범의 표정도 무거워지며 눈 밑에 충격적인 빛이 번쩍였다. 용호는 무도종사의 실력을 가진 그의 보디가드였다. 그와 함께 어디든 여행하며 자신의 만강자본 도련님 신분까지 더해지면 누구든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막강한 힘을 가졌는데!북쪽 지역은 몰라도, 남쪽에서 누가 감히 만강 자본을 모른다고 할 수 있겠는가?그러나 오늘 그는 이 작은 구미시에서 이렇게 번거로운 일이 생길 줄 생각지도 못했다.“해결 끝.”진시우는 천천히 손을 떼로 주우범을 바라보았다.“다음은 네 차례야.”샤오보를 비롯한 몇 사람의 안색이 동시에 변하자, 강향영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자식아, 네 실력이 예상 밖인 건 알겠지만 나도 경고하는데 우리를 건드리면 감당한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진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어떤 대가? 한 번 보고 싶군.”지금의 서울은 성주, 장무사 조장을 비롯한 각 세력들이 이미 그의 편에 서서 힘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누구든 그에게 눌려 움츠러들어 고개를 들지 못하는 게 정상이다.이런 환경에서 동해 세력이 손을 댄다고?만약 정말 손을 댄다면, 그는 오히려 그 세력의 헛점을 파고들 생각에 약간 기대가 됐다.진시우는 주우범을 쳐다보지도 않고 남은 술 몇 병을 가리키며 강향영에게 말했다.“술 대결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자, 계속 마셔.”강향영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제기랄, 감히 나에게 명령해?”“마실거야, 안 마실거야?”진시우가 압박하며 말하자, 갑자기 강향영은 숨을 쉴 수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식은땀을 흘렸고, 진시우의 모습이 그들의 머릿속에서 미친듯
“분명히 네가 무슨 짓을 했겠지! 그렇지 않으면 강향영이 저럴 리가 없어!”주우범은 노여움을 참을 수 없었고, 샤오보는 술병을 든 채 흉악하게 진시우를 쳐다보았다.“야, 너 죽고 싶냐? 감히 우리에게 미움을 사다니, 죽을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거야! 너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들도 다 없애 버릴 테니까!”그러나 진시우가 손을 휘두르며 샤오보의 얼굴을 세게 때리자, 그는 비명을 지르며 얼굴 반쪽이 마치 폭파된 것처럼 피투성이가 되었다.그리고 진시우가 조용히 말했다.“얼마든지.”“이게 뭐 하는 짓이야!”주우범이 벌컥 화를 내며 말했다.“내 앞에서 친구를 때리다니,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진시우가 허허 웃었다.“무릎을 꿇고 주민하에게 사과해! 네가 만강자본이든 억강자본이든 나를 괴롭힌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꿈도 꾸지 마.”주우범은 평온한 얼굴이었지만,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했다.“그래?”진시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음면공이 주우범의 정신의지를 통제했고, 그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명령했다.‘쿵!’동해에서 온 이 부잣집 도련님은 바로 무릎을 꿇은 채 주민하를 향해 거듭 고개를 숙였다.“민하야, 미안해!”‘쾅쾅쾅!’그가 연거푸 머리를 세 번 부딪히자 이마의 피부가 다 벗겨졌고, 이 장면은 남겨진 사람들로 하여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를 느끼게 했다.진소첩을 비롯한 세 여자의 얼굴도 하얗게 질렸고, 진시우가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잠시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그는 때릴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정리를 해 놓는 게 주민하를 위해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쨌든 진소첩은 좋은 사람이 아니었고, 주민하는 이용해서 이익을 얻으려고 했던 여자니까!“너희 셋, 스스로 뺨 때리기 싫으면 여기서 꺼지고 앞으로 주민하 옆에 얼쩡거리지 마!”그 말을 들은 진소첩은 받아들일 수 없어 부들부들 떨었다.“오만방자하긴, 우리가 무슨 정신병이라도 있다는 거야? 어떻게 스스로 뺨을 때려!”그 말을 들은 진시우는 손을 흔들며 바로 음면공으로 그들이 스
