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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그는 유희정의 옆에 서 있는 중년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놈 나이도 많아 보이는데, 이미 결혼하지 않았겠어? 이놈이 너한테 진심일 거라 생각하는 거야?”

유희정은 쌀쌀맞게 대답했다.

“이 사람이 나에게 진심이든 아니든 너랑 무슨 상관인데? 아무튼 너보다 백배, 천배는 나아!”

말을 마친 유희정은 손에 있는 명품 백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 명품 백 보여? 자그마치 천만 원이야. 네가 반년 동안 일해서 아껴 먹고 아껴 써야 살까 말까 하잖아? 그런데 이 사람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사줬어.”

한준우의 얼굴색은 어설프게 변했다.

유희정이 한 말은 사실이다. 이 명품 백은 아마 그가 6개월 월급으로 아껴 먹고 아껴 써야 겨우 살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살 수 있다고 해도 그는 망설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게 사랑이란 말인가? 그는 인정할 수 없었다.

한준우는 유희정을 보고 말했다.

“이놈을 선택한 이유가 고작 이 명품 백 때문이야? 만약 이놈이 이미 결혼했다면?”

유희정은 한준우가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듯 한심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결혼했으면 또 뭐? 그냥 나에게 잘해주기만 하면 그것으로 된 거야!”

한준우는 이 말을 듣자마자 뒷걸음치며 유희정을 향해 삿대질하며 말했다.

“이건 도덕에 어긋나는 짓이잖아. 넌 그냥 불륜녀란 말이야!”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처음으로 심한 말을 내뱉었다.

한준우는 줄곧 유희정을 참한 여자라고 생각해 왔었지만 이제야 그녀의 본모습을 보았고 둘의 가치관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희정은 실소를 터뜨리며 한준우의 앞에 다가가 손가락으로 그의 이마를 툭툭 짚으며 말했다.

“불륜녀면 뭐 어때? 내가 원해서 하는 건데!”

“넌 정말 수치스럽지도 않아?”

한준우는 두 번째로 심한 말을 내뱉었다.

유희정은 포복절도하도록 웃으며 말했다.

“수치스럽다고 내가? 하하. 그래 불륜녀가 될지언정 너랑은 절대 싫거든. 수치스럽다고 해도 그건 나보다 네가 더하지 않을까?”

한준우는 믿어지지 않는 듯 유희정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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