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29화

작가: 라나리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6-10 18:00:00
김두범은 진석을 노려보았다.

“이것은 정 대표님이 심혈을 기울여 차린 회사예요!!”

“심혈?”

진석은 나지막이 웃으며 김두범에게 다가가더니 눈을 들었다.

그 갈색 눈동자에는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어두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유준은 이미 죽었잖아요?”

김두범은 진석의 표정에 놀라 심장이 마구 뛰었다.

“그, 그렇다고 해도 당신은 대표님의 자리에 앉을 수 없어요! 당신은 정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를 상속받을 자격이 없거든요.”

“그래요?”

진석은 가볍게 웃더니 앨리에게 손을 내밀었고, 앨리는 즉시 서류를 건네주었다.

진석은 그 서류를 김두범의 품에 넣었다.

“그럼 한 번 확인해 봐요.”

김두범은 멍하니 있다가 곧장 그 서류를 열었다.

그리고 안의 내용을 확인한 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A국 경찰서.

현욱과 기범은 여러 사람을 찾아 물어본 후에야 안에서 나왔다.

차에 탄 후, 두 사람은 모두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차가 떠난 한참 후에야 기범이 입을 열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아! 범인의 잔해를 찾았는데 유독 유준을 찾지 못했다니??”

현욱도 말했다.

“경찰은 유준이 낙하산을 썼을 리가 없다고 했어. 수색 범위가 아주 컸지만 낙하산의 흔적을 찾지 못했으니까. 그럼 도대체 왜 유준의 시체를 찾지 못한 것일까??”

“경찰에게 유준의 소식이 없다는 것은 유준이 아직 살아있다는 말 아니야? 그럼 우리도 희망을 가질 수 있겠지?”

기범이 물었다.

현욱은 심란해서 머리카락을 꽉 잡았다.

“나 지금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아무것도 모르겠어!”

기범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하자, 내가 우리 아빠한테 전화할게.”

현욱은 멈칫하더니 바로 고개를 들었다.

“그래, 너희 아버지는 A국에 인맥이 좀 있으니까 비밀리에 사람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기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우리 먼저 호텔로 돌아가자.”

“참, 기범아.”

현욱이 입을 열었다.

“예준에게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930화

    “잠을 못 자서 그런지 심장이 자꾸 세게 뛰고 있어.”현욱은 가슴을 누르며 말했다.“아파?”기범이 물었다.“아니.”기범은 시선을 거두었다.“아, 그럼 상관할 필요 없어.”현욱은 어이가 없었다.“뭐?”“올라가서 푹 자면 좋아질 거야.”이때 현욱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그가 움직이지 않자, 기범도 따라서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현욱을 쳐다보았다.“기범아, 하영 씨가 사고가 났던 그날 밤, 캐리가 우리에게 무슨 말 했는지 기억하니?”기범은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했다.“하영 씨가 깨어날 수 있다면 자신의 생명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 거 같은데?”현욱은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하영 씨가 깨어났잖아.”기범은 혀를 차며 눈을 크게 떴다.“하지만 캐리는... 죽었어.”여기까지 말하자, 두 사람은 순간 소름이 돋았다.현욱의 가슴은 아직도 두근두근 뛰고 있었다.그는 잠시 멍을 때리다 갑자기 기범 뒤에 있는 한식집을 바라보았다.‘설마...’현욱은 생각하다 황급히 가게 안으로 뛰어들어 갔다.그는 가게를 낱낱이 찾았지만 여전히 익숙한 그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다.기범은 다급히 현욱을 따라잡았다.“배현욱, 갑자기 왜 그래?”눈빛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현욱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너 뭐 먹을 건데?”두 사람은 비빔면을 주문한 다음, 자리를 찾아 앉았다.기범은 현욱의 쓸쓸한 표정을 보며 입을 열었다.“너 방금... 인나 씨 만날 수 있을 줄 알았지?”현욱은 입을 오므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기범은 한숨을 내쉬었다.“인나 씨는 확실히 외국으로 떠났지만, 어느 나라에 갔는지는 아무도 몰라. 그러니 어떻게 이렇게 쉽게 마주칠 수가 있겠어? 이러면 세상도 참 작...”“사장님!”기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맑은 목소리가 문 앞에서 울렸다.젓가락을 들려던 현욱은 멈칫했고, 기범도 얼른 말을 삼켰다.“오늘도 만둣국 하나요.”그 목소리가 다시 울리자, 현욱과 기범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고

