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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시내에 창고처럼 보이는 4층짜리 작은 건물이 있었다.

여기가 바로 여지윤의 집이었다. 살림살이를 하기도 하고 실험실로 쓰이기도 하였다.

소정아는 도어락에 비밀번호를 쓰고 염무현을 데리고 들어왔다.

멀리서 바라보니 한 줄로 늘어선 약재 캐비닛 외에도 다양한 병, 캔, 기구 및 장비가 있었다.

쭉 둘러보면 사모님 여지윤은 평소 생활이 얼마나 단조로운지 알 수 있었다.

“사형, 이쪽이에요.”

소정아가 빠른 걸음으로 서랍으로 다가가 유리문을 열자 안에는 알약이 가득했다.

접시에 흩어져 있는 대로 놓여 있었고 소정아는 안에서 아무나 한 알을 집어 들었다.

“이것이 바로 사부님이 만든 시험 품이에요. 사형, 보세요.”

염무현은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이렇게 중요한 연구를 아무렇게나 캐비닛에 던져놓고 가면 누가 훔쳐 갈지 두렵지 않으냐.”

“사부님께서는 위험한 곳일수록 안전하다고 하셨습니다.”

소정아는 웃으면서 말했다.

“오셨을 때 사형이 보셨을 텐데 높은 수준의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평지를 밟는 것처럼 간단하죠.”

“숨길 수 없다면 차라리 숨기지 않는 게 도리어 그런 사람들에게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니 훔치기가 귀찮아질 수밖에 없어요.”

염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존경했다.

“모처럼 사모님이 잘 생각하셨네.”

그는 알약을 받아 코 밑에 가져가 냄새를 맡았다.

“어?”

염무현이 놀란 기색을 보이자 소정아는 다급히 물었다.

“왜요, 사형. 뭐가 잘못됐나요?”

사실 소정아가 알약을 집어 들었을 때 염무현은 희미하게 낯이 익었다.

하지만 여지윤의 많은 의술이 옥의 신에게 배운 것을 고려하면 염무현은 별생각을 하지 않았다.

회천단의 맛은 치유단과 비슷했다.

“확실하지 않아. 다시 한번 맡아봐야겠어.”

염무현은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확실히 비슷한 점이 많았다.

한두 가지 약재가 다른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같았다.

약의 배합 면에서도 비슷했다.

“제가 처방을 받아서 사형에게 보여드릴까요?”

소정아가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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