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소원의 검이 부러졌다!그는 속으로 크게 놀랐다!이것은 소원이 정제된 강철로 만든 것으로 아주 탄탄한 검이었는데 한번 건드리자마자 여러 조각으로 부서지고 말았다.하지만... 이게 끝이 아닌 듯했다.진도하의 검술은 계속되고 있었다. 검이 지나가는 곳마다 온통 잿더미로 변했다.소원은 몸을 움직여 힘껏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그런데도 그는 진도하의 ‘안전한 스타트’ 검술을 벗어날 수 없었다. 이 검이 작용하는 범위가 곧 소원의 감옥이었다.이것이 바로 진도하가 이 검술을 창안할 때의 취지이기도 했다.누구든지 이 수법에 맞서 절대로 도망가지도 피할 수도 없었다.진도하보다 경지가 더 높고 검법이 더 정교하고 날카롭지 않은 한 방비 대책은 없을 것이다.소원은 당연히 그의 상대가 아니었다.순간, 소원도 아무리 자신이 원아경이라 할지라도 막아 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런 생각을 하자 소원의 입가에는 쓴웃음이 번졌다.30년 전, 금단경에 진입한 후, 그는 폐관 수련을 시작했고 30년 후인 지금 운 좋게 원아경까지 돌파했다.출관하면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출관하자마자 또 자신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이에 그의 마음속에는 무수한 감정이 솟구쳤다.그중 가장 강렬한 감정은 억울함이었다.당당히 원아경까지 돌파한 자신이... 반격할 힘조차 없다니!그가 어찌 억울하지 않을 수 있을까?푸웁!그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피를 한 모금 토했다.소원이 피를 토하는 순간, 진도하의 검기가 이미 그의 앞에 닿았다.소원은 큰 산이 자신을 짓누르는 것 같은 공포의 검기가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느꼈다.푸웁!이 검기에 부딪힌 소원은 오장육부가 끊임없이 출렁이며 다시 피를 토해냈다.순간, 그의 몸은 거꾸로 날아가 버렸다.이를 본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들은 진도하가 이 검을 사용했을 때, 이미 검의 위력이 엄청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무서울 줄은 예상치 못했다.검이
소원은 흠칫 놀랐다. 진도하가 용천섬에 이렇게 큰 흥미를 보일 줄은 몰랐다.“그건 가르쳐 줄 수 없어요!”그 말을 들은 진도하는 미간을 찌푸렸다.중요한 순간에 소원을 죽이지 않은 건 용천섬에 대한 소식을 묻기 위해서였다.이렇게 생각한 진도하는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마지막으로 묻는다.”소원도 진도하의 살기를 느꼈다. 만약 자신이 마음에 드는 대답을 하지 않으면 여기서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돌아가 현광서원과 상의해 보고 다시 알려줘도 괜찮겠소?”진도하의 안색이 그제야 풀렸다.“좋아요. 30분 드리죠. 제가 여기서 내려갈 때까지 답을 주지 않는다면...”진도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원이 말했다.“걱정 마시오. 우리 현광서원은 반드시 결과를 가져올 것이오.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이요.”진도하는 그제야 소원을 향해 떠나라고 손짓했다.소원은 몸의 통증도 꾹꾹 눌러 참으며 땅에서 솟아올라 그대로 광장을 떠났다.진도하의 시야를 벗어나자 그는 침을 뱉었다.“퉷!”“진도하, 오늘 원수는 내가 반드시 열 배, 백 배로 갚아 준다!”경기장에 선 진도하는 감지력으로 이 말을 듣고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용음검을 향해 말했다.“가서 제대로 혼내주고 와!”쓱!용음검은 소리를 내더니 진도하의 손에서 벗어나 멀리 날아갔다.곧이어 소원의 뒤에 나타나더니 그의 머리를 칼등으로 때렸다.소원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용음검을 바라보았다.쓱!용음검은 다시 소리를 내더니 또 소원의 머리를 칼등으로 때렸다.소원은 8대 가문과 6대 종문에서 유일하게 원아경에 오른 고수로서 지금 검 한 자루도 피할 수 없었다.이는 소원을 억울하게 할 뿐만 아니라 더욱 낭패하게 만들었다.그는 급히 몸을 움직여 용음검을 멀리했다.하지만 그가 어떤 방법을 쓰든 용음검의 추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소원은 인상이 잔뜩 찌푸려져 죽을상을 지었다.바로 그때, 하늘에서 한 줄기 소리가 들렸다.“그만!”용음검은 ‘쓱’ 소리를 내더니 소원의 머리를 한 대
