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우는 한 마디 한 마디 똑똑히 말했다.그는 헤어짐에 있어 상대방에게 무조건 말해 줘야 할 뿐만 아니라 돌이킬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서로에게 단 3일만 이라도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유희정은 한 마디 이별 통보도 없이 하문석이랑 바람을 피웠고 이는 한준우에게 마치 수많은 화살이 가슴을 관통하는 듯한 고통을 안겨주었다.하지만 유희정은 그의 고통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해댔다.“준우 씨, 나 그냥 몸뚱이만 바람났을 뿐이지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준우 씨를 사랑하고 있단 말이야.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얼만데. 그리고 지금 무슨 세상인데... 몸뚱이가 바람 난 게 뭐가 대수라고 그래. 그냥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준우 씨가 날 알았을 때 난 이미 다른 사람과 사귄 적이 있었다고 생각하면 되잖아? 안 그래?”강유진과 진도하는 유희정의 어처구니없는 말에 그야말로 정신이 붕괴해 가는 것 같았다.한준우 역시 믿을 수 없는 눈초리로 유희정을 바라보며 그녀가 이런 말을 꺼낼 수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희정은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살가운 눈빛으로 한준우를 보며 말했다.“준우 씨, 진짜 이럴 거야?”한준우는 침묵했고 유희정이 계속 지껄였다.“한준우, 나 이 사람이랑 그냥 원나잇이란 말이야. 별 다른 일 없었다고 나 용서해 줄 거지? 나 앞으로 진짜 잘할게.”한준우는 여전히 침묵했고 유희정은 그가 계속 말이 없자 마지못해 말했다.“나 앞으로 준우 씨 괴롭히지 않는다고 맹세할게. 그리고 소파에서 자라고도 안 할게.”한준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마침내 입을 열었다.“유희정, 너 그만 가.”유희정은 한준우의 말에 얼이 빠져 있었다. 그녀는 한준우가 자신과 헤어지리라 굳게 마음먹은 것을 알고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왔다.하문석은 그 말을 듣고 바로 일어서서 유희정을 잡아끌었고 그녀는 마치 걸어 다니
강유진의 말을 들은 유희정은 마치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그녀는 복잡한 마음으로 강유진을 쳐다보았다.글쎄 한준우가 해성그룹 대표와도 잘 알고 있는 사이인데 그가 해성그룹 고위 임원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설사 고위 임원이 못되더라도 강유진 같은 인맥을 알고 있다면 뭘 해도 성공하겠지.생각을 마친 그녀는 벌써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만약 자신이 조금만 일찍 한준우가 해성그룹 대표와 이렇게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 하문석 같은 인간과 엮이지 않았을 것이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준우의 자비를 구하고 싶었으나 여러 사람 앞에서 한준우가 체면을 구기지 못할 거로 생각하고 조용히 하문석을 따라 그의 차 옆으로 향했다.하문석이 차에 올라타자, 유희정은 몸을 돌려 다른 곳으로 향했다.하문석은 그런 그녀를 보고 창문을 내리고 물었다.“유희정 너 어디가? 나와 같이 안 갈 거야?”그녀는 잠시 발걸음을 멈칫하다가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걸었다.하문석은 그녀가 바로 전 일 때문에 자신에게 앙심을 품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더 이상 그녀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는 한시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에게 이 일을 말씀드리고 대처할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었다.생각을 마친 그는 바로 시동을 걸어 차를 몰고 그 장소를 떠났다.그러나 한준우는 여전히 제자리에 멍하니 서서 유희정의 뒷모습을 바라보았고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진도하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 그를 위로했다.“한준우, 이제 됐어. 그만 내려놔.”한준우는 진도하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나도 알아... 그냥 조금 슬플 뿐이야.”진도하는 한준우의 심정을 당연히 알고 있었고 지금 그를 위로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거로 생각하고는 그저 힘껏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한준우는 진도하를 향해 애써 웃어 보이며 말했다.“오늘일 둘 다 정말 고마워.”“괜찮아요. 저희가 뭘 한 게 있다고요.”강유진이 말했다.한준
