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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이 물음에 스승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진도하는 시종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한숨뿐이었다.

“아니.”

진도하는 멈칫하긴 했지만 내심 기분이 좋았다.

“이곳에 저희 할아버지, 부모님이 안 계신다는 것은 아직 살아계신다는 말씀인가요?”

진도하는 두 눈이 반짝거렸다.

스승은 아무 말 없이 향에 불을 붙여 진도하에게 건네고는 제사를 지냈다.

진도하가 이곳에 올 줄 알고 미리 준비한 모양이다.

진도하는 더는 캐묻지도 못하고 스승을 따라 차례대로 제사 지내기 시작했다.

스승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스승이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슬픈 표정을 하고 있길래 조상님들과 사이가 좋았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무덤 앞에서 아무 말 없이 5분, 10분, 심지어 반시간 동안 서 있을 일도 없었다.

스승은 진씨 가문의 조상들과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것 같았다.

어떤 사이였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한참 후, 제사를 마치고 공원묘지 입구에 서 있던 스승이 말했다.

“도하야, 꼭 자주 뵈러 와야 해. 이분들은 일반인들을 보호하려고 희생하신 분들이야. 한치의 부끄럼 없이 사셨던 분들이야.”

“네. 그럴게요.”

진도하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누가 자기 조상들을 죽였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스승은 그에게 질문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가자. 너희 친구들 만나러. 다 모이면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설명해 줄게.”

진도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저의 친구들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응.”

스승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으로 걸어갔다.

걷는 속도가 느렸지만 재촉하지 않고 가만히 뒤를 따를 뿐이었다.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니 이들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약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이렇게 느긋하게 걸을 수도 없었다.

그렇게 천천히 걸어가던 스승은 말 한마디 없이 추억에 잠겼다.

이와 반대로 진도하는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부모님과 할아버지의 행방을 아는지, 진씨 가문의 조상들이 누구를 위해 싸웠는지, 그리고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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