    최신 업데이트 : 2024-06-11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931화

    “그들이 보든 말든 상관없어!” 현욱의 눈에는 눈물이 핑 돌았다.그는 울먹이며 말했다.“난 더 이상 인나 씨를 놓아주지 않을 거예요. 다신 내 눈앞에서 사라지게 하게 할 거라고요!”심장이 전부 파인 듯한 고통은 이 순간 완치된 것 같았다.현욱은 더 이상 텅 빈 가슴을 안은 채 외롭게 혼자 있고 싶지 않았다.인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인내심을 가지고 남자를 달랬다.“일단 나 좀 놔줘요. 앉아서 잘 이야기하자고요.”현욱은 바로 반박했다.“싫어요! 죽어도 놓지 않을 거예요!”인나의 인내심은 순식간에 바닥이 났다.“이런 미친, 당장 놓으라고요!”이 말이 나오자, 현욱은 바로 손을 놓았고, 자신이 그동안 그리움에 베개를 적시게 했던 여자를 바라보며 어쩔 바를 몰랐다.인나는 숨을 길게 들이마시며 감정을 억누른 다음, 평온하게 현욱을 바라보았다.“앉은 자리가 어디예요?”현욱은 인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외쳤다.“기범아, 포장해서 호텔로 돌아가자!”“어, 어 알았어!”기범은 얼른 현욱이 시킨 대로 했다.15분 후, 세 사람은 호텔에 도착했다.현욱은 잔뜩 긴장해하며 인나를 쳐다보았고, 그 모습은 기범에게 있어 마치 변태와 같았다.인나가 소파에 앉자, 현욱도 그녀 옆에 앉았다.기범은 그들 맞은편에 앉아 인나를 바라보며 물었다.“인나 씨, 줄곧 A국에 있었어요?”인나는 솔직하게 인정했다.“맞아요, 그동안 줄곧 A국에서 치료를 받아왔어요.”“아.” 기범은 계속해서 말했다.“현욱이 줄곧 인나 씨를 찾아다녔다는 거 알아요?”인나는 잠시 침묵을 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네, 대표님한테서 들었어요.”인나가 유준을 언급하자, 현욱과 기범은 숨이 멎었다.그리고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눈을 드리우며 비통한 기색을 보였다.인나는 멈칫하더니 기범을 바라보았고, 또 자신에게서 시선을 뗀 현욱을 바라보았다.“두 사람 이게 무슨 표정이에요??” 인나는 이해하지 못했다.현욱은 입술을 오므렸다.그는 두 팔을 무릎에 놓더니 괴로움에 머리

    최신 업데이트 : 2024-06-11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932화

    현욱이 설명하려 하자, 인나는 곧바로 현욱의 손을 뿌리쳤다.“어떻게 진정하라는 거냐고요?!” 인나는 감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난 이 일들을 듣기만 해도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픈데, 하영이는 또 얼마나 괴롭겠어요?! 이 일을 안 하영이는 또 어떻게 버틸 수가 있겠냐고요?! 자신의 친오빠, 마음을 터놓는 친구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남자가 죽었는데!! 이 일련의 충격을 어떻게 감당하라는 거예요?! 심지어 총까지 맞았다면서요!!!”인나는 가슴이 찢어지도록 울었다.“나 지금 당장 돌아가서 하영의 곁에 있어줄 거예요. 난 하영이 혼자 이 모든 것을 감당하게 할 순 없어요. 그러다 하영이 숨막혀 죽을지도 몰라요!!”“돌아가도 소용없어요.” 기범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는 지금 그 누구도 하영과 아이들에게 접근할 수 없거든요.”인나는 눈시울을 붉히며 기범을 바라보았다.“접근할 수 없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현욱이 대답했다.“하영 씨는 지금 부진석에 의해 병실에 갇혔어요. 하영이 삼촌의 말에 따르면, 아이들은 하영 씨와 서로 다른 병실에 있고요.”이 말을 들은 인나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현욱이 재빠르게 부축하지 않았다면 인나는 이미 땅에 넘어졌을 것이다.인나는 멍하니 중얼거렸다.“어떻게 이럴 수가...”현욱은 마음 아파하며 인나를 품에 안았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인나는 반항할 힘이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그러나 인나는 자신의 고통이 하영과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인나는 통곡했다.“부진석은 왜 그랬을까... 왜 하영을 이렇게 대한 거죠? 하영을 좋아하지 않았나요? 꼬박 8년 동안 하영을 짝사랑한 사람이 어떻게 하영에게 이렇게 잔인한 일을 할 수가 있죠?”“하영은 죽을지도 몰라요! 이 모든 것을 견뎌낼 수가 없을 거라고요...”인나의 울음소리에 현욱과 기범은 한숨을 쉬었다.그들 두 사람 역시 납득할 수가 없었다.‘부진석의 목적은 도대체 무엇이지??’A국, MK 지사에서.진석과 앨리는 경호

