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사령관 자리 따위를 어떻게 염무현 님과 비할 수 있겠는가.“고진성! 내가 마지막으로 기회 주는 거야. 사령관으로 승진할 거야 아니면 계속 나한테 멋모르고 덤빌 거야. 잘 생각하고 행동해.”제대로 화가 난 위석현이 표정을 굳히고 고진성을 노려보며 말했지만 고진성은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고 확신에 차 말했다.“총사령관이 아니라 서해 수비대도 안 해! 나는 염무현 님만 지키면 돼.”“나 고진성이 있는 한 아무도 그분 못 건드려!”이렇게 앞뒤 없이 달려드는 사람은 처음인 위석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래, 좋아! 네가 사령관으로 진급하는 일은 없을 거야! 어디 두고 봐!”고진성은 여전히 차분하게 대꾸했다.“그건 당신이 세인시로 돌아가서 하나하나 보고를 받고 난 다음에 일이지. 지금은 내가 서해지 수비대 대장이야.”“여기에서는 내 말에 따라야 해.”“당장 염무현 님 풀어줘! 안 그러면 이곳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점점 더 당당하게 나오는 고진성에 위석현이 길길이 뛰며 말했다.“아주 제대로 날 화나게 해보겠다는 거지!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네가 무슨 자격으로 감히 나한테 명령해! 잊지마, 네 상사는 나야. 네가 바로 내 명령에 따라야 하는 부하라고!”“그런 네가 나한테 명령을 해? 미친 거야?”그에 고진성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네가 명령 안 하면 내가 아무것도 못 할 줄 알고?”“내 구역에서는 아무도 날 못 막아.”“지금 당장 취조실 문 열어!”방원혁과 부하들이 연장을 챙겨 문을 따려고 하자 위석현이 발로 의자를 밟으며 소리쳤다.“누가 감히!”“오늘 취조실로 발 들이는 놈은 내가 직접 옷 벗게 할 거야. 그리고 제대로 처벌할 거야.”총사령관인 위석현이 마음만 먹으면 수비대 인력 바꾸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였기에 방원혁과 그 부하들은 이도 저도 못 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내가 해!”그때 마침 도착한 공규석이 방원혁의 손에서 연장을 뺏어 들었다.위석현의 권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일반 백성을 어찌할 수는 없는
이렇게 사람이 많다고?위석현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비록 그도 권력과 권위를 가진 높은 자리에 있었지만 그건 세인시에 있을 때고, 서해에서 위석현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마정식의 스무 명 남짓한 부하들뿐이었다. 싸움이 벌어지면 큰 손해를 보는 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총사령관으로서 위석현은 나름대로 안목이 있었다. 그는 진경태와 공규석에게 어둠의 세계에서 왕으로 불리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아우라가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 두 사람이 서해의 우두머리인가 보다!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말벌 둥지를 건드린 거나 다름없었다.위석현은 왜 사람들을 더 데리고 오지 않았을까 후회했다.이번 작전의 타깃인 염무현은 분명 아무런 정보도 나오지 않는 애송이인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를 돕는 걸까?하지만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 수비대 사람들이 2층에 집중된 것만 아니었다면 진씨 가문과 공씨 가문 사람들은 이미 한참 전에 달려왔을 것이다.진경태와 공규석은 고진성을 믿었기에 사람들에게 아래층에 머물라고 한 것이다. 김범식 일행은 그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가담한 것이다.만약 정말 위층으로 달려갔다면 고진성의 체면은 어떡하나.서로 공모했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고진성의 정치 인생은 끝장날 것이다.물론 진경태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소란을 피우더라도 절대 처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 공규석은 손을 뻗어 자물쇠가 박살 난 철문을 열더니 안쪽을 향해 말했다.“무현 님, 괜찮으십니까?”“희주야, 너도 거기 있어?”공혜리가 제일 먼저 문을 비집고 나타났다.연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언니. 사부님과 함께 있어요.”염무현이 팔을 슬쩍 들어 올리자 두 개의 수갑이 순식간에 풀렸다. “당신들, 너무 빨리 왔어요!”“네?” 사람들은 어리둥절하고 혼란스러워했다. 빨리 오면 좋은 거 아닌가? 문제는 그들 입장에선 빨리 온 것도 아니었다.그들은 염무현이 잡히기 전에 나타나 개입해서 막