곧이어 더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냈다.“그러게 말이야... 실력이 되냐고!”“어린 것이 요상한 수법으로 소 원장을 물리쳤을 뿐이잖아.”사람들의 의심은 점점 더 커졌다. 그들은 진도하가 경지가 낮지만 손에 들고 있는 요상한 검으로 소 원장을 이겼다고 생각했다.만약 용의 소리를 내는 검이 없었다면 진도하는 소 원장을 이길 수 없다고 여겼다.어쨌든 소 원장은 원아경에 이른 고수였으니 말이다.처음에는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어느새 대부분의 사람들이 설복당했고 진도하의 검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사실, 이 사람들이 너무 멍청한 것은 아니었다.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태도였지만 조씨 집안의 가주 조원휘가 나서서 진도하의 실력이 강하지 않다고, 그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의 수 중에 있는 검 때문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조원휘는 조씨 가문의 가주로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거물로 여겨지는 존재라 그의 말을 믿었다...조원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설득되는 것을 보며 속으로 진도하가 이길 수 있었던 건 수중의 검 때문이라고 더욱 확신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체내의 영기를 동원하여 진도하를 차갑게 보며 말했다.“그 검을 거둘 용기가 있기는 해? 검을 쓰지 않고 도전을 받아들일 용기가 있냐고 말이다!”진도하는 말없이 실소를 지었다. 조원휘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때 이주안은 더 이상 앉아서 듣고만 있을 수 없어 일어나 조원휘에게 말했다.“이보세요, 현광서원의 어르신은 겨룰 때 각자 실력으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기면 된다고 진작 말씀하셨어요. 지금 도하 형님이 이기니 검을 거두라고 하는 법이 어디 있어요?”조원휘는 코웃음을 쳤다.“어르신은 확실히 모든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진도하가 의지한 것은 몸 밖의 물건이잖습니까. 누구든 저 검을 가지면 이길 수 있으니 이건 불공평한 것이죠!”여기까지 말한 조원휘는 모든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이 대결이 불공평하다면 우리 가문은 연맹을 맺을 필요가 없습니다.
진도하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문제 없으니 8대 가문과 6대 종문 사람 중에 누가 나와서 저와 싸우겠습니까?”진도하는 아주 난폭한 말투로 이 한마디를 뱉어냈다.그의 목소리에는 영적 기운까지 섞여 있어 그 소리는 이내 먼 곳까지 퍼졌다.깜짝 놀란 사람들은 아무도 감히 경기장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그러자 진도하가 다시 웃으며 말했다.“왜요? 제가 용음검 때문에 이겼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지금은 왜 나오지 않는 거죠?”경기장 주위에서 지켜 보고만 있던 사람들은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방금 가장 심하게 떠든 사람들은 대부분 8대 가문의 자제들과 6대 종문의 제자들이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검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감히 올라가 진도하와 겨룰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진도하를 제일 많이 의심했던 조원휘에게 집중되었다.조원휘는 주위 사람들이 일제히 자기를 쳐다보자 멋쩍은 웃음을 드러냈다.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것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바로 자기 더러 직접 나가서 진도하와 맞서라는 뜻이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조원휘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그럼 내가 너를 상대하지!”말이 끝나자마자 조원휘는 검을 들고 바로 경기장으로 뛰어올랐다.주위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은 순간 환호성을 질렀다. “조 가주님, 저 자식을 죽여버려요! 검이 없으면 얼마나 나약한 사람이 되는지 똑똑히 알게 해 주세요!”조원휘는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돌아보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오늘 진도하에게 수련자의 길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지 알게 할 거야. 수련자가 되는 것에 절대 지름길이란 없어. 그 어떤 나쁜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오래가지 못할 거야!”말을 마친 조원휘는 바로 코앞에 칼을 세우더니 매서운 눈빛으로 진도하를 노려봤다.“진도하, 오늘 우리의 원한은 이것으로 끝내자고!”진도하도 조원휘를 흘겨보며 말했다.“좋아, 오늘 모든 걸 끝내!”진도하는 진작부터 조씨 가문에 복수하려고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때마침
