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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박천호는 염무현이 고의로 속임수를 썼다고 믿는 이유가 있다.

자신의 계획은 아무 문제 없다.

그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아내 소명아한테도 미리 알리지 않았다.

소명아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박가인이 납치당한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박천호는 소명아한테 미리 얘기하면 그녀의 말실수로 인해 들통날까 봐 얘기하지 않은 것이다.

진실을 모를 때 더욱 자연스럽기 마련이다.

사실 박천호의 걱정도 일리가 없지는 않다.

소명아는 안하무인과 오만방자한 것 빼고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물이 들어있는 것 같다.

아이큐가 낮은데 항상 스스로 똑똑한 체한다. 하지만 실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

수백 개의 속셈을 다 얼굴에 쓰고 싶어 안달이다. 그녀만큼 도움이 안 되는 파트너는 없을 것이다.

소명아 때문에 들통난 것이 아니라면 남은 건 박천호밖에 없다.

염무현이 말했다.

“딸이 납치됐을 때 당신이 보인 당황스러움, 걱정 등 모든 감정에는 문제가 없어요. 전부 재산을 내놓는다는 것도 아버지의 안타까움을 연기하는 데 충분했죠. 바로 당신이 너무 빈틈없는 연기를 해서 더 의심스러웠어요.”

박천호는 당연히 믿지 않았다.

“일이 생긴 후에 이렇게 말하는 것은 반칙이지. 어떻게 말해도 맞잖아.”

염무현이 물었다.

“딸이 납치됐을 때 정상 사람의 첫 반응은 무엇일까요?”

박천호는 이미 답을 준비했으니 당황하지 않았다.

그가 막 대답하려 하자 소천학이 한발 앞서 말했다.

“경찰에 신고하겠죠.”

“혹은 즉시 모든 사람을 동원해서 찾겠죠.”

소천학이 덧붙여 말했다.

염무현은 웃으며 말했다.

“이게 모범답안은 아니지만 정상인이라면 다 이렇게 할 것입니다. 당신은 딸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의 질문에 대비하기 위해 충분한 이유를 미리 준비했어요. 딸의 안전이 걱정되고 납치범들이 극악무도하다는 이유뿐이죠. 당신이 기꺼이 모든 것을 바쳐 딸을 구하려는 것은, 겉으로는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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