    최신 업데이트 : 2024-06-12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933화

    두 사람이 시선을 마주치자, 사무실의 분위기는 점차 싸늘해졌다.진석은 시원을 보며 입을 열었다.“내가 나타난 이상, 너희들도 의혹을 풀었겠지. 이제부터 난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두 사람에게 아무런 이의가 없었으면 좋겠어.”시원이 대답했다.“저는 부 선생님께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네요. 지금 대표님도 회사에 없으시니 무슨 중요한 일이 있으시면 대표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이야기하시는 건 어떨까요?”진석은 입술을 구부리며 우아하게 웃었다.“허 비서, 그동안 우리도 서로를 많이 접촉해 봤는데, 넌 결코 고집을 부리기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잖아. 똑똑한 사람이라면 이제 새로운 주인을 알아봐야 하지 않겠어?”시원은 여전히 모르는 척했다.“지금 무슨 말씀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진석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앨리는 자신이 나서서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앨리가 입을 열었다.“정유준은 이미 죽었고, 당신들도 이것을 아주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앞으로 선생님이 정유준 회사의 모든 사무를 인수할 거고요.”호진은 참지 못하고 분노를 발산했다.“대표님은 죽지 않았어요!! 그러니 두 사람이 끼어들 차례가 되지 못한다고요!!”앨리는 호진을 바라보았다.“주제넘게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호진은 버럭 했다.“우리가 주제넘게 행동했다고요? 그건 당신들 아닌가요?!”앨리는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 같군요.”말이 끝나자, 앨리는 손목을 돌리더니 날카로운 비수가 그녀의 소매에서 미끄러져 나왔다.호진은 허리춤에서 쇠몽둥이를 뽑았다.힘껏 휘두르자, 그 짧은 쇠몽둥이는 긴 쇠몽둥이로 변했다.두 사람은 다짜고짜 상대방을 향해 돌진하며 싸우기 시작했다.비수와 쇠몽둥이가 맞부딪쳐 귀를 찌르는 소음을 자아냈다.시원은 긴장한 모습으로 호진을 바라보았다. 그는 진석이 어디에서 앨리와 같은 싸움꾼을 찾았는지 몰랐다.그녀는 말이 안 될 정도로 날렵했다.호진도 전혀 밀리지 않

    최신 업데이트 : 2024-06-12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934화

    그렇게 할머니와 인사를 한 후, 시원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그 후, 시원은 진석을 바라보았고, 눈 밑에는 증오와 분노가 얽히더니 그의 이성을 무너뜨릴 뻔했다.그러나 시원은 할머니를 위해 이를 악물고 억지로 이 감정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시원은 입을 열어 물었다.“부 선생님! 저에게 무엇을 시키고 싶은 거죠?” 이 말을 듣자, 아직도 싸움 중인 호진은 바로 고개를 돌려 시원을 바라보았다.“허시원! 너 정신 차려!!!”“넌 입 닥쳐!!” 시원이 소리쳤다.“난 우리 할머니에게 무슨 일 생기는 것을 눈 뜨고 볼 수 없어!!”“젠장!” 호진은 분노에 소리를 질렀다.“허시원, 넌 만약 대표님을 배신한다면, 난 가장 먼저 널 죽일 거야!!”시원은 호진을 아랑곳하지 않고 온몸을 떨며 진석을 바라보았다.“대답해 주세요!”진석은 상냥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네가 납득한 이상, 나도 네 유일한 가족에게 손을 대지 않을 거야. 이제부터 네가 해야 할 일은 날 도와 MK의 모든 지사를 하나씩 손에 넣는 거야.”“부 선생님, 이건 불가능합니다! 대표님이 이제 돌아가셨더라도 둘째 도련님인 정홍준은 모든 회사를 물려받을 자격이 있습니다.”“그 사람은 나와 맞설 능력이 없어. 게다가 유언장에는 정홍준의 이름이 없거든.”시원은 멍해졌다.‘이 말은 무슨 뜻이지?’‘둘째 도련님의 이름이 유언장에 없다니, 그럼 부진석에게 그럴 자격이 있단 말인가?!’“날 이렇게 볼 필요 없어. 내가 말을 꺼낸 이상, 자연히 모든 사람을 설득할 자신이 있겠지.”순간 시원은 무력감을 느꼈다.지금 그는 아마 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난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으니, 결코 여기서 멈출 수 없어.’시원이 말했다.“그래요, 그렇게 약속하죠.”“허시원!!” 호진은 버럭 했다.“너 지금 대표님을 배신하려는 거야?!”시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너 나한테 어떻게 말했는데?! 허시원! 대표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릴 거라고 맹세했잖아!!!”호진은 앨리의 공격을

