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아는 박가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싫어한다. 하지만 이것은 소정아의 착한 마음씨와 상관이 없다. 박가인이 이렇게 된 걸 보면서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걱정을 했다. 화면 속 검은 옷차림을 한 사람은 어설픈 용국어로 말했다. “두 시간 줄게. 물건을 들고 와서 사람을 데려가.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으면 끝이야! 이렇게 젊은 계집애는 그냥 죽이기엔 아깝지, 잘 쓰고 버려야지... 무슨 뜻인지 알지? 우리의 조건에 부족하면 시신을 거둘 준비를 해야 할 거야.”박가인은 놀라서 엉엉 울었다. 더없이 안쓰러운 모습이었다. 소천학은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었다. “이 짐승만도 못한 새끼들! 천호야, 이 사람들 얼마를 요구해? 얼마든지 간에, 우리 두 집안이 망해서라도 가인이를 구해 와야 해.”어르신의 말씀은 너무나도 패기 넘쳤다. 박찬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돈으로 해결될 문제였다면 어르신을 찾아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박씨 가문은 비록 큰 부자는 아니지만, 몸값은 줄 수 있어요. 딸을 위해서라면 그들이 얼마를 원하든 간에 저는 기꺼이 줄 것입니다.”박천호가 계속 말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은 돈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소천학은 조금 놀라는 기색을 하며 물었다. “그럼 무엇을 원하는데?”“처방전이요!”박천호는 염무현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그들은 치유단의 처방전을 원해요!”“뭐?!”소천학은 눈이 휘둥그레져 그 자리에 멍하니 있었다.소명아 역시 놀라서 말했다. “오늘 금방 출시한 그 한 알에 6000만 원에 팔리는 치유단말이에요?”박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거에요.”소천학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안 돼, 그것은 억지야!”치유단은 소위초당 명의로 판매될 뿐이다. 처방전은 염라대왕의 것이어서 소씨 집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소천학은 그걸 남에게 넘겨줄 권리가 없다. 심지어 상대는 납치범들이다. 이놈들은 밑도 끝도 없는 놈들이다. 처방전이 그들의 손에 들어가면 시장을 혼란스럽게 할
소천학은 억울해서 계속 염무현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를 무시한 채 염무현이 말했다. “납치가 확실한 상황인데 경찰에 신고했나요?”박천호는 눈썹을 추어올렸다. “신고라니! 그들은 모두 외국에서 온 나쁜 놈들이야. 경찰은 그들을 전혀 상대할 수 없어. 딸의 안전을 걸고 위험한 짓을 할 수는 없어.”염무현이 또 물었다. “경찰은 그렇다 해도 수비대랑 무림 연맹도 안 되나요?”박천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말이야 쉽지.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가인이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잖아?”소천학은 큰 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현 님, 상대방은 분명히 치유단의 거대한 시장 잠재력을 보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가인이를 납치한 것일 거예요.”박천호는 무언가를 생각해낸 듯 곧바로 덧붙였다. “맞아요, 그들은 처방전을 가진 후 절대로 국내에서 팔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들의 목적은 해외 시장이에요. 소위초당과 국내에서 경쟁하는 것은 관심이 없어요.”소천학은 좀 좋아하며 말했다. “무현 님이 보시기에는...”국내 시장을 지켜내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염무현은 당분간 치유단을 해외에 팔 생각이 없다고 전에 말했기 때문이다.“아버지, 이렇게 큰일을 왜 외부인에게 물어보세요?”소명아가 다시 고함을 질렀다.소천학도 이번에는 그녀를 봐주지 않고 같은 방식으로 말했다. “처방전은 무현 님 거야. 알아들었어?”“네?”소명아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불가사의한 표정을 지었다.박천호 역시 놀라 했다. “치유단은... 소씨 가문의 조상이 남긴 것이 아니었어요? 장인어른께서 소위초당을 다시 하셔서 소씨 가문이 처방전을 제공해 주도적인 역할을 한 줄 알았어요.”소천학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소씨 가문이 이렇게 대단한 처방전이 있었으면 여씨 가문에게 백초당을 뺏기지도, 이 정도로 추락하지도 않았겠지?”“그럼 어떡하죠?”박천호는 당황했다. 그리고 재빨리 말했다. “무현 님, 저는 여전히 그 말입니다. 딸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
