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이름은 조엽춘, 과거 이 지역 총사령관 직책을 맡았던 사람으로 비록 은퇴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관직에 있을 때의 위세는 여전했다.조엽춘은 여전히 국가 수비 기관 고문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었다.그를 따르던 수비대 대원들 역시 모두 공무원 신분이었다.“비켜라, 감히 내 앞길을 막는 자는 가차 없이 죽일 것이다!”대원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총을 꺼내 아래층에 있는 김범식 일행을 향해 조준했다.김범식 일행은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황급히 자리를 피했고 조엽춘은 뒷짐을 진 채 고개를 높이 들고 걸어 들어왔다.기세가 만만치 않았다.수비대 안으로 들어와서도 턱을 높이 치켜들고 안하무인처럼 굴었다.마치 여기 있는 그 누구도 자신을 무시할 자격이 없다는 듯.곧 조엽춘이 2층에 도착했다.“장인어른, 오셨어요!”위석현의 얼굴은 물에 빠진 사람이 갑자기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기쁨에 넘쳤다.조엽춘은 사위의 얼굴에 뺨을 맞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분노했다.“얼마나 간이 부었으면 감히 총사령관을 때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조엽춘은 화를 내며 물었다.“누가 때렸느냐? 너희들 중 누가 이렇게 배짱이 큰지 한번 보자!”고진성이 황급히 앞으로 나서며 큰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제 설명 좀 들어보세요! 어르신 사위가 먼저 이유 없이 사람을 체포하고 사설 법정을 세웠습니다. 이건 엄연히 법을 어기는...”“닥쳐!”조엽춘이 으름장을 놓았다.“내가 자네보고 말하라고 했나, 넌 누구야? 감히 어디라고 주제 파악도 못 하고 내 앞에서 입을 놀려!”고진성은 분노했다!수비대의 수장이자 이곳은 그의 구역인데 말 한마디 할 자격도 없단 말인가?“누가 내 사위를 때렸냐고 물었어!”조엽춘은 다시 한번 화를 내며 물었고 염무현이 답했다.“접니다!”조엽춘은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너무 어린데, 정말 이놈인가?고진성도 감히 못 할 짓을 이 어린놈이 감히?“장인어른, 저놈이 저를 때렸어요!”위석현은 큰 소리로 꾸짖었다.“이 자식
조엽춘이 크게 웃었다.“나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예를 들어, 우리 수비대 시스템을 담당하는 고위층 인물이거나 다른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면 머리를 숙여야지. 하지만 너희 수준으로는 그런 사람들과 만나지도 못해. 조금 더 거만한 말로 표현하자면, 호랑이 없는 산에 원숭이가 왕 노릇을 하는 거지. 어쩌겠어, 너희들은 나한테 당할 수밖에 없지, 하하하!”사람들은 모두 분노했다. 역겨운 늙은이 같으니라고!염무현은 화를 내는 대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본인 머리 위에 누가 있다는 것만 알아도 돼.”그렇게 말한 후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주소록을 훑어보았다.염라대왕의 주소록에 들어갈 자격을 가진 사람은 모두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거물급 인사들이었다.전태웅 같은 사람은 자리에 끼지도 못했다.“사람 부르려고?”조엽춘은 더 오만하게 웃었다.“이 자식, 내 앞에서 쇼하는 거야? 알았어, 한 번 기회를 줄 테니 어디 도와줄 사람 찾아봐!”염무현은 재빨리 전화번호 하나를 짚었다.“너로 하지!”그리고 전화를 걸자 빠르게 연결되었다.“무... 스승님, 드디어 제게 전화하셨네요!”전화기 너머에는 엄청나게 흥분한 중년 남성 목소리가 들려왔다.“2년 동안 이 전화만 기다렸는데, 저를 잊으신 줄 알았어요! 죄송합니다, 너무 흥분했네요... 시키실 일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중년 남성이 있는 사무실에는 수비대 로고가 걸려 있었고 그가 있는 건물은 제원 중심부에 위치해 있었다.이곳은 용국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염무현은 무표정한 얼굴에 덤덤한 어투로 말했다.“남씨, 위석현이라는 사람 알아?”“압니다. 허원 지역 총사령관으로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이라 기억납니다.”중년 남자가 대답하자 염무현이 바로 다음 말을 이어갔다.“나 이 사람 마음에 안 드는데, 처리하기 어려울까?”“아니요!”중년 남성이 매우 단호하게 대답하자 염무현이 덧붙였다.“조엽춘이라는 사람도 있는데.”“압니다. 위석현의 장인인데, 저희 아버지가 젊었을 때 그 사람
