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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사형. 이쪽으로 가요. 이 길이 더 가까워요.”

소정아는 염무현의 팔을 껴안고 다정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본가 밖을 지나다가 소명우 그들이 창백하게 담장 밑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을 보았다.

딸의 목소리를 들은 소명우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오늘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남에게 자신이 벌로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이면 체면이 어디 서겠는가?

소명우는 고개를 숙인 채 누가 다가오는 것을 모른 척하며 두 사람에게 인사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참, 사형. 윤태두는 어떻게 만났어요?”

소정아가 물었다.

소명우는 동시에 귀를 쫑긋 세웠다.

염무현은 대수롭지 않은듯 가볍게 대충 말했다..

“내가 한 번 도와줘서 쟤가 나한테 신세를 졌어.”

“그렇게 간단하게요?”

소정아는 흠칫했다.

윤창석의 플레이를 보면 신세를 갚는 일처럼 간단치 않다.

“물론이지.”

염무현이 웃으며 말했다.

소명우는 그 말을 듣자 마음이 놓이는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구나!

염무현이라는 놈이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깊이 숨어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윤창석을 알게 되어 그가 염무현의 신세를 졌을 뿐이었다.

사람의 정 같은 것은 한 번 쓰면 없어진다.

해독완을 하나 줘서 이번엔 네 체면을 살려준 거지만 다음에 또 찾는다고 해도 대꾸를 해줄지도 모른다.

두 사람이 멀어지자 소명우는 입을 열었다.

“이 녀석이 엄청 대단한 줄 알았는데 뭐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니었네.”

다른 이들은 모두 맞장구를 쳤다.

“그러니까. 깜짝 놀랐네.”

“나는 심지어 어떤 식으로 사과해야 할지, 어떻게 잘 보일지 고민했는데 이제 보니 그럴 필요가 하나도 없어.”

“사람은 역시 자신이 훌륭해야 해. 매번 다른 사람에게 기대면 하느님도 더 이상 봐주지 못하겠는걸.”

“잘 생각해 봐도 어떤 무리 안에서 놀면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소정아가 밖에서 사귄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강해서 극치를 찍을 존재인가.”

한편 밖에서 성으로 돌아가는 길.

벤츠 밴에서 여정수는 경멸에 찬 표정으로 남덕구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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