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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이 순간 분위기는 매우 긴장감이 돌았다.

모든 이들이 은소혜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그러나 은소혜는 그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로 긴 다리를 내디디며 진도하 앞에 서서 둥글고 큰 눈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에는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없었다.

“하하...”

갑자기 은소혜가 웃음을 지었는데 목소리는 매우 청아했다. 그리고 말했다.

“결과는 이번 저녁을 진도하 씨가 계산하는 거예요.”

“...”

진도하는 완전히 멍해졌다.

은소혜가 화를 내고 자신을 위협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말을 들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한참 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은소혜는 진도하의 표정이나 눈길에 신경 쓰지 않고 그를 잡아끌어 앞으로 나아갔다. 진도하는 어쩔 줄 몰라 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들의 눈에 더없이 차갑고 도도해 보였던 여신이 이렇게 적극적일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들은 질투와 부러움의 시선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꽃다발을 들고 있던 남자는 화가 잔뜩 난 채로 꽃을 땅에 던져버렸다. 그의 눈에는 온통 분노의 불길이 가득했다.

“이제 좀 놓아줄 수 있어요?”

진도하는 뒤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에 못 참아 결국 이렇게 물었다.

그러나 은소혜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꿈도 꾸지 마요! 이게 진도하 씨가 나를 거절한 대가예요!”

그렇게 말한 뒤 은소혜는 진도하의 팔을 더욱 꽉 붙잡았다. 뒤에서 보면 두 사람은 마치 서로 기대고 있는 연인처럼 보였다.

‘만약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나는 이미 수없이 죽었을 거야.’

진도하는 속으로 생각했다.

독고 청의는 그들 뒤에서 지켜보며 즐거워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몰래 한 발짝 물러나서 진도하와 은소혜가 떠난 후에야 웃음을 지으며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

곧 진도하와 은소혜는 태초서원을 나섰다. 태초서원을 나서자 은소혜는 진도하의 팔을 풀어주고 다시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갔다.

진도하는 팔을 문지르며 답답한 표정으로 은소혜를 바라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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