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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윤 장로님, 도련님이 참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특별히 준비해서 찾아왔습니다!”

아름다운 비단 상자를 손에 든 유진강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범인에 대한 원한도 배어 있는 표정이었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말했다.

“이번 일은 우리 유씨 가문의 책임이 있으므로 쉴 새 없이 찾아왔습니다.”

원래도 화가 나 있었던 윤박은 이 말을 듣고 울화통이 터졌다.

찰싹.

윤박은 힘차게 팔을 휘둘러 유진강의 뺨을 때렸다.

또랑또랑한 따귀 소리와 함께 유진강은 제자리에서 날아갔다.

보배처럼 여기던 비단 상자는 날아가 버렸다. 유진강은 공중에서 격렬하게 구르며 무려 십여 미터나 날아갔다.

그리고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세게 내리쳐졌다.

유진강이 바닥에 굴러떨어지면서 누런 흙먼지를 일으켰다.

벽에는 거미줄 모양의 균열이 군데군데 나 있는 구덩이가 움푹 파였다.

그만큼 윤박이 때린 뺨이 무겁다는 얘기다.

푸!

가까스로 두 손으로 바닥을 딛고 상체를 올린 유진강은 피를 내뿜었다.

“왜…왜요?”

그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호의로 도련님을 뵈러 왔고, 그것도 값진 물건을 가지고 왔는데 귀한 대접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는데 도리어 뺨을 맞았으니 말이다.

“그걸 또 물어봐? !”

윤박은 호통을 쳤다.

“네가 문호에게 전화하지 않았으면 문호가 질투할 리가 없었겠지. 그러면 안성시에 가지도 않았겠지! 문호가 지금 이 모양이니 된 것에 너희 유씨 집안은 당연히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거야!”

유진강이 입이 가벼워 말이 새나간 탓으로 이런 일이 생긴 건 맞다.

윤문호는 통제 욕이 강한 사람이라 자신은 술을 마시고 밤낮으로 놀 수 있지만 약혼녀인 유시인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마땅히 여자의 역할과 도리를 갖추며 집에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데다 유시인이 처음부터 여장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 않았더라면 윤문호는 그녀가 밖에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윤문호는 유시인이 염 씨라는 젊은 남자와 가깝게 지낸다는 말을 듣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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