진도하와 강유진이 먹고 있을 때 한준우는 묵묵히 옆에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준우의 그런 모습을 본 강유진은 걱정되는 마음에 테이블 아래로 진도하의 발을 툭툭 건드렸다.진도하는 그런 강유진을 보고 고개를 저었고 그녀더러 걱정하지 말라는 눈치였다. 한준우를 조용히 내버려 두고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다.한준우는 한동안 침묵하더니 그들이 자신을 걱정하는 게 신경 쓰여 예의상으로 젓가락을 들었지만 결국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셋이 밥을 다 먹고 음식점에서 나온 뒤 강유진은 한준우를 데리고 놀러 가서 마음을 풀어주려 했지만 그는 그저 조금 걷고 싶다고 했다. 진도하와 강유진은 두말없이 그의 제안을 따랐다.한준우가 말했다.“난 괜찮으니까 걱정 말고 먼저 돌아들 가. 그냥 혼자 조금 걷고 싶어.”“우리도 딱히 할 일이 없어. 그냥 같이 좀 걷자.”진도하가 말했다.한준우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그저 그들과 조금 떨어져 혼자 앞으로 걸어갔고 진도하와 강유진도 그를 뒤따랐다.강유진은 진도하의 팔을 흔들며 말했다.“어쩌면 좋아요? 준우 씨 이별의 아픔에서 벗어나는 게 너무 힘든가 봐요.”진도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요. 준우처럼 감정에 진심인 사람이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겠죠. 그래도 하루빨리 그 감정에서 벗어나야죠.”강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럴 땐 옆에서 아무리 뭐라 설득해도 도움이 안 돼요. 그저 혼자 하루빨리 마음을 정리하는 게 최선인 것 같아요.”“맞아요.”진도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한준우를 지켜보며 강유진과 말했다.“이 녀석 이번일을 혼자 잘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이겨 낼 거예요.”강유진이 말했다.이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한참이 지나서야 진도하가 물었다.“유진 씨, 준우를 도와줄 만한 방법이 없을까요? 만약 돈을 쥐어 준다거나 일자리를 찾아 준다면 준우는 분명 거절할 거예요. 이 자식 고집이 센 것만 빼면 아무런 단점이 없
진도하는 잠시 멈칫하더니 바로 무슨 일인지 물었다.“내가 뭘 도와주면 되는데, 말만 해!”한준우는 고개를 숙인 채 주머니에서 자기 집 키를 꺼내 진도하에게 건네며 말했다.“나 대신 이 키를 유희정에게 전해줘.”“뭐?”진도하는 미간을 찌푸리며 한준우를 쳐다봤다.한준우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로 말했다.“희정이는 키를 두고 다니는 버릇이 있어. 아마 하문석 그자와 헤어지고 성운시로 돌아가면 마땅히 지낼 곳도 없을 거야. 네가 이 키를 희정이에게 전해줘. 그리고 희정이더러 마음 편히 그 집에 있으라고 해. 난 안 돌아갈 거니까.”진도하는 그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이 녀석 정말 착해도 너무 착하잖아. 일이 이 지경까지 왔는데 아직도 유희정을 신경 쓰다니. 유희정 그 여자도 정말 눈이 삐었지. 어떻게 이런 좋은 남자를 내버려두고 그깟 돈이 뭐라고 이런 짓을 벌이고 이 난리를 쳐대냐는 말이다.진도하는 그에게 키를 건네받고 한준우를 보며 의아해서 물었다.“넌? 안 돌아가면 어디로 갈 건데?”한준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이제 성운시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지금까지 쭉 몇 년 동안은 열심히 일해서 유희정에게 좋은 미래를 안겨 주는 게 내 목표였어.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잖아. 더 이상 아껴 쓰고 아껴 먹으며 악착같이 살 이유가 없어. 나도 밖에 나가 돌아다니며 세상 물정도 구경하고 내 미래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어.”말을 마친 한준우는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진도하는 알고 있었다. 한준우가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억누르고 참고 견디며 열심히 돈을 번 목적은 오직 유희정과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였지만 유희정의 외도를 목격한 뒤 한준우는 자기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을.한준우의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던 진도하는 한준우가 극단적인 선택이라도 할까 봐 마음을 졸이며 한준우를 설득하려 했다.“내 생각엔 먼 곳보다는 그냥 성운시 혹은 기주에 남아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여기도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잖아