    최신 업데이트 : 2024-06-13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935화

    시원은 호진이 자신의 앞에서 죽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그는 힘겹게 발걸음을 떼며 호진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옆에 있는 앨리는 진석을 쳐다보았고, 진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시원은 호진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피바다에 쓰러진 호진 앞에 털썩하고 무릎을 꿇었다.그리고 눈물이 그의 눈가에서 주르륵 흘러내렸다.시원은 끊임없이 떨리는 손을 들어 호진의 아직 뜨고 있는 눈을 가렸다.그는 이를 악물고 호진이 눈을 감게 했다.“미안...”시원은 고개를 숙이고 울부짖었다.“미안해, 호진아, 미안해!!!”시원은 무릎을 꿇고 한 번 또 한 번 참회했다.이때 사무실 문이 열렸다.김두범이 걸어 들어왔다.사무실 안의 처참한 광경을 보며 그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진석은 고개를 돌려 김두범을 바라보았다.“다 도착했어?”김두범은 분노를 참으며 말했다. “네, 선생님!”김두범의 목소리를 듣자, 시원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김두범은 어색하게 시선을 떼었다.시원은 낮은 소리로 비웃었다.‘정말 김두범이었어...’진석은 일어서서 시원을 바라보았다.“이제 날 도와 일할 때가 됐어.”말이 끝나자, 진석은 사무실을 나섰고 앨리도 뒤따라갔다.시원은 잠시 멍해지더니 씁쓸한 표정으로 일어섰다.그는 꼭두각시처럼 터벅터벅 사무실 밖으로 걸어갔다.김두범의 곁을 지날 때, 그는 시원의 팔을 덥석 잡았다.그는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허 비서! 정말 이 사람을 따를 작정이야?! 미쳤어?”시원은 차갑게 웃었다.“당신은 이미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는데, 왜 난 안 되는 거지?”“나도 어쩔 수 없이 그런 거야!”시원은 김두범을 무시하며 자신의 팔을 뽑아 진석을 따라갔다.김두범은 그들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호텔에서, 현욱과 기범 두 사람은 앉지 않고 끊임없이 서성거렸다.인나는 한쪽에 앉아 무릎을 안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멍을 때리고 있었다.이미 정오가 다 되어 갔지만 시원에게 여전히 전화가 오지 않자, 기범은 더욱 초조

    최신 업데이트 : 2024-06-13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936화

    현욱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지금 바로 출발하자.”인나도 따라서 말했다.“나도 같이 가요!”30분 후, 세 사람은 차를 몰고 회사에 도착했다.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문 앞에 수많은 경호원들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곧이어 경호원 몇 명이 들것을 메고 나왔다.그 위에는 한 사람이 누워 있었는데, 흰 천으로 몸을 덮고 있어 그들은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똑똑히 볼 수 없었다.상대방은 곧바로 차에 시동을 걸었다.현욱은 기범을 바라보며 말했다.“일단 따라가보자.”그 차를 따라 약 두 시간 정도 운전을 했고, 차는 마침내 화장터 입구에서 멈추었다.경호원들은 들것을 끌어내더니 화장터로 들어갔다.현욱과 기범, 인나는 얼른 따라 들어갔다.그들은 조심스럽게 상대방의 뒤를 따랐고, 경호원들은 직원에게 들것을 건네준 후 바로 떠났다.현욱이 말했다.“그게 누구인지 물어보러 가자.”기범과 인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세 사람은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기범은 구실을 찾아 그 직원을 한바탕 설득했는데, 그들은 그제야 흰 천 아래에 누운 그 사람을 볼 수가 있었다.직원이 흰 천을 들어 올린 순간, 세 사람은 순식간에 멍해졌다.잠시 후, 직원은 호진을 안으로 옮겼지만, 그들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특히 그의 목에 있는 깊고 긴 상처는 인나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현욱은 인나의 차가운 손을 잡았다.“가요 이제.”세 사람은 화장터를 나섰다.기범이 말했다.“여기서 잠깐 기다리자. 그래도 호진이를 마지막으로 배웅해야 할 거 아니야.”현욱과 인나는 반박하지 않았다.기범은 핸들을 꽉 잡았다.“호진밖에 죽지 않은 이상, 허 비서는 아직 무사할 거야.”현욱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허 비서가 무사하다면, 그는 목숨을 건지려고 유준을 배신했을 수가 있어.”“그게 말이 돼?!”기범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말했다.“허 비서가 얼마나 충성스러운데! 그는 절대로 유준을 배신할 리가 없어!”현욱은 기범을 바라보았다.“지금 또 무슨 일이 불가능하

    최신 업데이트 : 2024-06-14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937화

    “자, 자살이라니...”송유라는 창백한 얼굴을 하며 믿을 수 없단 듯이 중얼거렸다.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고, 그러다 땅에 심하게 넘어졌다.세 아이는 얼른 앞으로 가서 그녀를 부축했다. “할머니!”송유라는 그들을 바라보았다.“지금 어서 너희 엄마 불러. 너희들이 자신의 곁에 있다는 것을 알면, 하영도 끝까지 버틸 수 있을 거야!”꼬마들은 고개를 끄덕였다.문 앞으로 달려가자, 경호원은 몸으로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세준과 희민은 경호원을 힘껏 밀쳤고, 세희는 이 틈을 타서 얼른 옆방에 대고 소리쳤다.“엄마!” 세희는 최선을 다해 소리쳤다.“엄마, 꼭 버텨요!! 엄마, 나랑 오빠들 다 엄마 곁에 있어요. 우린 멀쩡하니까, 우리 버리지 마요, 엄마! 아빠는 이미 우릴 버렸으니 엄마는 절대로 우릴 버리고 떠날 수 없어요! 나와 오빠들은 고아가 되고 싶지 않아요! 엄마, 내 말 들려요? 우릴 위해서라도 꼭 버텨야 해요!!”세희의 울음소리가 복도에서 울려 퍼졌다.이를 들은 간호사는 분분히 한숨을 쉬었다.아이들은 겨우 다섯 살이었지만, 갑작스러운 변고로 어쩔 수 없이 철이 들어야 했다.병실 안.하영은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세희의 목소리를 얼핏 들을 수 있었다.그녀는 세희가 도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자신의 아이가 울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이게 어떻게 진짜일 수가 있겠어?’‘부진석은 이미 그들을 데려갔는데...’하영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진석이 아이들더러 옆방에 가 있으라고 했단 것을. 그러나 그녀는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그동안 진석을 너무 믿었기 때문에 하영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잃어버렸다.‘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이렇게 구차하게 살고 싶지 않아.’‘그 남자가 너무 보고 싶어...’‘유준 씨는 지금 엄청 아파할 거야. 난 유준 씨를 찾으러 갈 거야. 유준 씨의 곁에 있어주면서 그를 꼭 안아줄 거야.’‘난 유준 씨에게 혼자가 아니란 것을 알려줄 거야.’A