2년 전, 남권수는 작전 수행 중 해외 조직에 포위되어 암살을 당하고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그의 몸에는 피가 다 빠져나갔고 많은 장기가 망가져 있었다.여러 큰 병원의 모든 의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이후 남권수의 부친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를 전용기에 태워 서해 교도소로 보냈고 당시 남권수는 마지막 기력만을 남겨두고 있었다.의학적으로 사망 판정에 사인만 하면 끝날 상태였다.남씨 가문 역시 아무런 희망 없이 운명에 체념한 상태였다.하지만 바로 이런 상황에서 염무현이 반전의 의술을 펼치며 그를 지옥의 문턱에서 다시 살려냈다!남권수는 목숨을 부지했을 뿐만 아니라 내공도 70% 이상 지킬 수 있었고 보름 만에 남권수는 침대에서 일어나 마구 뛰어다닐 수 있었다.반년 후, 남권수는 해외 조직에 보복하기 시작하며 단숨에 뿌리를 뽑았다!남권수 부자의 주선으로 임무를 맡았던 대원들은 서해 교도소에 가서 3일간 특수 훈련을 받았고, 모두 내공이 한 단계 상승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특별 훈련이 끝난 후 그들은 이때다 싶게 훈련에 매진해 이어지는 시간 동안 큰 발전을 가져왔다.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이들은 남권수에 의해 여러 부서에 배치되어 전체 수비대 조직의 중추가 되었다.그리고 당시 이들의 특수 훈련을 담당한 사람은 다름 아닌 염무현이었다.남권수를 포함한 모든 대원들은 염무현을 스승님이라고 정중히 불렀고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남권수는 염무현에게 푸짐한 선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갔지만 그는 정중히 거절했다.그 후에도 남권수는 염무현을 직접 만나지 못했다.방금 전 전화는 남권수가 매일 고대하고 꿈꿔왔던 전화였다.남권수도 전태웅과 마찬가지로 염무현이 먼저 전화를 걸어오기 전까지는 감히 전화를 걸지 못했다.드디어 염무현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된 남권수는 겨우 몇 마디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 행운이었기에 무척 기뻤다.깜짝 놀란 남권수는 격렬하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크게 심호흡을 하고 휴대
조엽춘이 나이가 더 많으면서도 남권수를 공손하게 대했던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다.남권수가 무례한 말을 해도 조엽춘은 낮은 자세를 유지해야 했다.앞으로 수십 년 동안 남씨 가문을 지켜야 하니까.“방금 당신 사위 위석현이 권력을 사리사욕과 부패, 꼼수에 이용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위석현이 어떤 사람인지 남권수는 아주 잘 알았지만 그를 건드리지 않은 건 조엽춘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남권수가 직접 움직일 정도로 가치가 있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부총장님, 이건 모함입니다!”조엽춘은 즉시 다급하게 큰소리로 해명했다.“저는 위석현을 잘 압니다. 평소 약간 거만하긴 하지만 부총장님이 말씀하시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남권수가 위석현에게 내린 세 가지 죄목은 절대 가볍지 않았다.세 가지가 아니라 그중 단 하나만 있어도 위석현은 관직을 잃을 수 있었고 세 가지를 모두 합치면 더 큰 범죄가 되는 것이다!거들먹거리던 위석현도 이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다.대체 무슨 상황이지?“왜요, 입증된 게 없으면 내가 직접 전화했겠습니까?”남권수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조엽춘 씨, 경고하는데 조금 전 내 말은 증명하라거나 해명을 듣고 싶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시겠어요? 제 아버지 체면을 봐서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는 겁니다. 정의로운 사람이 되든 위석현과 한 배를 타든 알아서 하세요.”남권수는 염무현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증거가 있든 없든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위석현 같은 놈은 애초에 깨끗한 사람도 아니었다.일단 몰아붙이고 심사해 보면 절대 잘못된 판결이 나올 수 없었다.조엽춘은 식은땀을 흘리며 충격을 받은 듯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부총장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남권수는 명령하는 어투로 말했다.“위석현을 당장 처리하세요! 그 자리에서 죄를 인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할 수 있겠어요?”조엽춘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단호하게 대답했다.“네!”어떻게 감히 못 하겠다고 대답하나!위석현을 처리하지 않으면