“한낱 계집 주제에 감히 무슨 자격으로 날 심문하는 거야?”위석현이 호기롭게 말했다.“내가 당신들을 우습게 보는 게 아니라 고진성에게 물어봐, 어디 그럴 자격이 있나.”고진성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위석현, 넌 지금 우리 서해 구역에 왔다는 걸 알아둬. 사실대로 말하기 전까지 이곳을 떠날 생각은 꿈도 꾸지 마. 나 고진성이 분명히 얘기했어!”마정식이 크게 소리쳤다.“고진성, 자네는 지금 선을 넘었어. 정말 막 나갈 생각이야?”탁-염무현이 손을 들자 마정식은 곧바로 땅바닥을 뒹굴었다.“시끄럽네!”반쪽 얼굴이 급격히 빨갛게 부어오르고 나서야 마정식은 염무현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깨달았다.1호 별장에 체포하러 갔을 때의 오만함을 떠올리며 마정식은 두려움을 느꼈다.만약 그때 그가 바로 공격했다면 자신은 별장 대문에서 죽지 않았을까?마정식은 황급히 도움을 청하는 간절함과 의문이 섞인 눈빛으로 위석현을 바라보았다.‘타겟이 이렇게 강하단 걸 왜 미리 말하지 않으셨습니까?’위석현은 마정식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그 뜻은 명확하게 전달되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데 한낱 너 같은 것에게 설명해야 하지?염무현의 시선이 위석현에게 향하자 목에 힘을 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던 위석현의 몸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위협적인 눈빛이었다!위석현은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더 이상 염무현과 눈을 맞출 엄두를 내지 못했다.기세가 급격히 수그러들었다.“너한테 직접 말할 기회를 주겠다.” 염무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위석현은 침착한 척 코웃음 쳤다.“고맙다는 인사라도 할까? 다들 기억해, 오늘 있었던 일은 절대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야! 내가 왜 잡으러 왔는지 궁금하지? 그렇다면 내가 어쩔 수 없이 그 이유를 알려주지.”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거친 말을 내뱉으면서도 자신이 물러날 구멍을 만드는 늙은 여우였다.“세인시 수비대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조사해 보니 서해에서 온 염무현이 구씨 가문의 귀중한 현염초를 강탈한 것으로 밝혀졌다. 나는 이 지역 총사령관으로서 당
노인의 이름은 조엽춘, 과거 이 지역 총사령관 직책을 맡았던 사람으로 비록 은퇴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관직에 있을 때의 위세는 여전했다.조엽춘은 여전히 국가 수비 기관 고문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었다.그를 따르던 수비대 대원들 역시 모두 공무원 신분이었다.“비켜라, 감히 내 앞길을 막는 자는 가차 없이 죽일 것이다!”대원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총을 꺼내 아래층에 있는 김범식 일행을 향해 조준했다.김범식 일행은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황급히 자리를 피했고 조엽춘은 뒷짐을 진 채 고개를 높이 들고 걸어 들어왔다.기세가 만만치 않았다.수비대 안으로 들어와서도 턱을 높이 치켜들고 안하무인처럼 굴었다.마치 여기 있는 그 누구도 자신을 무시할 자격이 없다는 듯.곧 조엽춘이 2층에 도착했다.“장인어른, 오셨어요!”위석현의 얼굴은 물에 빠진 사람이 갑자기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기쁨에 넘쳤다.조엽춘은 사위의 얼굴에 뺨을 맞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분노했다.“얼마나 간이 부었으면 감히 총사령관을 때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조엽춘은 화를 내며 물었다.“누가 때렸느냐? 너희들 중 누가 이렇게 배짱이 큰지 한번 보자!”고진성이 황급히 앞으로 나서며 큰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제 설명 좀 들어보세요! 어르신 사위가 먼저 이유 없이 사람을 체포하고 사설 법정을 세웠습니다. 이건 엄연히 법을 어기는...”“닥쳐!”조엽춘이 으름장을 놓았다.“내가 자네보고 말하라고 했나, 넌 누구야? 감히 어디라고 주제 파악도 못 하고 내 앞에서 입을 놀려!”고진성은 분노했다!수비대의 수장이자 이곳은 그의 구역인데 말 한마디 할 자격도 없단 말인가?“누가 내 사위를 때렸냐고 물었어!”조엽춘은 다시 한번 화를 내며 물었고 염무현이 답했다.“접니다!”조엽춘은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너무 어린데, 정말 이놈인가?고진성도 감히 못 할 짓을 이 어린놈이 감히?“장인어른, 저놈이 저를 때렸어요!”위석현은 큰 소리로 꾸짖었다.“이 자식
