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약 발표회가 대중들에 의하여 현장 판매가 되어 버렸다.정상적인 발표회에서는 먼저 새로운 약의 특성, 약재의 종류, 치료할 수 있는 질병 등을 소개한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업계 전문가들을 불러서 현장에서 허풍을 한바탕 떠는 것이었다.하지만 치유단 발표회는 이 단계를 건너뛰었다.아무리 어떻게 설명해도 눈으로 보는 것보단 못하기 때문이다.사람들은 눈앞에서 반신불수였던 오씨 할머니가 스스로 일어나서 십여 걸음을 걷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이게 바로 최고의 홍보가 아니겠는가.수법이 없다면 감히 허풍을 떠들지 말아야 한다.심지어 광고 섭외에 돈을 쓸 필요도 없이 현장에 있는 이들만으로도 치유단의 이름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6,000만인 한 알의 판매가격에 20% 할인도 했다.사실 세일을 하지 않아도 그들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선뜻 구매했을 것이다.이제 직접 1,200만을 벌어들인 셈이다.“몇 알 더 샀으면 좋았을 텐데.”“만족이나 해. 멍청하게 위층에 있는 놈들에 비하면 우린 행운이야.”“누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어? 그래도 소위초당이 관대해. 백초당 여씨 가문은 홍보에 돈을 쓰더라도 소비자에게 이윤을 주지도 않으려고 하잖아.”방금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 가족과 친구에게 치유단을 사러 오라고 알리려고 했다.하지만 유시인은 이를 거부하고 제지했으며 즉시 문을 닫으라고 명령했다.지금 현장에 없는 사람은 20% 할인받을 기회도 없고 치유단을 살 자격도 없다고 했다.많은 사람들이 끈질기게 조르고 나서야 유시인은 마지못해 뒤에 오는 사람은 살 수 있지만 반드시 원 값에 구매해야 한다고 하였다.그래도 사람들의 열정은 막을 수 없었고 사방에서 우왕좌왕 몰려왔다.“그나저나 이 소위초당은 어디서 나왔지? 귀에 익은 것 같은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나네.”누군가가 포스터를 가리키며 왼쪽 위에 있는 예서체 로고인 소위초당을 가리키며 옆 사람에게 물었다.“그가 어디서 왔든 알바가 아니야. 그저 치유단 제조자임을 기억하면 되지 않겠어
“헛소리 아닙니까? 직접 봤으니 거짓일 리가 있겠나요.”상대방이 대답했다.소명우는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어르신이 현장에서 치유되는 장면을 놓쳤다.“이 치유단은 회춘단보다 어떤가요?”상대방은 구시렁거렸다.“그런 쓰레기는 말을 꺼내지도 마세요. 하마터면 속아 넘어갈 뻔했잖아요. 회춘단에 돈을 썼더라면 허탕을 쳤을 거예요.”소명우는 계속 눈을 부릅뜨고 입가를 실룩거렸다.달갑지 않은 그는 다른 여러 사람에게 질문을 퍼부었다.결국 들려온 대답은 모두 똑같았다.앞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치유단을 사서 바로 현장에서 먹어버렸다.숨겨진 질병이든 오래된 부상이든 모두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치유되었다.치유단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윤창석은 현장에서 진료했다.먹고 나서 효과가 없는 사람은 환불을 해줄 뿐만 아니라 3배로 배상을 해주었으며 윤창석 병이 나을 때까지 끝까지 책임져주었다.그들은 무척 자신만만하였다.왜냐하면 이런 상황은 당연히 일어나지 않을 것이었기 때문이다.모두가 보물을 얻은 듯 치유단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소명우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두가 이렇게 치유단을 산다는 건 회춘단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자신의 투자를 모두 돌려받을 수 있겠는가?지금 이 순간 그는 이미 돈을 벌 생각은 그만한 지 오래되었다.본전만 잃지 않는다면 이미 좋은 셈이었다.유시인과 소정아는 눈을 지그시 마주치며 기쁨의 웃음을 지었다.그런데 그때 사람들 속에서 갑자기 비명이 들려왔다.“악!”어르신 한 명이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팔다리는 경련이 났고 두 눈은 뒤집혔으며 입가에서는 끊임없이 흰 거품을 토해내고 있었다.모두가 아직 어리둥절해 있을 때 그는 이미 움직임을 멈췄다.“무슨 일이야?”“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거품을 뱉는 걸 보아 중독된 것 같은데?”한 중년 남성은 바닥에 주저앉으며 급히 소리를 쳤다.“아버지, 왜 그러세요? 정신 차려보세요. 겁주지 말고요.”옆 사람이 앞으로