    최신 업데이트 : 2024-06-14

최신 챕터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9화 미래를 향해

    시현은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알았어, 알았어. 공주님 제발 살려주세요!!”세희는 그제야 흐뭇하게 손을 거두었다.“참, 지난번에 말한 그 사건 말이에요, 언제 해결하러 갈 거예요?”“시간이 좀 더 지나면.” 시현이 말했다. “네 몸은 아직 완전히 나아지지 않았으니까, 지금 계속 바쁘게 움직이면 안 돼. 만약에 저쪽에도 이런 악독한 귀신이 있다면, 너 또 상처를 입을지 몰라. 난 이미 죄책감 때문에 너와 결혼을 해서 평생 챙겨주고 싶으니까, 또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나 정말 방법이 없어.”세희는 웃으며 말했다.“내가 언제 시현 오빠와 결혼한다고 했어요?”“쳇.” 시현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내가 뭐가 어때서? 나도 어깨가 넓고 근육이 있는 미남이라고! 인기가 얼마나 많은데.”세희는 말문이 막혔다.‘정말 뻔뻔하네.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칭찬하다니.’세희는 숨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시현 오빠.”“응?”“내가 지금 귀신을 잡는 일을 종사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난 사실 아주 좋은 신붓감은 아니에요. 눈치 없는 귀신들이 가끔 날 찾아와서 귀찮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난 인우와 반대로, 팔자에 음기가 가득 찼거든요.”“그러면 어떻게 되는데?”“7월 중순이 되면 많은 귀신들이 날 찾아올 거예요. 그럼 난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심지어 다칠 수도 있거든요.”“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만약 우리가 함께 한다면, 그 귀신들은 심지어 시현 오빠를 귀찮게 할 거예요.”“그래서, 이것 때문에 네가 최고의 신붓감이 아니란 거야?” 시현은 말을 마치고 웃으며 말했다. “이까짓 일로 내가 물러설 수 있을 것 같아? 세희야, 너도 날 너무 얕본 것 같아.”“그때 가면 나 때문에 모든 일이 잘 안 풀릴 텐데, 그게 두렵지도 않아요?” 세희는 시현에게 물었다.시현은 입술을 구부리고 웃었다.“넌 우빈이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우빈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하나도 두렵지 않은 거야? 세희야, 넌 날 뭘로 보고.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난 두렵지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8화 소고기

    시현과 인우는 비록 귀신을 보지 못했지만, 지금 검은 연기가 자신의 앞에서 천천히 흩어지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인우는 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누나, 지금 어떻게 된 일이에요?”세희는 몸을 돌려 말했다.“그 귀신은 환생하고 싶지 않아서 이미 죽었어.”“귀신이 죽었다고?” 시현이 물었다.“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뜻이야?”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방을 바라보았다.“캐리 아저씨, 이제 그 여섯 명의 귀신을 좀 잡아주세요.”캐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불과 몇 분 만에 겁에 질린 그 귀신들을 세희의 앞으로 데려왔다.세희는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당신들은 그 처녀귀신과 같은 선택을 할 건가요? 아니면 나와 같이 서낭당에 갈 건가요?”“서낭당에 갈래요!”“우리는 그 여자의 협박을 받아서 여기에 갇힌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벌써 떠났을 텐데!”“죽어도 우리를 괴롭히려 하다니!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이 귀신들은 그 처녀귀신이 사라진 후, 불평하기 시작했다.세희는 그들의 원망을 듣고, 마음속에 분노가 치솟았다.“지금 그 처녀귀신을 비난할 면목이 있는 거예요?!”세희는 노발대발하며 말했다.“당신들을 죽인 것은 그 여자의 잘못일지라도. 당신들은 자신에게 그 어떤 책임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만약 당신들이 그 여자를 괴롭히지 않았다면, 오늘처럼 귀신으로 되어 이곳에 갇히지 않았겠죠!”“풉.” 한 여자 귀신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고요? 그 여자는 늘 자신의 성적을 가지고 남을 비웃었어요. 그러지만 않았어도 우리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세희는 이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남의 성적이 우수해서, 당신들은 또 그 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어서, 그걸 자랑이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정말 불쌍하네요! 이 세상에 당신들 같은 질투심이 강한 쓰레기가 없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안심해요, 당신들은 다음 생에도 이번 생에 지은 죗값을 치러야 하니까!”귀신들은 세희가 한 말에 화가 났지만, 캐리와 인우 때문에 화가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7화 그 소원 들어줘요