“사실 나는 박가인이 정말 싫어.”염무현은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 “걔가 죽든지 말든지 나랑 무슨 상관인데?”온 가족이 동시에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연무현의 말에 그들은 반박할 수 없었다.그러자 염무현은 말을 바꾸었다. “그래도 정아가 사정을 했으니 마지못해 승낙할 수 있어요.”“정말요?”온 가족은 순간 눈이 반짝거렸다. 너무 갑작스러운 서프라이즈에 그들은 응대할 겨를이 없었다.이 일은 완전히 가망이 없는 줄 알았는데, 연무현이 뜻밖에도 마음을 바꿀 줄은 누구도 몰랐다. “감사합니다, 무현 님!”소천학이 감격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박천호도 감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무현 님, 당신은 정말 좋은 분이십니다!”“가인이가 살 수 있으면 당신은 가인이의 부모나 다름없습니다. 가인이를 무사히 구해내면 우리 가족은 당신의 은혜에 무릎 꿇어 감사를 표하겠어요.”소명아는 염무현에 대한 나쁜 인상을 버리고 그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저한테 감사할 필요 없어요. 정아가 아니었다면 승낙하지 않았을 거예요.”염무현은 정중히 말했다.소정아는 너무 감동해서 펑펑 울었다. “사형은 저한테 너무 잘해주는 것 같아요.”“별것도 아닌데 왜 울어.”염무현은 웃으며 소정아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이것을 본 소천학은 마음속의 희망의 작은 불꽃이 다시 타올랐다.염라대왕이 손녀를 이렇게 신경 쓰는 걸 보니 희망이 있을 것 같았다. 이건 정말 하늘에서 떨어진 떡인 셈이었다. 보잘것없는 소씨 가문이 염라대왕의 총애를 받으니 말이다. 소천학은 반드시 시간을 내서 손녀와 잘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소정아가 꼭 분명히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건 언제든지 무조건 무현 님을 믿고 순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 어린아이처럼 굴어서는 안 되고, 무현 님에게 미안한 일은 더더욱 해서는 안 된다.무현 님이 제기한 모든 요구는 반드시 들어주어야 한다. 박천호는 설레는 마음으로 말했다. “무현 님, 시간이 촉박하고 딸이 위험하니 처방전을…”그가 말을
얼마 지나지 않아 소천학은 떠났다.염무현은 박천호 부부에 대한 혐오를 습기지 않고 말했다. “처방전을 줬으니 박가인은 괜찮을 거예요.”그리고 소정아한테 말했다. “정아야, 구경시켜줘. 저번에 와서 별로 놀지도 못했는데.”소정아는 닭이 쌀을 쪼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두 사람이 떠나자 박천호는 일어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직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나가봐야겠어.”소명아가 다급히 말했다. “납치범들이 한 사람만 갈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당신이 따라가서 혹시라도 그들이 화를 낸다면 딸이 위험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당신 자신의 안전도 챙겨야죠.”박천호가 말했다. “멀리서 따라다닐 거에요. 납치범들이 거래처를 바꿀 가능성이 커요. TV 보니까 다 그렇게 하던데요? 그래서 문제 될 게 없을 거예요. 게다가 경찰에 신고도 안 해서 납치범들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는데, 그들이 화낼 게 뭐가 있겠어요?”말을 마친 그는 곧장 밖으로 걸어갔다.소천학이 지프차를 몰고 납치범이 내준 위치에 따라 안성시 남쪽 교외에 버려진 공장 안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그런 다음 이리저리 핸들을 꺾으며 구석에 있는 공장에 도착했다.어둑어둑한 조명 아래 박가인은 의자에 묶여 있었다.그녀는 온 얼굴에 눈물 자국이 가득했는데, 소천학을 보고 매우 감격해 했다. “외할아버지, 왜 이제야 오셨어요! 저 정말 무서웠어요.”“가인아 무서워하지 마, 외할아버지가 곧 집에 데려다줄게.”소천학은 마음이 찢어지는 듯했다. 얼굴을 꽁꽁 가린 두 명의 건장한 사나이. 한 명은 칼을 들고 박가인의 목에 대고, 다른 한 명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 그런 말 하기엔 너무 이르죠. 이 아이를 데려가려면 치유단 처방전을 먼저 내줘야죠. 그렇지 않으면, 이 아이의 목숨이 위태로울 뿐만 아니라, 당신의 목숨도 여기서 끝이 날 것이야. 그때가 되면 너희 둘이 손을 잡고 저승으로 내려가겠지, 알겠어?”목에서 전해지는 차가운 살기를 느낀 박가인은 놀라