“그래. 그럼 조심히 가.”진도하의 말에 한준우도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등을 돌려 터벅터벅 걸어 자리를 떠났다. 진도하와 강유진은 그 자리에 서서 한준우의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봤다.10m쯤 걸었을 때 한준우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다시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내가 희정이의 휴대전화 번호를 보내 줄 테니 전화해서 집 키를 받아가라고 얘기해줘.”“걱정하지 마.”한준우의 말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진도하는 유희정을 싫어하지만 한준우가 꼭 하겠다고 고집을 피우기에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을 거라는 것을 알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준우가 떠난 후 진도하는 유희정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가 있는 곳을 물어본 뒤 강유진과 같이 그곳으로 향했다.유희정을 만났을 때 그녀는 한창 성운시로 돌아갈 택시를 잡고 있었다.진도하는 집 키를 그녀에게 건네주고 한마디 말도 없이 바로 뒤돌아섰다. “잠깐만요.”유희정이 뒤돌아 서 있는 진도하를 불러세웠다.진도하는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또 무슨 일이 있어요?”“준우 씨... 지금 어디 있어요?”진도하는 퉁명스러운 얼굴로 말했다.“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유희정은 진도하가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자 이를 악물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성운시로 돌아가는 택시를 탔다.진도하도 차를 몰고 강유진을 따라 강씨 저택으로 돌아갔다.방으로 돌아온 강유진은 씻은 후, 진도하 맞은편에 앉아 걱정하는 얼굴로 물었다.“준우 씨가 설마 이상한 생각은 안 하겠죠?”“그러지는 않을 거예요.”강유진의 물음에 진도하가 대답했다.한준우가 정말로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조금 전의 그런 대화들이 오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준우가 그렇게까지 말한 이상, 분명 다른 계획이 있을 것이라 진도하는 생각했다.강유진도 진도하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저도 빨리 준우 씨를 도울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 다시 돌아올 때는 바로 새 출발 할 수 있을 거예요.”“네. 잘 생각해 봐줘요.”
자양파 노조와의 전화가 끝나자마자 강유진이 물었다.“자양파 노조가 도하 씨를 갑자기 왜 찾는 거예요?”그 물음에 진도하는 방금 자양파 노조가 했던 말을 그대로 강유진에게 알려줬다.강유진은 그 말에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내일 기주에서 경매 행사가 있다고요?”“네, 자양파 노조가 그렇게 얘기하네요.” 진도하가 웃으며 대답하자 강유진이 되물었다.“도하 씨도 참가하려고요?”“네, 한 번 가보고 싶어요.”진도하가 대답했다.“그럼 나도 같이 가요.”진도하는 강유진을 한 번 보더니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유진 씨가 이 집에서 나갈 수 있을까요?”강유진은 진도하를 초롱초롱 쳐다보며 대답했다.“나에게 도하 씨가 있잖아요!”“저요?” 진도하는 손가락으로 자기 얼굴을 가리키며 물었다.“네. 무술 고수 출신인 도하 씨가 저 한 명쯤은 쉽게 데리고 나가겠죠?”강유진이 진도하를 아래위로 흘겨보며 말하자 진도하가 웃으며 대답했다.“데리고 나갈 수야 있죠. 하지만 아무 대가도 없이 공짜로 부탁하는 건 아니죠?”강유진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무슨 대가요?”“예를 들어... 나에게 30초를 더 준다든지.”말을 하고 있는 진도하는 강유진이 무조건 화낼 거로 생각해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유진은 전혀 화를 내지 않았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자신 있으면 한 번 해봐요. 준비됐으니까.”말을 마치자마자 강유진은 눈을 감았다. 그런 강유진을 바라보고 있는 진도하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렸다.그는 강유진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자신이 없어 그저 자리에 선 채 그녀의 얼굴만 뚫어지게 바라봤다.잠깐의 시간이 흐른 후, 강유진이 다시 눈을 뜨며 말했다.“왜요? 자신 없어요?” 진도하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웃었다.그러자 강유진이 뾰로통한 얼굴로 진도하를 보며 말했다.“도하 씨는 남자 아니에요? 늑대 같은 마음을 감추고만 있으면 어떡해요.”강유진의 말에 진도하는 말문이 막혔고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
