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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진도하는 이현수가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저도 모르게 그와 같이 그리운 감정에 사로잡혔다.

“할아버지, 어디 계세요? 선경에 날아오르신 거예요? 아니면...”

진도하는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이현수도 진도하의 슬픈 기분을 눈치채고 이내 그와 잔을 부딪치며 술을 마신 뒤 화제를 돌렸다.

“도하야, 이것저것 조심하라고 많이 이야기했지만 굳이 먼저 겁먹을 필요는 없어.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아.”

“알겠습니다. 할아버지.”

이현수의 말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술잔을 내려놓았다.

“수련자가 가장 꺼리는 것이 미리 겁먹고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드러내려 하지 않는 거야. 그렇게 되면 분명 너의 마음과 경지에 영향을 미칠 거야.”

이현수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예를 들어... 7일 후에 네가 조씨 집안에 가고 싶어 하고 나는 네가 가지 않는 것을 바라지만 네가 정말로 가고 싶다면 충분히 대담하게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해.”

“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이현수는 진도하에게 진심 어린 따끔한 훈계만 할 뿐, 실제로 진도하에게 가지 말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진도하가 모든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를 원했다.

이현수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똑똑한 아이니까 내가 하나만 말해도 열을 알 거야. 그러니 나도 더 이상 많이 말하지 않을게.”

이현수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진씨 집안의 마지막 핏줄이 사라지게 하지 않을 거야.”

깊은 뜻이 담긴 한마디였지만 이현수는 최대한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이현수는 분명 진도하를 위해 손을 쓰리라는 것을 진도하도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이현수 스스로와의 약속이기도 했고 진도하 할아버지와의 깊은 우정에 대한 그리움이기도 했다.

진도하의 마음속에는 순간 따뜻한 기운이 솟구쳐 올랐다.

몇 번 술잔을 비운 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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