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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작가: 김평화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1 19:00:00
“하하하!”

하도현은 진도하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고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나에게 도전하겠다고? 확실해?”

“그래!”

진도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는 오늘 청룡성의 성주 하도현이 자신을 그냥 두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잡혀가는 것보다는 그에게 도전하는 것이 나았다. 비록 하도현이 대부경 8단계의 고수일지라도 말이다.

진도하는 남궁 장로가 자신에게 남겨준 목숨을 지키는 물건을 떠올렸다. 남궁 장로는 진도하에게 네모난 상자뿐 아니라 비취색의 펜던트도 함께 주었다.

이 펜던트는 귀일경의 공격을 한 번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진도하는 그 능력이 단순히 막아내는 것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확신했다.

남궁 장로를 잘 아는 진도하는 그 펜던트가 귀일경의 전력을 막는 것만이 아니라 귀일경 고수를 죽일 수도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렇지 않다면 남궁 장로가 그토록 아까워하며 펜던트를 건넸을 리가 없었다.

진도하는 이 펜던트가 있었기에 하도현에게 도전하려고 결심할 수 있었다. 그것만이 오늘 그가 무사히 이곳을 떠날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동시에 진도하는 속이 쓰렸다. 스승님께서 분명히 귀일경과 같은 강적을 마주할 때 쓰라고 주신 것이었는데 대부경 8단계인 하도현에게 써야 하다니. 어쩔 수 없었다. 진도하의 눈에 속상한 듯한 기색이 비쳤다.

이때 하도현은 진도하를 흥미롭게 바라보며 말했다.

“좋아! 네가 나에게 도전하겠다면 받아주마.”

그는 흔쾌히 응했다.

하도현은 이 절세의 재능을 가진 젊은이가 과연 소문처럼 정말로 두려운 존재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이 순간 하도현의 전투 의지가 불타올랐다. 그는 김민식의 가병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너희들은 가서 질서를 관리해. 여긴 내가 맡겠어.”

“알겠습니다!”

