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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왜인지 진도하는 벌초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한번 든 생각은 멈출 수가 없었다.

첫 번째 무덤부터 풀을 모조리 뽑고는 흙으로 다시 위를 덮었다.

그렇게 이 무덤은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진도하는 만족스레 손을 툭툭 털고는 두 번째 무덤을 손보기 시작했다.

두 번째 무덤 벌초가 끝났을 때, 하늘에서 갑자기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진도하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말았다.

“설마 이 공원묘지가 나랑 연관 있는 건가? 이분들이 설마 나의 조상님들이실까?”

사실 잘 몰랐지만 그저 잘 정리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루, 이틀, 삼일…

일주일이 지나고, 공원묘지에 있는 300여 개의 무덤이 전부 깔끔해졌다.

풀이 무성하던 곳이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진도하는 만족스레 손을 툭툭 털고는 공원묘지 중앙으로 가더니 말했다.

“저의 조상님들이신지는 모르겠지만 똑같은 진씨 가문으로서 벌초를 해드리는 건 응당한 도리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향을 피우지 않았다고 탓하지 말아 주세요. 용천섬에 공원묘지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제 조상님들이시라면 저를 탓하진 않겠죠?”

보슬비가 점점 더 커졌다.

우르릉 쾅쾅!

갑자기 번개가 기승을 부렸다.

번쩍!

어두웠던 하늘이 환해지면서 지축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뭐지?”

진도하는 미간을 찌푸린 채 들썩거리는 공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마치 무언가 땅을 뚫고 솟아오를 듯했다.

진도하는 곧 하나의 비석이 서서히 땅 위로 올라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완전한 비석이 모습을 드러내자 하늘도 순식간에 맑아지고 비도 그쳤다.

진도하가 다급히 달려가서 보았을 때 비석에는 일련의 글씨가 쓰여있었다.

한 글자 한 글자 확인할 때마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100자 정도 되는 내용은 한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진도하는 용천섬의 유래와 무덤에 파묻혀 있는 사람들의 신분을 알게 되면서 오랫동안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용천섬은 곧 진씨 가문의 공원묘지였다.

“그렇다면 선경에 날아갈 수 있다는 소문이 가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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