말이 끝나자마자 진도하가 다시 한번 조원휘를 향해 칼을 찔렀다.조원휘는 한눈에 이 검술이 조씨 가문의 검법의 마지막 초식이자 가장 강력한 초식이라는 것을 알아챘다.“너... 어떻게 이 초식까지 쓸 줄 알아?”순간 조원휘는 더더욱 경악했다.진도하가 첫 번째 초식을 썼을 때, 조원휘는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그렇게 크게 경악할 정도는 아니었다. 어쨌든 조씨 가문의 검술이 오랫동안 전해 내려왔고 8대 가문과 6대 종문의 사람들 사이에 이 검술을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충분히 검술의 형태를 모방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마지막 초식은 검술에 숨겨진 뜻은 말할 것도 없고 검술의 형태를 모방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웠다.이것은 조씨 집안의 핵심 제자가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었다.게다가 진도하는 조씨 가문의 검법에서의 마지막 초식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그 검술에 포함된 뜻도 완벽히 알고 있었다.이에 조원휘는 여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8대 가문과 6대 종문의 다른 사람들도 진도하가 또 한 번 조씨 가문의 검법을 사용했다는 것을 모두 알아차렸다.이에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 두 마디씩 자기 의견을 말했다. “진... 진도하가 어떻게 조씨 가문의 검법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그러니까요. 어떻게 된 걸까요? 핵심 제자들만 사용할 줄 아는 거 아니었나요?”사람들은 저마다 고개를 갸웃하며 자기의 생각을 말하고 있었다.검법은 가문과 종문에게 극히 중요하기에 외부로 유출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보통 사람들은 검법의 형태만 모방할 수 있을 뿐 검법의 뜻까지는 절대 알 수도, 따라 할 수도 없었다.지금까지 검술이 외부로 유출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따라서 조씨 가문의 핵심 제자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들이 겨우 힘들게 배운 검술을 진도하는 쉽게 손에 넣었고 그 속도와 위력 또한 자기들을 가르치는 무술 장로들보다 더 대단했기 때문이었다.이때 조원휘가 차가운 말투로 소리쳤다.“감히 우리 조씨 집안 사람들 앞에서 조씨 집안 검법을 쓰다
그제야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한 조원휘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졌다.진도하는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기세로 검을 들고 천천히 조원휘의 앞으로 걸어갔다. 진도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를 느낀 조원휘는 진도하가 분명 자기를 죽이려는 것을 알고 이내 바닥에서 일어났다. 그러더니 체면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내가 졌어! 패배를 인정할게.”조원휘는 혹시라도 그가 듣지 못할까 봐 매우 큰 소리로 외쳤다.진도하는 그런 조원휘를 보고 고개를 갸웃하며 씁쓸한 미소를 드러냈다.“이 인간... 너무 뻔뻔하네!”진도하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얼굴로 검을 들어 조원휘의 미간을 겨눴다.진도하의 온몸으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조원휘는 빨리 여기서 도망치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도망치려고 해도 걸음이 쉽게 옮겨지지 않았다.이 모습을 본 조씨 집안의 자제들은 검을 들고 경기장 안으로 우르르 몰려왔다.“우리 가주를 놓아주세요!”“이미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규칙에 따라 우리는 경기장을 떠날 수 있어요.”사람들은 저마다 하소연하듯 떠들고 있었다.“하...”진도하는 눈살을 찌푸리며 조씨 집안의 자제들을 돌아보았다.그러자 이들은 진도하의 차가운 눈빛에 놀라 자기도 모르게 몇 발짝 뒤로 물러섰다.그 모습을 본 진도하가 경멸하듯 웃었다.조원휘는 조씨 집안의 자제들이 모두 자기를 위해 뛰쳐나오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고는 거들먹거리는 태도로 진도하를 쳐다보며 말했다.“검을 치우지 못해? 나중에 우리 조씨 가문의 모두가 너 한 사람만 상대했다고 우리에게 불평이나 하지 마!”진도하는 다시 한번 눈썹을 찡그렸지만 조원휘는 입을 다물 생각이 없는 듯했다.“네가 나를 물리쳤다고 천하무적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그것은 내 아들 조영생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야. 내 아들 조영생이 나오는 순간 너는 한 수도 써보지 못하고 바로 죽을 거야!”“그래?” 진도하는 시큰둥한 얼굴로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그 모습에 조원휘는 목소리를 낮추어