위석현은 순식간에 공포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변하며 눈을 부릅떴다.“장인어른, 미쳤어요? 뭐 하는 거예요?”위석현의 머리에서 식은땀이 흘렀다.남들이 보는 앞에서 뺨을 맞고 장인이 자신에게 총까지 겨눌 줄은 꿈에도 몰랐다.나는 당신 사위라고, 당신 딸 남편이자 손녀의 아빠!고작 염무현 저 자식 전화 한 통에 이러는 거야?도대체 누구한테 전화했길래 총까지 겨누는 거지?다른 사람들도 모두 깜짝 놀랐고 특히 마정식은 더욱 그랬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에게도 저렇듯 대단한 장인어른이 있으면 10년, 20년쯤 덜 고생해도 된다는 생각에 무척 부러워했었다.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등 돌릴 줄이야.탕-조엽춘이 정말로 총을 쏘자 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였다.물론 위석현에게 쏜 것이 아니라 총알은 위석현의 귓가를 스쳐 지나 옆에 있던 나무 탁자 다리에 박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석현은 겁에 질릴 대로 질려 있었다.“농담할 생각 없으니까 당장 사실대로 말해, 들었어?”조엽춘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연기를 내뿜고 있는 총구를 위석현의 머리에 다시 한번 들이댔다.위석현은 마음속 마지막 희망이 완전히 무너졌다.장인어른은 연기가 아니라 진심인 것이다!위석현은 황급히 말을 꺼냈다.“한수로가 저를 찾아와서 10억을 줄 테니 사위인 구천명 체면을 세워달라고 했어요.”조엽춘의 표정이 굳어졌다.사실 그의 마음속에는 위석현에 대한 한 가닥 희망이 남아 있었다.위석현이 압박을 견디고 아무 말도 하지 않기를 바랐다.설사 뻔뻔하게 부인하는 게 아무 소용이 없더라도 적어도 남자다운 패기는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이제 그 희망은 완전히 무너졌다!역시 부총장 말대로 개인적 이득과 부패를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는 두 가지 혐의가 확인되었다.“고작 10억에 원칙을 저버리는 무능한 놈!”조엽춘은 그를 나무라며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위석현, 넌 정말 속이 썩었어. 그런 너한테 내 딸을 주다니, 내가 눈이 멀었지!”10억과 창창한 앞날이 비교가 되나, 장님이나 바
조엽춘 마저 거부할 수 없으니 그는 더더욱 반항할 수 없다!하지만 왜? 분명 모든 정보에 따르면 염무현은 그저 평범한 무술가일 뿐인데!고대 무술 실력자로 무림계에서는 누구도 감히 그를 건드리지 못한다 해도 막강한 공권력 앞에서는 한낱 평민이었다!위석현의 신분과 지위로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는 상대였다.그런데 염무현은 전화 한 통으로 조엽춘의 태도를 완전히 바꾸었고 위석현은 자신이 건드린 하찮은 인물이 장인어른조차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존재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한수로, 구천명!이 개자식들 때문에 내가 끝장나게 생겼다!현장에는 정적이 흘렀고 상황이 순식간에 역전된 탓에 모두들 아직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사람들은 조엽춘의 뒤에는 막강한 뒷배가 있어서 은퇴를 했지만 그 힘이 여전해 매일 조엽춘을 만나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특히 명절이 되면 조씨 저택은 그야말로 장터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조엽춘이 막 등장했을 때 얼마나 오만하고, 난폭하고, 무례하게 행동했는지 모두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는 이유를 묻지도 않고 더군다나 사위 위석현에 대한 편애를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하지만 누가 염무현의 전화 한 통이 이렇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줄 알았을까.정말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다.사람들의 시선이 염무현에게 향하기 시작했다.저 청년은 대체 어디서 온 누구일까?대체 어떤 거물에게 전화를 걸었기에 조엽춘이 저리도 벌벌 떠는 걸까.진경태와 공규석은 서로를 힐끗 쳐다보고는 암묵적으로 잡고 있던 사람을 내려놓고 곤장을 바닥에 던지고 칼을 옆 사람에게 건넸다.염무현의 힘이 다시 한번 그들의 생각을 뒤집어버렸다.서해에서 발만 굴러도 땅이 흔들린다는 대단한 인물인 그들이었지만 백성은 관리와 싸울 수 없다는 옛말처럼 아무리 힘센 그들이라도 조엽춘 같은 권력을 쥔 사람을 만나면 곧바로 일반 백성과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그렇게 당하는 건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었다.조엽춘은 위석현을 처리하고 곧바로 존경심이
