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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1화

“내 방에 뭐 볼 만한 게 있나요?”

진도하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럼 나보고 마당에 서 있으라는 건가요?”

은소혜가 되물었다.

진도하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들어가죠. 우리 안으로 들어갑시다.”

결국 그는 은소혜를 서재로 데려갔다. 서재는 이미 하현진이 잘 꾸며놓았고, 책장에는 수많은 책이 꽂혀 있었다. 하지만 진도하는 그 책들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고, 하현진이 어떤 책을 샀는지도 알지 못했다.

은소혜는 서재에 들어서자마자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책장 앞에 멈춰서서는 무심하게 책장을 훑어보았다.

진도하는 의자에 앉아 은소혜를 지켜보았다. 혹시 그녀가 자신의 비밀을 눈치챘는지, 그녀가 자신에게 접근하는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책장을 한 바퀴 돌고 난 후, 은소혜는 진도하의 맞은편에 앉았다.

“차라도 마실까요?”

진도하가 물었다.

“괜찮아요.”

은소혜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사양했지만 진도하는 주전자로 차를 끓였고 각각 한 잔씩 따랐다. 진도하가 이렇게 부지런히 움직이는 이유는 단지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은소혜와 한 방에 있는 게 너무 어색해서 견딜 수 없었다.

단둘이 있으니 진도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사실 할 말도 없었다. 은소혜는 자리에 앉고 나서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그저 조용히 앉아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진도하는 어색함을 견디다 못해 계속 무언가를 했다. 물을 따르거나 책장에서 책을 꺼내 대충 몇 페이지를 넘겨보기도 했다.

반면 은소혜는 진도하보다 훨씬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녀는 그저 자리에 앉아 있었고, 진도하는 그녀가 자신을 보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이때 하현진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형님, 식사 준비가 다 됐습니다. 여기서 드실 건가요? 아니면...”

“여기서 먹죠.”

은소혜가 곧바로 대답했다.

하현진은 ‘네’ 하고 대답한 뒤 떠났다. 잠시 후, 그는 나무 쟁반에 음식을 담아 방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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