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35화

진도하는 같은 권법을 몇 번이고 몸이 기억할 때까지 반복했다.

다섯 번을 반복한 끝에서야 멈추고서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다만 한 가지 부족한 게 있다면 이 권법에 아직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이름 정도야 뭐 직접 지으면 되니까.

진도하는 그 어떤 중요한 결정이라도 내리듯 한참이나 생각했다.

"음... 그래, 천자 제일 권이 좋겠어!"

이 권법도 천이라는 글자에서 발견한 것이니 이 이름이 딱인듯 싶었다.

진도하는 다시 족자를 들어 '천' 자를 바라봤다. 지금 보는 '천' 자는 아까와 또 달랐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황금빛으로 빛났었는데 지금은 그 빛이 조금 어두워져 있었다. 그걸 보던 진도하는 마치 무언가를 깨달은듯싶었다. 지금 이 '천' 자의 빛이 흐려진 건 오늘 하루 동안 이 권법을 익혀서였다. 진도하가 이 '천' 자의 의미를 알면 알수록, 그것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수록 글자의 빛은 흐려지는 것이었다.

그 말인즉슨 이 글자의 빛이 완전히 사라져야만 진도하가 그 속에 숨은 뜻이나 도운을 완벽히 깨우친다는 뜻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진도하는 심장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도운 이라는 것에 대해 점점 더 알고 싶어졌고 그것에 닿고 싶었다.

그냥 적어 내린 몇 개의 글자일 뿐인데 그 속에 이토록 많은 것을 품을 수 있고 자신도 그냥 본 것뿐인데 거기서 권법을 발견할 줄이야. 만약 계속 본다면 또 어떤 것을 알게 될까?

진도하도 그 답을 몰랐기에 다시 '천' 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빛을 잃어가던 글자가 다시 반짝거렸다. 글자가 반짝할 때마다 진도하의 귓가에는 둥둥거리는 울림이 전해졌다.

"둥!"

"둥!"

"둥!"

'천' 자는 점점 더 빨리 반짝이기 시작했고 귓가의 울림도 점점 더 거세졌다. 예전의 진도하가 들었으면 기겁하고도 남았을 소리였지만 지금의 진도하는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이 모든 것은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듯이. 지금 나는 소리도, 반짝이는 글자도 모두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는 듯이.

진도하는 마치 자신이 또 다른 공간에 와있는 것 같은
Bab Terkunci
Membaca bab selanjutnya di APP

Bab terkait

Bab terbaru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