조엽춘이 크게 웃었다.“나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예를 들어, 우리 수비대 시스템을 담당하는 고위층 인물이거나 다른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면 머리를 숙여야지. 하지만 너희 수준으로는 그런 사람들과 만나지도 못해. 조금 더 거만한 말로 표현하자면, 호랑이 없는 산에 원숭이가 왕 노릇을 하는 거지. 어쩌겠어, 너희들은 나한테 당할 수밖에 없지, 하하하!”사람들은 모두 분노했다. 역겨운 늙은이 같으니라고!염무현은 화를 내는 대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본인 머리 위에 누가 있다는 것만 알아도 돼.”그렇게 말한 후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주소록을 훑어보았다.염라대왕의 주소록에 들어갈 자격을 가진 사람은 모두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거물급 인사들이었다.전태웅 같은 사람은 자리에 끼지도 못했다.“사람 부르려고?”조엽춘은 더 오만하게 웃었다.“이 자식, 내 앞에서 쇼하는 거야? 알았어, 한 번 기회를 줄 테니 어디 도와줄 사람 찾아봐!”염무현은 재빨리 전화번호 하나를 짚었다.“너로 하지!”그리고 전화를 걸자 빠르게 연결되었다.“무... 스승님, 드디어 제게 전화하셨네요!”전화기 너머에는 엄청나게 흥분한 중년 남성 목소리가 들려왔다.“2년 동안 이 전화만 기다렸는데, 저를 잊으신 줄 알았어요! 죄송합니다, 너무 흥분했네요... 시키실 일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중년 남성이 있는 사무실에는 수비대 로고가 걸려 있었고 그가 있는 건물은 제원 중심부에 위치해 있었다.이곳은 용국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염무현은 무표정한 얼굴에 덤덤한 어투로 말했다.“남씨, 위석현이라는 사람 알아?”“압니다. 허원 지역 총사령관으로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이라 기억납니다.”중년 남자가 대답하자 염무현이 바로 다음 말을 이어갔다.“나 이 사람 마음에 안 드는데, 처리하기 어려울까?”“아니요!”중년 남성이 매우 단호하게 대답하자 염무현이 덧붙였다.“조엽춘이라는 사람도 있는데.”“압니다. 위석현의 장인인데, 저희 아버지가 젊었을 때 그 사람
2년 전, 남권수는 작전 수행 중 해외 조직에 포위되어 암살을 당하고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그의 몸에는 피가 다 빠져나갔고 많은 장기가 망가져 있었다.여러 큰 병원의 모든 의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이후 남권수의 부친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를 전용기에 태워 서해 교도소로 보냈고 당시 남권수는 마지막 기력만을 남겨두고 있었다.의학적으로 사망 판정에 사인만 하면 끝날 상태였다.남씨 가문 역시 아무런 희망 없이 운명에 체념한 상태였다.하지만 바로 이런 상황에서 염무현이 반전의 의술을 펼치며 그를 지옥의 문턱에서 다시 살려냈다!남권수는 목숨을 부지했을 뿐만 아니라 내공도 70% 이상 지킬 수 있었고 보름 만에 남권수는 침대에서 일어나 마구 뛰어다닐 수 있었다.반년 후, 남권수는 해외 조직에 보복하기 시작하며 단숨에 뿌리를 뽑았다!남권수 부자의 주선으로 임무를 맡았던 대원들은 서해 교도소에 가서 3일간 특수 훈련을 받았고, 모두 내공이 한 단계 상승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특별 훈련이 끝난 후 그들은 이때다 싶게 훈련에 매진해 이어지는 시간 동안 큰 발전을 가져왔다.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이들은 남권수에 의해 여러 부서에 배치되어 전체 수비대 조직의 중추가 되었다.그리고 당시 이들의 특수 훈련을 담당한 사람은 다름 아닌 염무현이었다.남권수를 포함한 모든 대원들은 염무현을 스승님이라고 정중히 불렀고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남권수는 염무현에게 푸짐한 선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갔지만 그는 정중히 거절했다.그 후에도 남권수는 염무현을 직접 만나지 못했다.방금 전 전화는 남권수가 매일 고대하고 꿈꿔왔던 전화였다.남권수도 전태웅과 마찬가지로 염무현이 먼저 전화를 걸어오기 전까지는 감히 전화를 걸지 못했다.드디어 염무현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된 남권수는 겨우 몇 마디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 행운이었기에 무척 기뻤다.깜짝 놀란 남권수는 격렬하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크게 심호흡을 하고 휴대