    “말이 쉽지!” 처녀귀신은 화가 나서 말했다.“날 죽인 그 사람들은 비록 귀신이 되었지만, 나도 그들이 환생하지 못하게 붙잡아둬야 한단 말이에요!”세희는 눈살을 찌푸렸다.“그 여섯 명의 학생들이 당신을 죽인 사람이었어요?”“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그들을 죽였을 것 같아요??”“그 사람들 찾아 복수를 한 이상, 이제 그만 그들을 놓아줘요. 이렇게 자신을 괴롭혀가며 그들을 붙잡고 있을 필요가 더 있을까요?”“그럴 순 없어요! 이렇게 쉽게 환생을 하라고 하는 건 너무 말이 안 되니까!!”처녀귀신이 노발대발했다.세희는 웃었다.“당신은 집념이 너무 커서 줄곧 이곳에 갇혀 있는 거예요. 영원히 자신의 고통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잖아요. 만약 내려가서 벌을 받고 환생하여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난다면, 이것 또한 자신의 과거를 내려놓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어요?”“이렇게까지 날 가르칠 필요 없어요!”처녀귀신이 말했다.“오늘 당신들이 죽든지, 아니면 내가 죽든지, 둘 중 하나 선택하자고요!”말을 마치자, 처녀귀신은 세희를 향해 공격하려 했다.세희는 바로 인우를 부르려고 했고, 이때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빠른 속도로 달려온 캐리는 즉시 그 처녀귀신을 먼 곳으로 밀어냈다.“좋은 말로 타일러도 듣지 않고, 심지어 세희에게 손을 대려고 하다니. 오늘 사라질 준비를 하는 게 좋겠어!”캐리는 차가운 목소리로 붉은 옷을 입은 처녀귀신에게 말했다.“그게 뭐가 무섭다고.” 처녀귀신이 소리를 질렀다. “나도 이젠 지긋지긋해요! 이 더없이 더러운 세상! 내 부모님은 내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들의 돈을 받고 바로 이 일이 없던 걸로 하자고 했어요. 내 오빠는 심지어 그들이 부자라는 것을 알고, 그들을 친구로 여겼고요! 환생할 게 뭐가 더 있겠어요? 환생해도 이렇게 더럽고 추악한 세상을 마주해야 하니까, 차라리 날 죽여요. 더 이상 이 징그러운 세상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처녀귀신의 말을 듣고, 캐리는 바로 손을 써서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6화 누나를 지켜주고 싶어요

    세희가 이렇게 말하자, 세준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저녁 무렵, 인우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세희가 이미 집에 있는 것을 보았고, 무척 흥분해하며 달려갔다.“누나, 돌아왔어요?” 인우는 싱글벙글 웃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어때요, 다 나은 거예요?”세희는 의미심장하게 인우를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인우야, 오늘 저녁에 나 좀 도와줘.”“그래요.” 인우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학교에 가는 거 맞죠?”세희는 의아하게 인우를 바라보았다.“뭐야? 너 이제 무섭지도 않는 거야?”인우는 미소를 천천히 거두었다.“누나, 귀신은 무섭지만, 난 누나가 더 이상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 그때 누나가 그렇게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난 그날 정말 학교로 달려가서 그 귀신들을 죽이고 싶었어요. 그러나 시현 형이 누나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억지로 참고 가지 않았던 거예요.”세희는 뿌듯해하며 인우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우리 인우 다 컸네. 누나를 걱정할 줄 다 알고.”인우는 세희의 손을 잡고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누나, 난 줄곧 누나를 걱정하고 있었어요. 다음에 이런 위험한 일을 하러 간다면, 꼭 나 데리고 가면 안 돼요? 난 누나를 지켜주고 싶어요.”“그래! 저녁에 우리 가족들 함께 밥을 먹은 후에 바로 출발하자!”“좋아요!”저녁에 하영과 유준 그리고 희민이 돌아왔다. 세희가 이미 퇴원한 것을 보고, 세 사람은 기뻐해하며 그녀를 에워싸고 수다를 떨었다.저녁을 먹은 다음, 하영은 세희를 데리고 위층에 가서 간단하게 몸을 씻어주고서야 세희를 보냈다.문을 나서자마자, 세희는 시현이 그의 포르쉐와 함께 집 앞 정원에 있는 것을 보았다.세희와 인우는 의아함을 느끼며 시현을 쳐다보았다.세희가 먼저 물었다.“여긴 어쩐 일이에요?”시현은 별장을 바라보았다.“세준이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나한테 연락했지 뭐. 네 기사 되어 달라고.”“우리 집에 기사가 없는 것도 아닌데. 그러면 시현 오빠가 너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5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니까