이 직원의 이름은 오평이었고, 허 사장에게 다가가는 진시우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저, 저 사람이 호형의 이름을 불렀어? 맙소사, 아는 사이야?”허 사장은 종사에게 발길질을 당해 상처가 가볍지 않았다. 진시우가 걸어가서 장청진기를 넣어준 후에야 통증이 조금 완화되었다.허 사장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호형을 아십니까?”“나는 진시우라고 합니다. 술집 쪽 손실은 내가 나중에 손호를 보내서 해결할 테니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손호도 당신을 탓하지 않을 겁니다.”허 사장은 아연실색했다. 왜 호형이 반드시 자신의 말을 들을 것처럼 말하는 걸까?“당, 당신은 호형과…….”진시우는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한쪽으로 가서 처방전을 적었다.“이대로 약을 지어 며칠 마시면 괜찮아질 겁니다.”급히 그에게 다가간 허 사장은 자신을 걷어찼던 용호를 바라보며 상쾌한 표정을 지었고, 진시우는 아직 처리하지 않은 놈들 몇 명을 보다가 그 중 한 놈에게 물었다.“이름이 뭐지?”“양, 양영성…….”양영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말도 보태지 않았지만, 지금 진시우가 이름을 묻자 자신을 처리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손가락 하나로 무도 종사를 빠르게 꺾는 이 고수를 상대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고 있었다.“양찬호랑 어떤 관계지?”그의 성이 양씨이고, 또 동해 쪽에서 왔다는 말을 들은 진시우가 의아한 눈빛으로 ks 마디 물었다.“그, 그는 본가 쪽 사람이고, 나는 분가해서 나온 사람이야…….”“아…….”진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했다.“나중에 그 놈을 데리고 나랑 붙어보고 싶으면 얼마든지 와. 내 이름은 진시우야.”“아, 알겠어…….”양영성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보아하니 자신이 얻어맞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진시우는 음면공으로 주우범을 비롯한 사람들에게 지령을 내린 뒤 바로 술집을 떠났다.진시우가 떠난 후, 그들은 갑자기 미친듯이 문어귀에 가서 술집에 들어오는 모든
“이 일은 네가 걱정할 필요 없어. 진시우가 있으니 별 문제없을 거야.”주안현이 더없이 믿음직스러운 말투로 딸을 위로하자, 주민하는 오히려 가슴을 졸이며 말했다.“아빠, 무슨 소리세요! 만강자본은 큰 그룹이에요! 진시우가 어떻게 상대하겠어요?”주안현은 개의치 않고 말했다.“정말 걱정할 필요 없어. 누가 더 큰 세력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아. 걱정하지 마!”주안현은 갈수록 진시우에 대한 정보를 얻어가고 있었으며, 알아갈수록 태 어르신과 단 둘이 대화하고 선의를 표할 수 있는 사람은 보통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그 정도 어린 나이에!그는 진시우가 반드시 더 큰 인물이 될 것이라 믿었기에 만강자본이든, 동해 세력이든 다 상관없었다.하지만 주민하는 화가 나서 눈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아버지가 왜 이렇게 진시우를 맹신하는 것일까? 화가 난 그녀는 진시우에게 휴대폰을 넘겼다.“우리 아버지가 찾으세요!”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받았다.“삼촌, 저예요.”“시우야, 내가 만강자본 일에 대해서 도와줄 게 있을까?”진시우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일단 좀 조사를 해 주세요. 미리 대비해야죠. 만강자본이 운강시의 어떤 세력과 관련 있는지 알고 싶어요. 그리고 운강시의 묘씨 가문과 혼인하려고 하는지도요.”주안현은 내심 놀랐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래, 알았어!”두 사람이 통화를 마치자 주민하가 예리하게 물었다.“방금 말한 혼인은 무슨 일이에요?”“그쪽하고 상관없는 일이니 깊게 묻지 마요.”“그냥 알고 싶은 것도 안 돼요? 여자친구 생긴 거 아니죠?”“이런 빈털터리를 누가 마음에 들어합니까?”그러자 주민하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망설이며 말했다.“그건 그렇지만, 만약에 여자친구가 필요하면 내가 좀 기회를 줄 수도 있는데…….”“아, 그건 됐어요.”“…….”주민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갑자기 없어졌다. 구미 대학의 아름다운 대학생이자 주 씨 가문의 사랑받는 손녀딸은 지금 화가 나서 욕을 하고 싶을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