조엽춘이 나이가 더 많으면서도 남권수를 공손하게 대했던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다.남권수가 무례한 말을 해도 조엽춘은 낮은 자세를 유지해야 했다.앞으로 수십 년 동안 남씨 가문을 지켜야 하니까.“방금 당신 사위 위석현이 권력을 사리사욕과 부패, 꼼수에 이용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위석현이 어떤 사람인지 남권수는 아주 잘 알았지만 그를 건드리지 않은 건 조엽춘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남권수가 직접 움직일 정도로 가치가 있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부총장님, 이건 모함입니다!”조엽춘은 즉시 다급하게 큰소리로 해명했다.“저는 위석현을 잘 압니다. 평소 약간 거만하긴 하지만 부총장님이 말씀하시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남권수가 위석현에게 내린 세 가지 죄목은 절대 가볍지 않았다.세 가지가 아니라 그중 단 하나만 있어도 위석현은 관직을 잃을 수 있었고 세 가지를 모두 합치면 더 큰 범죄가 되는 것이다!거들먹거리던 위석현도 이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다.대체 무슨 상황이지?“왜요, 입증된 게 없으면 내가 직접 전화했겠습니까?”남권수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조엽춘 씨, 경고하는데 조금 전 내 말은 증명하라거나 해명을 듣고 싶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시겠어요? 제 아버지 체면을 봐서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는 겁니다. 정의로운 사람이 되든 위석현과 한 배를 타든 알아서 하세요.”남권수는 염무현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증거가 있든 없든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위석현 같은 놈은 애초에 깨끗한 사람도 아니었다.일단 몰아붙이고 심사해 보면 절대 잘못된 판결이 나올 수 없었다.조엽춘은 식은땀을 흘리며 충격을 받은 듯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부총장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남권수는 명령하는 어투로 말했다.“위석현을 당장 처리하세요! 그 자리에서 죄를 인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할 수 있겠어요?”조엽춘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단호하게 대답했다.“네!”어떻게 감히 못 하겠다고 대답하나!위석현을 처리하지 않으면
위석현은 순식간에 공포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변하며 눈을 부릅떴다.“장인어른, 미쳤어요? 뭐 하는 거예요?”위석현의 머리에서 식은땀이 흘렀다.남들이 보는 앞에서 뺨을 맞고 장인이 자신에게 총까지 겨눌 줄은 꿈에도 몰랐다.나는 당신 사위라고, 당신 딸 남편이자 손녀의 아빠!고작 염무현 저 자식 전화 한 통에 이러는 거야?도대체 누구한테 전화했길래 총까지 겨누는 거지?다른 사람들도 모두 깜짝 놀랐고 특히 마정식은 더욱 그랬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에게도 저렇듯 대단한 장인어른이 있으면 10년, 20년쯤 덜 고생해도 된다는 생각에 무척 부러워했었다.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등 돌릴 줄이야.탕-조엽춘이 정말로 총을 쏘자 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였다.물론 위석현에게 쏜 것이 아니라 총알은 위석현의 귓가를 스쳐 지나 옆에 있던 나무 탁자 다리에 박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석현은 겁에 질릴 대로 질려 있었다.“농담할 생각 없으니까 당장 사실대로 말해, 들었어?”조엽춘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연기를 내뿜고 있는 총구를 위석현의 머리에 다시 한번 들이댔다.위석현은 마음속 마지막 희망이 완전히 무너졌다.장인어른은 연기가 아니라 진심인 것이다!위석현은 황급히 말을 꺼냈다.“한수로가 저를 찾아와서 10억을 줄 테니 사위인 구천명 체면을 세워달라고 했어요.”조엽춘의 표정이 굳어졌다.사실 그의 마음속에는 위석현에 대한 한 가닥 희망이 남아 있었다.위석현이 압박을 견디고 아무 말도 하지 않기를 바랐다.설사 뻔뻔하게 부인하는 게 아무 소용이 없더라도 적어도 남자다운 패기는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이제 그 희망은 완전히 무너졌다!역시 부총장 말대로 개인적 이득과 부패를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는 두 가지 혐의가 확인되었다.“고작 10억에 원칙을 저버리는 무능한 놈!”조엽춘은 그를 나무라며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위석현, 넌 정말 속이 썩었어. 그런 너한테 내 딸을 주다니, 내가 눈이 멀었지!”10억과 창창한 앞날이 비교가 되나, 장님이나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