국내 의학 이론에서는 약을 알맞게 쓰면 약이고 질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된다고 했다.병을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병을 악화시킨다.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당신들의 약은 사람을 독살시켰으니 우리 아버지의 목숨을 돌려주시오.”중년 남자가 소리를 지르면 무대 위로 달려들 것이다.직원이 즉시 앞으로 가서 그를 막았다.“아버지의 사인이 불분명하고 치유단과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단정하기 이릅니다.”유시인은 의젓하게 말했다.소정아도 조용히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확실히 정확하게 조사해야 결론을 내릴 수 있어요.”중년 남자는 눈을 부릅뜨고 화를 냈다.“뭘 또 찾아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똑똑히 보았는데 이게 잘못됐다고요? 당신들은 분명히 책임을 회피하고 양심 하나도 없는 악덕 상인들입니다.”“불쌍한 우리 아버지. 평생 고생을 하다가 겨우 삶을 편안히 보내며 천륜의 즐거움을 누릴 때가 되었는데 당신들 같은 악덕 상인들에게 독살당했다니! 제가 불효자네요. 굳이 시사회에 데리고 와서 이렇게 비참하게 죽었으니 아들이 죄송합니다.”남자가 울부짖기 시작했다.보는 이들은 슬프게 하고 듣는 이들을 눈물짓게 했다.순식간에 회의장 안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방금만 해도 사람들이 치유단에 몰리더니 그걸 사서 보배처럼 우쭐대던 사람들이 지금 손에 쥐어진 것이 금세 엄청난 골칫거리로 바뀌어버렸다.치유단을 먹은 사람은 누구나 언제든지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그들은 만약 자기도 독살당하면 어쩌냐고 하는 생각뿐이었다.이 어르신이 독이 발작하여 숨이 끊어지기까지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갔기에 의사를 불러 목숨을 구하려 해도 늦었을 것이다.“중독인지 아닌지는 제가 보면 알 수 있습니다.”윤창석이 앞으로 나섰다.모두 자각성 있게 윤창석이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당신은 안돼.”중년 남성은 즉시 펄쩍 뛰며 윤창석의 앞을 가로막고 화가 난 채 눈을 동그랗게 떴다.“당신은 여기 주최 측과 한패일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중년 남성은 구시렁거렸다.“다들 봤죠? 책임을 떠넘기는 이런 무책임한 악덕 상인들은 믿을 가치가 없어요.”“알약 한 알에 6,000만에 팔고 거기다가 능청스럽게 20% 할인까지 한다니. 차라리 돈을 뺏지 그래요?”“정말 병을 고칠 수 있다면 몰라도 사람을 독살해 놓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분명 사기 치기 위해 온 것이 분명합니다.”인간의 본성은 이러하다. 철석같이 믿을 때는 아무리 비싸도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하지만 일단 의심이 들면 돈을 받지 않고 공짜로 준다고 해도 그들은 자신이 손해라고 생각할 것이다.“이 사람은 치유단을 복용한 적이 없어요.”염무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중년 남성은 갑자기 다급해졌다.“헛소리 하지 마세요. 아버지가 먹는 걸 직접 봤어요. 옆에 사람이 많았기에 모두 다 인증할 수 있거든요.”그러자 누군가 말을 꺼냈다.“맞아요. 저도 어르신이 먹는 걸 봤어요.”“그리고 저도요. 저도 봤어요.”중년 남성은 곧바로 고개를 잔뜩 쳐들고 우쭐댔다.“다들 보세요. 그들은 먼저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을 속이지 못하니 즉시 저의 아버지가 약을 드시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네요.”“당신들은 정말 너무 뻔뻔하네요.”염무현은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가볍게 말했다.“먹었는지 먹지 않았는지는 옆 사람보다 본인이 말해야 하죠.”중년 남성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지금 무슨 소리세요? 우리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말한단 거죠?”“다들 들어보세요. 지금 이게 사람이 할 말인가요?”이 녀석은 사람들을 가스라이팅하면서 한 번씩 다른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죽었는지 말았는지는 당신이 말해서 되는 게 아니죠.”염무현이 성큼성큼 다가왔다.아까 그 의사는 기분이 언짢은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숨이랑 맥박이 모두 멈췄는데 죽은 게 아니면 뭡니까?”“해보시면 알 겁니다.”염무현이 입을 열었다.중년 남성은 다급히 앞을 가로막으며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우리 아빠 시신이 아직 차가워지지 않았으니
