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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염무현의 허락을 받은 유시인은 영상통화 화면을 벽걸이 스크린에 띄웠다.

화면으로부터 유진해의 모습이 보였다.

건방지게 행동하는 유진강에 비하면 유진해는 겸손하고 단정한 사람의 대명사다.

회색의 안경을 쓴 유진해는 다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전혀 이익을 추구하는 장사꾼 같지 않았다. 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 같았다.

“무현 님, 죽은 내 동생 유진강을 대신해 그동안 한 일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드립니다.”

유진해는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성의를 보였다.

“아저씨, 별말씀을요.”

염무현은 더없이 너그러운 모습이었다.

“저와 시인 씨는 파트너여서 서로를 믿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다른 사람의 이간질로 인해 사이가 틀어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우리의 콜라보는 변함이 없어요. 전의 일들은 그냥 없던 일로 하죠.”

유진해는 고맙다는 듯한 모습으로 말했다.

“역시 무현 님께서는 너그러우시네요. 양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이는 사람을 잘못 선택한 게 아니었어요. 유씨 가문이 당신 같은 사람과 파트너가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너그럽게 용서해 주신 것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의 협력이 순조롭기를 빌죠. 그럼 들어가세요.”

통화를 마친 유진해는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서 밍크코트를 입은 여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여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요? 염무현이라는 사람, 특별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렇게 조심할 필요가 있나요? 그리고 우리 딸도 그래요. 그 사람한테 홀린 것인지, 어떻게 된 것인지 그렇게 일편단심이라니까요?”

그러자 그녀는 눈썹을 추어올리며 말했다.

“시인이 설마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건 아니겠죠? 그건 안 돼요. 우리 유씨 가문은 그 정도로 잘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인시에서 명망이 있는 재벌가에요! 딸을 꼭 우리와 비슷한 집안에 시집보내야 해요. 보통 사람한테 시집을 보내서 웃음거리가 되어서는 안 돼요.”

유진해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식하기는. 보통 사람이라니, 어떤 보통 사람이 천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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