    “그래, 우빈아, 넌 15년 동안 세희를 좋아했고, 또 세희를 위해 많은 것을 바쳤지. 하지만 그거 알아? 세희는 아주 이성적인 사람이야. 세희가 만약 무슨 일을 알고 싶다면, 바로 감정 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호흡이 흐트러진 우빈은 시현을 바라보며 다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알아요.” 우빈이 대답했다.“세희는 그 누구보다도 감성적이고 또 이성적이죠.”“그럼 만약 세희가 정말 날 선택한다면, 넌 어쩔 계획이야?”“그런 건 없어요.”우빈은 솔직하게 말했다.“내가 말했잖아요, 난 세희의 모든 선택을 존중할 거라고. 마찬가지로 다른 걱정 할 필요 없어요. 세희에게 거절을 당했다고 복수를 할 정도는 아니니까요.”시현은 계속 물었다.“그러니까 내가 세희와 함께 하더라도 넌 세희와 계속 친구를 하겠다는 말이야?”우빈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나와 세희는 줄곧 친구였어요. 우리 두 사람이 사귀지 않아도, 앞으로 여전히 사이가 좋은 친구예요. 고 과장님, 세희를 좋아해도 되지만, 내가 세희와 계속 친구로 되는 것을 막을 순 없어요.”시현은 갑자기 웃었다.“그럼 됐어!”우빈은 시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시현은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서 버튼을 눌렀다.“난 내가 세희와 사귀면, 넌 불편해서 세희와 연락 끊을 줄 알았거든.”우빈은 말문이 막혔다.“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있어. 이제 세희를 포기하자고. 넌 정말 세희가 필요한 것 같으니까...”말을 하다 시현은 우빈을 힐끗 바라보았다.“네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들은 하지 않겠어. 아무튼 후에 생각해 봤는데, 만약 널 향한 내 개인적인 생각 때문에 세희를 포기한다면, 그건 널 무시하는 것과 같잖아.”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시현은 안으로 들어갔고 우빈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나란히 엘리베이터에 서자, 우빈은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그 결정은 틀리지 않았어요. 난 확실히 가족을 모두 잃었지만, 그래도 피와 살이 있는 사람이에요. 이 세상에 나 혼자만이 이런 상황이 아니잖아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4화 나에게 기회를 주면 안 될까?

    시현은 말을 이어받으며 오른손을 들었다.“그때 내 오른손에 피가 가득 묻은 거 있지? 심지어 의사가 네 등의 썩은 살을 모두 베어낸 것을 직접 봤는데, 며칠째 잠을 못 잤어.”“에이, 그건 간단하죠!” 세희는 히죽거리며 말했다.“수면제 처방받으면 편안하게 잘 수 있지 않겠어요?”시현은 웃으며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세희야, 날 원망하고 싶지 않아?”“원망이요?” 세희는 시현의 뜻을 잘 몰랐다.“내가 왜요?”시현은 콧등을 긁적였다.“내가 널 데리고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너도 이렇게 다치지 않았을 거야.”세희는 눈을 부라리며 시현을 바라보았다.“그건 시현 오빠 탓이 아니에요. 그 귀신들이 겁도 없이 나한테 덤빈 것뿐이니까요. 다 회복되면 그 귀신들 전부 잡아버릴 거예요!”“또 그곳에 가려고?” 시현은 경악하며 물었다.“그럼요!” 세희는 손을 내밀었다.“일곱 명의 귀신을 전부 다 데려갈 수 있다면, 염라대왕님은 좋다고 박수를 치실지도 몰라요.”시현은 세희의 얼굴에 나타난 즐거운 미소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난 오히려 네가 날 욕하면서 분풀이를 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홀가분한 말투로 말하는 거 보니까 마음이 너무 아파.”“그럼 너무 재미없죠! 난 시현 오빠 돈 뜯어먹는 게 더 좋은 거 같은데? 내가 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으면, 날 데리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오케이!” 시현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참, 세준 오빠가 그러던데, 미정 할머니를 찾아갔다면서요?”시현은 숨김없이 대답했다.“응, 가서 어떻게 해야 널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쭤봤어.”“하하하.” 세희는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날 보호한다고요?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그리고 시현 오빠는 귀신도 안 보이는데, 어떻게 귀신과 싸우려는 거예요? 정의감과 용기로 귀신을 제압하려고요?”“내가 만약 내 정의감을 이용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엔 귀신이 없을 거야?”세희는 웃으며 말했다.“그냥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3화 많이 놀랐죠?

