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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조엽춘이 등장했을 때의 거침없고 거만한 모습을 모두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면 그가 정말 정의롭고 악에 맞서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전에 남겼던 인상이 너무 강렬하여 이제 와서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한들 아무도 말을 섞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조엽춘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젊었을 때부터 뻔뻔함은 그의 강력한 장점 중 하나였다.

온갖 풍파를 다 지나왔는데 이까짓 일이 뭐 대수겠나.

바로 그때 바닥에 있던 휴대폰이 울렸고 마침 위석현이 조엽춘에게 뺨을 맞았을 때 주머니에서 흘러나온 것이었다.

조엽춘은 예리한 눈썰미로 발신자가 ‘구천명’인 것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달려와 허리를 굽혀 전화를 줍더니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내려 전화를 받았다.

그는 또 다른 속셈으로 일부러 스피커 모드로 돌렸다.

“위석현 씨, 다 끝났습니까?”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다름 아닌 구천명 본인이었다.

“어떨 것 같은데요?”

조엽춘이 일부러 되묻자 구천명은 위석현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제때 구분하지 못하고 곧바로 흥분에 겨워 외쳤다.

“처리했군요!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위석현 씨처럼 높으신 분이 고작 염무현 하나 상대하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요. 언제 그놈을 세인시로 보낼 생각입니까? 안전한 곳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놈이 나이는 어려도 실력이 보통이 아니거든요! 자칫 도망가면 화하 상업그룹을 협박할 기회도 없고, 전태웅이 우리 가문의 돈을 순순히 뱉어내지도 않을 테니까요.”

조엽춘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니까 당신들이 염무현 님을 노리고 꾸민 음모였군!”

늙은 영감이 꽤 영악하다.

그는 일부러 신분을 밝히지 않고 구천명이 스스로 진실을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렇다면 가족도 내친 그가 이 일에서 완전히 혐의를 벗을 수 있었다.

구천명은 잔뜩 긴장한 어투로 말했다.

“당신은 위석현이 아닌데, 누구지? 왜 위석현 씨 휴대폰을 갖고 있는 거야? 경고하는데, 남의 통화를 몰래 엿듣는 건 범죄야!”

조엽춘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반박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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