어떤 사람은 눈치가 빨라 땅바닥의 시체가 움찔한 것을 보았다.하지만 그들은 실제로 움직였는지 가짜로 움직였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아무래도 ‘시체’ 위에는 친아들이 엎드려 있었기 때문이다.만약 아들이 움직여서 시체같이 움직인 거라면?그들만 그런 게 아니라 ‘시체’ 본인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는 계속 죽은 척했다.“어리석고 고지식한 것.”염무현이 직접 장풍을 보냈다.퍽.낭랑한 소리와 함께 시체의 얼굴에 정확히 떨어졌다.스매싱은 힘이 넘쳐서 그의 입가에 피가 나도록 때려 피가 끊임없이 밖으로 흘러나왔다.“여러분, 보세요. 죽은 사람의 피는 흐르지 않아요.”윤창석이 큰소리로 귀띔했다.염무현은 계속해서 손을 휘두르며 어르신의 얼굴을 내리쳤다.짝. 짝...몇 번을 계속하자 그의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었다.입을 제외하고도 콧구멍, 눈가에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죽은 사람 얼굴은 붓지 않습니다.”윤창석이 다시 한번 귀띔했다.중년 남성은 상황을 보고 급히 일어나 큰소리로 입을 열었다.“빨리 멈추세요. 시체를 모욕하는 것은 중죄입니다.”“때... 때리지 마세요.”어르신은 끝내 견디지 못하고 황급히 일어나 앉았다.“빨리 멈춰요. 이러다가 당신에게 맞아 죽겠어요.”무슨 상황이지?모두 깜짝 놀랐고 여자들은 비명을 질렀다.“시체를 속였어?”윤창석은 큰 소리로 외쳤다.“이 사람은 죽지 않았습니다. 아까는 그저 죽는 척 시늉을 한 것이었고요. 어쩐지 제가 확인하지 못하게 하더라니.”죽은 척해도 그저 보통 사람을 속일 뿐이다.윤창석 같은 국내 의학의 태두 앞에서는 꼬리를 드러내기 쉽다.“그런데 아까 그 의사는 분명히 죽었다고 했어요!”누군가가 의혹을 제기했다.염무현은 헛웃음을 쳤다.“돌팔이 의사였는지, 아니면 저 둘과 한패였는지. 두 가지 가능성이 있죠.”“사형. 이놈이 도망치려는 것을 제가 잡아 왔어요.”소정아는 사람 모양의 물체를 땅에 던졌다.여러 사람이 보니 바로 방금 그 의사였다.사람들은 그제야 알았다. 알고
뚜둑.그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염무현이 손목을 뒤집자 이 녀석의 오른쪽 다리가 바로 부러졌다.이때 이상한 각도가 나타나 새하얀 뼈가 살갗을 뚫고 나왔다.“악.”이 녀석이 비명을 지르자 염무현이 다른 한쪽 다리를 부러뜨렸다.꾸둑.너무 아파서 비명이 나왔다가 다시 들어간 느낌이었다.염무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차갑게 말했다.“다음은 네 목이다.”중년 남성은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이 목에 걸린 것을 느꼈고 숨쉬기조차 힘들어졌다.놀라서 그는 얼른 큰 소리로 말했다.“마씨 가문이에요. 마씨 가문이 저한테 이렇게 하라고 시켰어요.”누군가가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으로 천장을 짚었다.“위층의 마씨 가문이요?”안성에서 마건승 말고는 아무도 감히 마씨 가문이라고 부르지 못했다.이런 결과에 염무현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괘씸한 것. 사람을 보내 죽은 척하게 하여 우리의 약의 명성을 뒤집는 수법이 너무 더럽네.”소천학은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염무현 씨. 제가 마씨 가문을 찾아가서 결판을 내겠습니다!”말을 마치자 그는 곧장 뛰어나갔다.잠시 후 소천학은 숨을 헐떡이며 돌아왔다.“위층 사람들 다 도망갔네요.”염무현은 손을 들어 누군가를 짚었다.“수상한 놈이 있어요. 마건승을 못 찾았으니 쟤에게 화풀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소천학은 그가 가리킨 자리를 따라 바라보니 한 놈이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인 채 이곳을 떠나려 하고 있었다.비록 그는 얼굴을 가렸지만 소천학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너야?”소천학은 쏜살같이 달려가서 발을 들어 상대의 오른쪽 다리를 걷어찼다.꾸둑.소명우는 뼈가 부러지고 몸이 앞으로 넘어지면서 선글라스와 마스크가 날아갔다.소정아는 놀라서 소리쳤다.“소명우? 너야?”방금 윤창석을 비방하던 그 목소리가 귀에 익었지만 누군지 알 수 없었다.지금 그녀는 문득 깨달았다.“이 불효자야. 달려와 시사회를 망치고 윤 씨 어르신을 공연히 모욕하다니!”소천학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어쩌다 너 같은 아들이 생
