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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근데... 그 글만 보면 피가 들끓는 것 같단 말이야. 왜 이러지..."

진도하는 다시 족자를 펼쳐 그 위에 적힌 글을 읽어보았다. 역시나 피가 거꾸로 솟는듯이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렸다. 그러자 환상이 말했다.

"한 글자 한 글자씩 읽어봐."

진도하는 그 말을 따라 첫 글자부터 하나하나 눈에 담기 시작했다. 예상외로 환상의 조언이 꽤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 글자씩만 보니 아까와 같은 이상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진도하는 족자를 다시 거둬들이고는 반지 속으로 들어갔다. 조씨 집안에 가기로 한 날까지 7일밖에 남지 않았으니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반지 속은 시간이 더디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반지 속에 들어온 진도하는 풍경이 멋들어진 곳에 자리 잡고는 다시 그 족자를 꺼내 들려 하는데 그때, 환상이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남은 시간 동안 계속 여기 있을 거야?"

"당연하지. 난 빨리 높은 경지에 올라서 내 두 번째 검술을 만들 거야."

대답을 마친 진도하는 어딘가 석연치 않음을 느꼈다. 다만 정확히 어디가 이상한지 몰라 생각하고 있을 때 환상이 웃으며 말을 했다.

"그럼 여기 있는 동안은 정기가 필요 없겠네? 그럼 나야 고맙지!"

진도하는 이 말을 듣자 그제야 환상이 또 자신의 정기를 빼먹으려고 이러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는 급히 들뜬 환상을 막아서며 말했다.

"아니 잠깐만! 정기는 아직 필요해."

하지만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진도하 몸 안에 돌고 있던 정기는 한순간에 환상에게 모두 빼앗기고 말았다. 아, 이번엔 모두는 아니었다. 아주 조금, 손톱만큼은 남은 것 같았다. 아직 쓰러지지 않은 진도하 본인이 그걸 증명하고 있었다.

진도하는 화가 난 듯 환상을 향해 소리쳤다.

"넌 진짜 사기꾼이야! 언제는 내 허락 없이는 정기 안 가져간다며."

진도하의 정기로 배를 채운 환상은 길게 트림까지 하고서는 원망 어린 진도하의 말에 대답을 해주었다.

"걱정마. 내가 네 정기를 괜히 먹었겠어? 이게 다 네가 조씨 집안에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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