“박천서, 가인이는 네 조카딸이야!”소천학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네가 어떻게 가인이에게 손을 쓸 수 있어? 제정신이 아니구나?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처방전 한 장을 위해 혈육의 정을 아랑곳하지 않는다니. 박씨 가문에서 어찌 너 같은 짐승이 나왔는지?”박천서는 박천호의 동생이자 박가인의 둘째 삼촌이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박천서는 사나운 표정으로 화가 나서 말했다. “어느 눈으로 보았어요? 내가 가인이한테 손을 댄 것을? 연기가 무슨 뜻인지 아세요? 당신이 본 것은 모두 가짜일 뿐이에요. 저는 가인이를 전혀 해친 적이 없어요.”그제야 뒤늦게 깨달은 박가인이 반응했다.“둘째 삼촌?”그녀는 어안이벙벙해서 물었다. “왜 저를 납치한 거예요?”“닥쳐,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박천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한마디 쏘아붙였다.그는 바닥에 떨어진 마스크를 내려다보면서 마스크가 왜 갑자기 끊어졌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왜 하필 자기가 넘어졌을 때 다들 몰려왔는지도 몰랐다. 처방전이 거의 손에 들어온 것 같았는데 중요한 순간에 들통이 나버렸다. 운이 너무 나빴다. 사실, 방금 날아온 두 번의 지풍은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아무런 소리도 없었다. 하나는 그의 다리에 명중했고 다른 하나는 마스크 끈에 명중했다.박천성의 관심은 온통 그 치유단에 있으므로 자신이 맞아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박천서, 빨리 가인이를 풀어주지 못해?”소천학은 다시 처방전을 주머니에 넣고 분노의 목소리로 호통쳤다. “이 일이 끝나지 않았어. 나는 천호한테 가장 엄격한 가법으로 너를 처리하라고 할 것이야.”박씨 가문은 집안의 룰이 엄격해서 박천호가 공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소천학은 믿었다.아무래도 박가인은 박천호가 가장 아끼는 딸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소씨 가문에서 그는 이미 딸을 구하는 절절한 장면을 보여주었다.딸을 위해서라면, 박천호는 전 재산까지 버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설명된다.박천서가 박가인을 해치지 않았다고 해도
판매량이 지금의 10배, 심지어 100배가 되어도 문제없다.사람은 재물을 위해 죽고 새는 먹이를 위해 죽는다.이렇게 큰 이익은 사람을 미치게 하기에 충분하다. 돈 버는 것 말고도 더 중요한 게 있다.그것은 치유단이라는 약을 통해 전 세계 고대 무술 능력자들의 명맥을 자신의 손아귀에 확실히 틀어쥐는 것이다.그때가 되면 왕좌의 제패는 말 한마디에 불과할 것이다.이런 좋은 물건을 누가 원하지 않을 리가 없다. 이때에야 소천학이 깨어났다.자신의 주머니에 들어 있던 것은 가벼운 처방전이 아니었다.무림의 판도, 나아가 세계의 판도까지 바꿀 수 있는 살기였다.핵폭탄 못지않은 위력이다.“나한테 손을 쓴 건 의외가 아니야! ”이런 것들을 깨달은 소천학은 사람을 죽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야?”소천학은 박가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설마 박가인도 죽여 증거를 인멸하려는 것이냐?”박천서는 영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럴 정도는 아니죠. 혈육을 죽이는 것은 짐승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제 궁극적인 목적은 재물을 구하는 것에 불과해요. 양심을 잃을 정도는 아니에요.”소천학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그럼 네가 한 짓이 언젠가는 세상에 드러날까 봐 두렵지 않아?”박천서의 웃음에는 음흉한 기운이 나타났다. “늙은 놈, 생각이 많네! 이익이 크면 아무도 그 유혹을 이겨내지 못해요. 한순간에 세계 최고 부자가 될 수 있는 처방전과 몸이 반쯤 흙에 묻힐 정도로 늙어가는 노인 중 어느 쪽을 택하겠어요?”소천학이 말했다. “당신은 너무 자부심이 강해. 내 외손녀는 당신이 말한 그런 사람이 아니야!”박가인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이 없었다.겉으로 보기에 그녀는 너무 놀라서 넋이 나간 것 같다.사실 마음속은 이미 뒤숭숭했다.외할아버지의 목숨이냐, 치유단이 가져올 이익이냐 선택하라는 것인가?아니다. 외할아버지의 생사여부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소천학의 생사는 자기 같은 계집애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아빠!”박가인은 반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너무 때마침 왔어요. 