김민식의 가병들은 창을 들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

은소혜는 걱정스럽게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진도하가 하도현에게 도전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도현은 대부경 8단계일 뿐 아니라, 그의 기세로 보아 대부경 8단계의 절정에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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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하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대부경 7단계와 8단계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큰 격차가 존재한다. 더구나 그는 고작 대부경 4단계일 뿐이었다. 하도현이 일단 공격을 시작하기만 하면 그는 분명히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에게는 남궁 장로가 준 비취색 펜던트가 있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것이 자동으로 발동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직접 사용해야 하는 것인지 스승님께서는 알려주지 않으셨다.그래서 진도하는 하도현이 먼저 공격해 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이 위험에 처하면 펜던트가 자동으로 발동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이것이 진도하가 하도현에게 먼저 공격하게 하려는 이유였다. 아무리 자신이 먼저 공격한다고 해도 절대적인 힘의 차이 앞에서는 하도현에게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못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하도현은 진도하가 끝내 자신이 먼저 공격하기를 고집하자 잠시 고민하고 나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네가 그렇게 원한다면 내가 먼저 나서 주마. 나이가 어린 놈을 상대하는 게 좀 부끄럽긴 하지만 어쩔 수 없군.”말이 끝나자마자 하도현의 몸 주변에는 희미한 기운이 서렸다. 그것은 그의 신체를 보호하는 기운이었다.“창이여, 나타나라!”하도현이 외치자 하늘 저편에서 갑자기 눈부신 빛이 나타나 빠르게 그들이 서 있는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주변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장면을 목격한 이들은 수련자건 평범한 백성이건 할 것 없이 하늘에서 날아오는 그 빛을 넋을 잃고 지켜보았다.빛은 점점 더 가까워졌고 마침내 하도현의 손에 닿았다.그제야 사람들은 그 빛이 하도현의 무기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은백색의 긴 창이었다.창을 손에 쥐자마자 하도현의 기세는 급변했다. 그 기세는 이전보다 훨씬 더 무시무시했고 사람들을 압도했다.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숨을 멈췄고 심지어 그가 들고 있는 창에서 느껴지는 한기마저 느낄 수 있었다. 먼 곳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조차 하도현의 기운에 질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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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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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빛을 내뿜는 고수는 다시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진도하는 무언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그가 말을 꺼내기 전에 그 사람이 먼저 그의 말을 끊었다.“이번에는 하도현이 알아서 물러났지만 앞으로 너를 괴롭히지 않을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어. 너 고풍서원으로 갈 예정이지? 내 생각엔 지금 바로 떠나는 게 좋을 것 같아.”진도하는 깜짝 놀랐다. 이 고수가 자신의 계획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한 그는 무언가를 말하려 했으나 그 고수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몸을 돌렸다.그는 몇백 미터 떨어진 곳으로 단번에 이동했고 이내 그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그러나 청룡성의 한 구석에서 백발의 노인이 홀연히 나타났다....빛을 내뿜는 고수가 떠난 후에도 진도하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은소혜와 다른 사람들이 다가와 물었다.“아까 그 사람은 누구였어?”“모르겠어.”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사실 진도하만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그곳에 모여 있던 모든 사람들 역시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매우 강력한 인물임을 느낄 수 있었다.하도현도 그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그는 저택으로 돌아가 한동안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있었다.청룡성 밖에 있던 구경꾼들도 하나둘씩 흩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방금 벌어진 일에 대해 논쟁하며 입을 모았다.만약 진도하와 하도현이 실제로 싸웠다면 누가 이겼을까에 대해 토론이 벌어졌다.어떤 이는 하도현이 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도현은 대부경 8단계의 강자였기 때문이다.그러나 다른 이들은 진도하가 이겼을 것이라 주장했다. 진도하는 남궁 장로의 제자로서 수많은 방어 수단을 가지고 있을 터였다.그러나 누구도 상대방을 설득하지 못했다. 물론 그들은 그 외에도 다른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다.바로 그 빛을 내뿜는 고수의 정체였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누구일지 끊임없이 추측했다.하지만 아무도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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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소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자!”“그래!”진도하는 은소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하현진에게 말했다.“현진아, 청룡성에 가서 우리가 길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좀 사 와. 한 시간 뒤에 청룡성 밖에서 모이자.”“알겠습니다!”하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서 가려 했다.“잠깐만...”“왜 그래요?”하현진은 걸음을 멈추고 진도하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마차도 하나 준비해 줘.”진도하는 잠시 생각한 후 덧붙였다.청룡성은 동쪽에 있고 현무성은 북쪽에 있었기 때문에 두 주성 간의 거리는 꽤 멀었다. 게다가 급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천천히 가면 되었다.진도하는 길에서 경치를 감상하고 가끔씩 수련도 병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무엇보다 그는 반드시 수련해야 했다. 김민식과의 대결에서 느낀 바, 대부경 7단계의 고수라면 자신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남궁 장로가 남겨준 방어 수단이 아니었다면 그는 아마 진작 성벽에 걸린 시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따라서 진도하는 고풍서원에 도착할 때까지 대부경 5단계까지는 반드시 돌파해야 한다는 결심을 굳혔다. 5단계에 이르면 그의 실력으로 대부경 7단계의 상대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고 대부경 8단계와도 일전을 벌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그래도 확실하게 하려면 대부경 6단계까지 도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것이었다.하현진이 떠난 후 진도하는 은소혜에게 물었다.“너는 뭐 준비할 게 없어?”은소혜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집에 가서 갈아입을 옷 몇 벌만 챙겨올게.”“그래, 한 시간 뒤에 여기서 다시 모이자.”진도하가 말했다.은소혜는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몇 걸음 걸어나가던 그녀는 다시 멈추고 물었다.“너는? 너는 뭘 하러 가는 건데?”은소혜는 진도하가 갑자기 사라져서 그들을 일부러 따돌리려는 건 아닐까 걱정이 들었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나는 청의 씨를 찾으려고 해. 청의 씨가 오늘 하루 종일 보이지 않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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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31화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30화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9화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8화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7화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6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5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4화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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