조엽춘이 등장했을 때의 거침없고 거만한 모습을 모두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면 그가 정말 정의롭고 악에 맞서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안타깝게도 전에 남겼던 인상이 너무 강렬하여 이제 와서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한들 아무도 말을 섞으려 하지 않았다.하지만 이는 조엽춘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젊었을 때부터 뻔뻔함은 그의 강력한 장점 중 하나였다.온갖 풍파를 다 지나왔는데 이까짓 일이 뭐 대수겠나.바로 그때 바닥에 있던 휴대폰이 울렸고 마침 위석현이 조엽춘에게 뺨을 맞았을 때 주머니에서 흘러나온 것이었다.조엽춘은 예리한 눈썰미로 발신자가 ‘구천명’인 것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달려와 허리를 굽혀 전화를 줍더니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내려 전화를 받았다.그는 또 다른 속셈으로 일부러 스피커 모드로 돌렸다.“위석현 씨, 다 끝났습니까?”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다름 아닌 구천명 본인이었다.“어떨 것 같은데요?” 조엽춘이 일부러 되묻자 구천명은 위석현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제때 구분하지 못하고 곧바로 흥분에 겨워 외쳤다.“처리했군요!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위석현 씨처럼 높으신 분이 고작 염무현 하나 상대하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요. 언제 그놈을 세인시로 보낼 생각입니까? 안전한 곳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놈이 나이는 어려도 실력이 보통이 아니거든요! 자칫 도망가면 화하 상업그룹을 협박할 기회도 없고, 전태웅이 우리 가문의 돈을 순순히 뱉어내지도 않을 테니까요.”조엽춘은 콧방귀를 뀌었다.“그러니까 당신들이 염무현 님을 노리고 꾸민 음모였군!”늙은 영감이 꽤 영악하다. 그는 일부러 신분을 밝히지 않고 구천명이 스스로 진실을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그렇다면 가족도 내친 그가 이 일에서 완전히 혐의를 벗을 수 있었다.구천명은 잔뜩 긴장한 어투로 말했다.“당신은 위석현이 아닌데, 누구지? 왜 위석현 씨 휴대폰을 갖고 있는 거야? 경고하는데, 남의 통화를 몰래 엿듣는 건 범죄야!”조엽춘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반박했
구천명은 힘겹게 목을 들며 이를 꽉 깨물었다.“염무현, 당신 실력이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대단한 건 인정하지. 진료비에 대해서도 내가 한 짓이 떳떳하지는 않지만 그쪽도 양심에 손을 얹고 물어봐. 정말 조금의 책임도 없다고 생각하나? 당신 덕분에 우리 집안의 모든 재산이 화하 상업그룹에 빼앗겼어! 당신도 나도 서로 자기가 옳다고 우기는데 누가 맞네 틀리네 싸우는 건 무의미한 일이야! 이 구천명은 당신에게 빚진 게 없어.”염무현이 미간을 찌푸렸다.“위석현과 결탁한 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어차피 당신은 무사하잖아. 우리 사이 일은 이걸로 퉁 치자고!”구천명이 목을 빼 들고 말하자 옆에 있던 한진영은 홧김에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절대 안 돼요! 우리 집 재산은 돌려받아야죠!”염무현은 차갑게 웃었다.“나도 이대로 넘어갈 수 없을 것 같은데.”눈에 보이지 않는 음파가 구천명의 귓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의 내부 장기의 특정 기능이 자극을 받았다.염무현은 사람들을 치료할 때 특별한 기술을 사용해 흔적을 남기는데 단순한 보복이 아니라 추후 치료할 때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였다.이 표식은 보호자 기능을 수행하며 환자의 남은 평생을 함께하지만 자칫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삶과 죽음이 전부 염무현의 통제 속에 있으며 그의 생각 하나로 생사가 결정된다.“염무현, 내가 너를 무서워할 것 같아? 우린 아직 세인시에 남아있는 힘이 있어. 당신은 절대 나를 건드릴 수 없다고.”구천명이 콧방귀를 뀌었다.“충고 하나 하자면, 쓸데없는 짓은 하지...”그의 말이 툭 끊겼고 한진영은 구천명의 하얗던 얼굴이 검게 변하고 호흡이 가빠지며 몸 상태가 더욱 나빠지는 것을 보았다.툭-구천명은 작은 휴대폰 하나 제대로 들지 못해 바닥으로 떨구었고, 그의 몸도 비틀거리며 바닥을 향해 쓰러지고 있었다.“여보, 왜 그래요?”한진영이 급히 달려와 구천명의 옷깃을 잡아당겼지만 바닥에 쓰러지는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완치된 줄 알았는데 왜 갑자기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