쿵.소천학 어르신의 이 한 발은 한을 품고 나온 것이다.힘이 넘치고 가차 없었다.275사이즈의 신발 밑창이 소명우의 얼굴과 스킨십을 하여 맞닿았다.꾸둑.소명우의 코뼈는 순식간에 부서졌고 머리는 뒤로 휘둘렀으며 몸은 땅바닥에 무겁게 내려앉았다.바로 기절해 버렸다.소정아는 커다랗게 눈을 뜨고 유시인은 그의 아픔을 대신하는 기시감을 느꼈다.“이 사람이 너의 아버지?”유시인의 표정이 복잡했다.소정아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저 사람은 저 사람이고 저는 저예요.”“며칠 전 할아버지는 부자 관계를 끊고 집에서 철저히 쫓아냈어요.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저도 그와 아무 관계도 아닙니다.”유시인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진심으로 말했다.“잘 부러졌네.”이런 이상한 아버지가 계신다니 소정아는 정말 재수가 없다.소천학은 당부했다.“쟤를 내던지거라.”“어르신. 정말 그러시는 겁니까?”직원 몇 명은 자신이 없었다.하지만 할아버지도 결국 마음이 약해져서 말했다.“병원에 전화해서 사람을 데려가라고 해.”“알겠습니다.”몇 사람이 일사불란하게 소명우를 들어 밖으로 나갔다.중년 남성 셋은 바로 경찰서로 끌려갔으니 그들의 결말은 반드시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소천학은 부끄러운 표정으로 염무현에게 다가와 말했다.“염무현 씨. 웃음거리가 되셨겠군요.”방금 일은 정말 너무 창피했다.소천학은 몸 둘 바를 몰라 땅 밑으로 파고 들어가고 싶었다.만약 진심으로 염무현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한 게 아니라면 그는 1초도 여기에 있기 민망했을 것이다.“괜찮아요. 숲이 크면 별별 새도 다 있는 법이죠.”염무현은 아량이 넓어서 말했다.“어르신께서 자책하실 필요 없습니다. 당신과 정아는 모두 제 사람입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마음에 두지 않을 것입니다.”소천학은 감사함에 어쩔 줄 몰랐다.“염무현 씨의 관대함에 감사드리며 소씨 가문은 반드시 당신의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짧은 에피소드가 끝난 후 시사회는 계속되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판
“한순간 우리가 음모를 꾸민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되었으니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어요.”마건승은 고개를 번쩍 들더니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네 말은 책임이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는 것이냐? 네가 적을 얕잡아 보고 계획을 망치지 않았다면 내가 굳이 플랜 B를 세울 필요가 있었겠어? 서둘러서 진행하는 임무에는 실수가 나오는 것은 당연해.”여정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아까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으면서.’자신감이 넘치고 승산이 있는 모습을 여정수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그래서 책임은 전적으로 너에게 있어.”마건승은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그래. 누가 나더러 배상하라고 하면 나는 그에게 목숨을 내놓으라고 할 거야,”여정수는 급해 났다.“마 대표님. 말은 그렇게 하면 안 되죠?”“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모두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모두가 함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사업을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구입니다.”마건승은 눈을 부라렸다.“여정수. 너 지금 날 가르치려고 드는 거야?”여정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자 식은땀을 흘리며 다급하게 말했다.“아닙니다. 저는 그저 도리를 말하고 있을 뿐...”퍽.마건승의 한 매로 여정수는 바닥에 내리쳐졌다.여정수는 억울해 죽을 것 같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불과 오전에만 뺨을 세 대나 맞았기 때문이다.그리고 그중 두 번은 모두 마건승이 쳤다.어려서부터 응석받이로 자란 여씨 가문의 도련님이 어디 가서 이런 수모를 겪겠는가.“잘 들어라. 마건승의 말이라면 무조건 이치에 맞는다.”마건승은 화가 가득하여 말했다.“죽기 싫으면 돈을 고스란히 가져오거라. 내가 너에게 3일의 시간을 줄 테니 그때 가서 감히 한 푼이라도 돈을 줄여서 가져오면 나는 너희 여씨 가문을 초토화하고 너희들의 백초당을 허물 것이다.”말을 마치자 그는 일어나 가버렸다.한참 뒤에야 여정수는 얼굴을 가리고 일어섰다.“돈은 이미 다 쓴지 오란데 어떻게 환급해 오라는 거야?”여정수는 마건승이 멀어진 것을 알고 그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