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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유현빈이 여전히 침묵하자 진도하는 흥미롭게 그를 지켜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약속을 어길 셈인가요?”

유현빈은 그의 말을 듣고 안색이 보기 흉할 정도로 변해 이를 갈며 말했다.

“진도하, 사람을 너무 깔보지 마!”

진도하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순순히 약속만 지킨다면, 나도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아. 하지만 약속을 어기려 한다면, 내가 널 괴롭힌다고 원망하지 마!”

말을 마친 진도하의 몸에서 강렬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경매장 내 사람들은 차디찬 한기에 둘러싸여 마치 매서운 눈보라 속에 서 있는 것 같았고 온몸이 오싹했다.

유현빈의 안색은 한층 더 흉해졌다. 그는 진도하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유현빈은 진도하가 이만한 돈을 내놓지 못할 거로 생각하고 내기를 제안했었지만, 진도하는 그만한 돈이 있었을뿐더러 자신이 상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많았다.

정말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이대로 무릎을 꿇어야 하는가? 그럼, 앞으로 대체 무슨 체면으로 살아간단 말인가?

만약 가문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그는 아버지의 혹독한 훈계를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약속을 어긴다면 경매장 내 사람들의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기필코 그들의 입에서는 자신이 약속을 어기고 시치미를 떼며 패배도 인정하지 못한다는 둥 듣기 싫은 말들이 난무할 것이다.

유현빈은 마음이 복잡하여 한순간 마땅한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생각을 마친 그는 진도하를 바라보며 온화한 어조로 협상을 시도했다.

“제가 사과는 하되, 무릎은 꿇지 않으면 안 될까요?”

유현빈은 진도하의 심기라도 건드릴까 봐,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이어서 말했다.

“저더러 무릎만 꿇게 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부르는 돈 얼마든지 드릴게요.”

진도하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 눈에는 내가 돈이 부족한 사람으로 보여?”

그 말을 들은 유현빈이 아무 말도 못 하고 멍해 있었다.

‘그래, 진도하는 블랙카드도 소유하고 있는데 이까짓 작은 돈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겠지! 하지만 자신을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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