둘째 삼촌이 나를 납치하고 외할아버지를 위협하고…”말을 반쯤 하고 박가인은 눈을 부릅떴다.아버지 박천호의 손에 피가 뚝뚝 떨어지는 단검이 쥐어져 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외할아버지는 바닥에 엎드려 어깨에 칼을 맞고 피를 뿜어내고 있었다.아버지와 둘째 삼촌, 그들은 뜻밖에도 한통속이었다. 박가인은 어머니의 어리석음을 닮아 반응이 영원히 반 박자씩 늦었다. 그래서 모든 일을 뒤늦게서야 알아차린다.“박천호, 이 모든 게 네가 짜낸 판이었구나!”소천학은 화가 나 소리쳤다. 그는 손으로 상처를 가리고 출혈 속도를 늦추려 했다.하지만 등을 다쳤고 위치가 좀 애매해서 손이 전혀 닿지 않았다.박천호와 박천서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원래도 닮은 두 얼굴에서 똑같은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같은 상황이 일어나다니, 운이 너무 나쁘네.”박천호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이 장인어른을 지옥으로 모셔야겠네. 그래야 우리 박씨 가문이 명성을 지키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지!”소천학은 화가 치밀어올라 온몸이 심하게 떨었다.그는 자신이 고른 사위가 어느 날 그에게 칼을 빼 들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세상 사람들은 소명아가 운이 좋아서 박천호를 만났다고 한다.시집을 잘 갔기 때문에 소씨 가문의 딸이 개보다 못한 운명을 바꿀 기회가 있었다.사실 박천호가 많은 형제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가주의 자리에 앉게 된 것은 소천학의 은밀한 도움 덕분이었다. 박천호가 뛰어난 활약을 펼치기 위해 소천학이 직접 나서서 다양한 사람을 대하는 경험을 가르쳐줬다. 게다가 엄청난 돈을 써서 그를 위해 능력 있는 컨셉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이렇게 소씨 가문의 은밀한 지원 아래서 박천호는 순조롭게 박씨 가문을 장악했다.소천학은 박천호의 귀인이라고 할 수 있다.소천학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박천호도 없었을 것이다.심지어 오늘의 박씨 가문도 없었을 것이다. 보
“살아서 돌아가라고 하면 그놈한테 말할 게 뻔하지 않나요? 오직 죽은 사람만이 입을 꼭 다물 수 있어요. 이건 모두 당신이 자초한 일이에요.”소천학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너의 이런 이유는 정말 뭐라고 할 수 없게 만드네? 책임을 다 남 탓으로 돌리면 네 양심이 조금이라도 찔리지 않을 수 있다면 난 할 말이 없어. 하지만 잊지 마. 종이로는 불을 쌀 수 없다는 것을. 남이 모르게 하려면 자기들이 진짜 하지 않는 수밖에 없어. 언젠가는 너의 이런 파렴치한 행동들이 세상에 드러날 것이야!”박천호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가 당신의 속셈을 모를 것 같아요? 가인이가 자기를 예뻐하는 외할아버지를 안쓰러워할 거로 생각하잖아요?”박천호는 딸에게 눈을 돌리며 물었다. “가인아, 아빠가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줬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는 거, 기억하니?”이번에는 소천학이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 당연히 성실함이고 사람으로서의 양심이고 사람을 대하는 룰이며 항상 정의감과 도덕을 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소천학이 어렸을 때부터 박가인과 소정아에게 가르쳤다.박가인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이익이요!”소천학은 눈을 번쩍 떴다. “뭐라고?”박천호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역시 내 딸이야. 맞았어. 가족, 사랑, 우정 등등을 포함한 누구도 믿을 수 없어. 만약 네가 그 사람들을 믿는다면 결국 상처받는 건 너일 거야. 오로지 이익만이 변치 않는 거야.”박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버지의 가르침을 새겨듣겠습니다.”“가인아, 어떻게 그런 헛소리를 믿을 수 있어?”소천학은 급해 났다. “외할아버지가 예전에 어떻게 가르쳐 줬어? 너 분명히 잘 배웠었잖아. 언제 이렇게 됐어?”“외할아버지, 저는 박 씨입니다.”박가인의 말 한마디에 소천학은 멍해졌다.어르신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외할아버지께서 딜을 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처방전을 지키려고 폭력으로 저를 구하려 했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거에요.”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