진도하의 말은 더없이 패기가 넘쳤다.임장덕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진도하의 살기가 이렇게 하늘을 찌를 줄 몰랐다. 조원휘 또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는 진도하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허허... 직접 가서 조씨 집안을 멸망시키겠다고?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닐까요?”8대 가문과 6대 종문의 사람들은 진도하의 말에 깜짝 놀랐다.그들도 진도하가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 그들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경기장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이씨 가문인 이지안의 할아버지가 한마디 했다.“주안아, 네 친구는 경지는 높은데 성격이 조급해 쉽게 충동을 하는구나. 수련자 대회가 끝난 후에 우리 이씨 집안으로 한번 모셔와.”“네, 할아버지.”이주안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이주안은 진도하가 충동적으로 행동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한 진도하가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조씨 가문의 가주는 이 말을 듣고도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 솔직히 말해 이주안도 마음속으로 매서운 살기를 뿜고 싶었다.그가 만약 이씨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분명 진도하처럼 눈에 거슬리는 사람을 보면 바로 욕하고 자신을 건드린 사람은 어떻게든 복수하려 했을 것이다.하지만 현실에서 그는 이씨 가문이라는 큰 배경 속에서 살아야 했기에 그 어떤 것도 쉽게 할 수 없었다. “허허...”진도하의 웃음이 이 순간의 정적을 깨뜨렸다.그는 이내 조원휘를 노려보며 한마디 물었다.“아직도 안 가?”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조원휘는 진도하를 가리키며 독설을 내뱉었다.“그래, 우리 조씨 저택에서 기다릴게! 나야말로 네가 우리 집까지 찾아올 배짱이 있는지 보고 싶네!”말을 하자마자 조원휘는 바로 자리를 털고 떠났다.조씨 집안의 자제들도 진도하를 한 번씩 흘겨보고는 조원휘를 따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조원휘가 떠난 뒤 임장덕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진 선생님, 굳이 이렇게까지
하지만 자기가 먼저 하자고 한 일이라 중간에 무를 수도 없었다. 일단 시작한 연기는 끝까지 할 수밖에 없었다.“제1대 맹주님을 맞이합시다.”대회장 안은 여전히 침묵이 흘렀다.임장덕은 어색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경력이 풍부하고 식견이 넓은 그였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현광서원 맨 뒷줄의 노인을 바라봤다.노인은 그의 시선을 느끼지 못한 듯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바로 이때, 진도하가 입을 열었다.“여러분이 나를 맹주로 인정하는 게 내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이것은 당신들이 정한 규칙이기에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해야 합니다. 이제부터 내가 8대 가문과 6대 종문의 맹주입니다!”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임장덕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임장덕 어르신, 내 말이 틀렸습니까?”“정확합니다!” 임장덕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하지만 그의 속은 이미 말이 아니었다. 자기 발등을 제대로 찍었으니 말이다. 현광서원이 고심 끝에 생각해낸 방법이 진도하에게 좋은 일만 한 꼴이 되었으니...하...그들은 고구마를 백 개 넘게 먹은 듯 가슴이 답답했다. 8대 가문과 6대 종문의 사람들만 없었더라면 그들은 진작 사람을 시켜 진도하를 쫓아냈을 것이다.이때 진도하가 대회장 안을 한번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이제부터 당신들은 내 말을 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 이 맹주가 당신들을 혼낼 테니까요.”말을 마친 진도하는 다시 임장덕에게 고개를 돌렸다.“저에게 이만한 권한은 있지요?”“네! 당신은 이제 우리 8대 가문과 6대 종문의 맹주입니다. 그 정도의 권한은 당연히 있고말고요.”임장덕은 다시 한번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그러면서 현광서원의 맨 뒷줄에 있는 노인을 흘끗 바라보았지만 그 노인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고 지금의 이 상황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듯했다.순간 임장덕은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