‘감히 내 앞에서 폼 좀 잡아보려고? 어림도 없지!’강유진은 속으로 중얼거렸다....두 사람은 재빨리 주차장으로 달려간 뒤, 차에 시동을 걸고 경매장으로 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그곳에 도착했다.경매장 입구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수많은 고급 차들이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굳이 차 주가 누군지 확인하지 않아도 기주 전체에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다 온 것을 알 수 있었다.차를 세운 뒤 강유진과 함께 차에서 내린 진도하는 자양파 노조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윽고 자양파 노조와 허 장로가 진도하 앞에 나타났다.몇 마디 인사를 나눈 후, 자양파 노조와 허 장로는 진도하와 강유진을 데리고 경매장으로 들어갔다.경매장에 들어온 후, 그들은 2층의 한 VIP룸에 도착했다.룸에 앉으니 회의장 전체가 한눈에 훤히 보였다. 자양파 노조가 진도하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진도하도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진도하가 물었다. “제가 말한 것들은 몇 번째로 나오나요?”“아마 열 번째 물건이 나온 후에 나올 거예요. 이 경매행사는 싼 것부터 점차 비싼 것까지 하나씩 경매를 진행해요.”자양파 노조가 진도하의 물음에 대답하자 그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급한 일이 없기에 천천히 기다리면서 혹시 마음에 드는 물건이라도 발견하면 사려고 생각했다.경매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한둘씩 경매장에 들어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매장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경매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북적거리던 경매장 안도 점차 조용해졌다.경매사는 무대에 올라 긴 설명을 한 후 첫 번째 경매품을 꺼냈다.첫 번째 경매품은 한 폭의 서화인데, 경매 시작가는 1억이었고 2억 4천만 원에 낙찰되었다.두 번째 경매품은 고대 꽃병인데, 1억2천만 원에 시작해 3억8천만 원에 낙찰되었다.진도하는 두 경매품에 관심이 없어 눈여겨보지 않았다. 곧이어 경매사는 세 번째 경매품을 내놓았고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이것은 청동 비녀입니다. 디자인이
진도하가 부른 가격에 경매장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그러나 곧바로 누군가가 외쳤다.“4억 8천!”진도하가 새로운 가격을 말하기 전에 또 다른 누군가가 먼저 외쳤다. “5억 2천!”“5억 6천!”입찰하는 사람은 매우 많았지만 대부분이 1층 경매장에 있는 사람들이었고, 가끔 룸에서도 가격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많은 사람들이 앞다투어 가격을 부른 탓에 이 청동 비녀의 가격은 7억 6천만 원까지 올라갔다.진도하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입찰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이 사람들도 비녀가 신통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만약 정말 안다면 싼 가격으로 낙찰받기는 어려울 것이고 적지 않은 돈을 써야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상관이 없다. 이 비녀가 정말로 신통력이 있다면 얼마에 낙찰받든 손해 보지 않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진도하는 한 번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10억!”진도하의 입찰 가격에 경매장이 다시 한번 조용해 졌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진도하가 있는 룸으로 향했다.더 이상 아무도 가격을 부르지 않자 경매사가 입을 열었다.“10억 원 한 번!”“10억 원 두 번!”경매사가 세 번을 외치려고 한 순간 다른 한 룸에서 소리가 들렸다.“12억!”진도하는 눈살을 찌푸렸다.사실 그는 일부러 가격을 올려 더 도전하는 사람이 있는지 보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도전하는 사람이 계속 있었다. ‘설마 이 사람도 청동 비녀가 신통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회의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세 번째 매각 물건의 가격이 12억 원까지 올랐다면, 그 뒤의 물건들의 가치는 분명 더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때 또 다른 룸에서 가격을 올리는 소리가 들렸다.“14억!”“16억!”“18억!”이렇게 매번 2억 원씩 값이 올랐고, 몇 분 사이에 30억 원까지 되었다. 이로 인해 경매장 안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경매장 직원들까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그저 일개 청동 비녀가 어떻게 이런 가격까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