    시현은 세준 그들에게 돌아가서 쉬라고 한 다음, 혼자 의자에 앉아 멀리서 세희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아주 평온하게 잠을 자고 있었고, 숨을 고르게 쉬고 있었다.이때 간호사가 걸어왔다. 시현은 그녀를 보며 얼른 일어나 물었다.“선생님.”간호사는 그를 쳐다보았다.“무슨 일이시죠?”“세희는 언제 중환자실에서 나올 수 있는 거죠?”“이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요 며칠 더 관찰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아가씨는 제가 본 여자아이들 중에서 가장 엄중한 상처를 입으신 환자라서요. 잘못하면 흉터가 남을 텐데... 어휴...”말이 끝나자, 간호사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시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또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다.‘이번 생은 철저히 세희에게 빚진 셈이네.’사흘 후, 세희는 중환자실에서 나왔고, 이 일을 알게 된 하영과 유준도 얼른 병원에 찾아왔다.세희가 침대에 엎드려 멍을 때리는 것을 보며, 두 사람은 가슴이 아팠다.하영은 허리를 굽혀 세희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세희야, 미안해. 네 오빠들이 아침에 금방 이 일을 알려줘서, 엄마와 아빠도 이제야 달려온 거야.”세희는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괜찮아요, 엄마. 이거 봐요, 나 아직 멀쩡하잖아요?”하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걱정 마. 무슨 방법을 써서더라도 네 등의 흉터를 치료할 테니까.”“사실 난 이런 거 신경 안 써요. 등일 뿐이니, 평소에 남에게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나 자신도 볼 수 없으니까,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없어요.”“네가 꾸미길 좋아한다는 거, 여기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걸?” 세준은 벽에 기대며 말했다.세희는 고개를 돌려 세준을 보려 했지만, 상처가 땅기는 바람에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세준은 마음이 아파서 눈살을 찌푸렸다.“좀 움직이지 마. 나도 안 비웃을게.”유준은 세준을 바라보았다.“세준아, 너희들은 외국에 아는 사람이 많으니까,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좋은 성형과 의사를 찾아. 세희의 등에 절대로 흉터 남지 않게.”세준은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2화 곁에 잘 있어줘

    두려움과 걱정이 밀려오자, 시현은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눈을 뜨고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난 세희가 하는 일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데. 그럼 세희를 보호하려면 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지?’생각하다 시현은 핸드폰을 꺼내 세준에게 톡을 보냈다.[그 할머니 지금 어느 호텔에 계시는 거지?]얼마 지나지 않아, 세준은 시현에게 나미정이 지내고 있는 호텔 주소와 방번호를 보냈다.[고마워, 세준아.]세준은 이 문자를 보며 차갑게 웃었다.[세희의 일, 난 이대로 넘어가지 않을 거야.][날 때리고 싶든, 죽이고 싶든 네 마음대로 해. 다 내 잘못이니 나도 변명할 말이 없어.]이 문자를 보낸 후, 더 이상 답장이 들어오지 않았다.시현도 더 이상 아무것도 보내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어 호텔로 갔다.30분 후, 시현은 나미정이 있는 룸 앞에 도착했는데, 잠시 심사숙고한 다음,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곧 안에서 나미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만 기다려.”문을 열자, 시현이 문밖에 서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약간 의아해했다.“네가 바로 병원에 있었던 그 총각인가?”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할머니. 저와 잠깐 얘기를 좀 나누시면 안 될까요?”“그래.” 나미정은 몸을 비키며 말했다. “들어와서 말하자꾸나.”시현은 들어가서 소파에 앉았고, 나미정은 그의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무슨 일로 날 찾는 거지?”시현은 긴장이 돼서 두 손을 비볐다.“할머니, 저도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은 대체 어떻게 해야 세희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평범한 사람이라...”나미정은 웃기 시작했다.“왜, 네가 보기에 우리와 같은 무당은 평범하지 않은 건가?”시현은 멈칫하더니 얼른 설명했다.“그런 뜻이 아니에요. 아무튼 저희보다 강하고 특수한 능력이 있으시잖아요.”“그것도 다 하늘이 내려준 신기일 뿐이지.”나미정이 말했다.“그러나 우리도 평범한 사람들이야. 밥을 먹어야 하고, 또 때가 되면 죽는 법이니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1화 왜 이제야 깨어난 거예요

    세희는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부적은 비록 뚜렷하지는 않지만, 그녀는 여전히 강렬한 양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세희는 숨을 들이마신 다음 천천히 일어섰다. 그 순간, 옆에서 놀던 그 귀신들은 고개를 홱 돌리더니 모두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들의 시선을 알아챈 세희도 눈을 돌려 귀신들을 보았다.‘또 이런 느낌이야! 이곳을 못 나가게 하는 그런 느낌!’세희는 밀려오는 공포를 참으며 용기를 내어 문 앞으로 걸어갔다.문과 가까워질수록 주위의 음기는 더욱 강렬해졌다. 심지어 세희는 자신의 영혼이 억압된 느낌을 받았다.“누나, 무서워하지 마요!!”“세희야! 용기를 내서 그곳에서 나와! 그 귀신들은 널 건드리지도, 널 다치게 하지도 못할 거야!”“누나! 나랑 형들이랑 그리고 고 과장님이 여기서 누나를 기다리고 있어요!”인우와 나미정의 목소리를 듣고, 세희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가깝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다가갈 수 없는 문을 향해 계속 나아갔다.세희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고, 부적이 그려진 손을 들어 다시 시도했다.이번에 그 귀신들은 섬뜩하게 웃기 시작했다. 세희가 문손잡이에 손을 얹으려 하자, 그들은 재빨리 앞으로 돌진했다.이때, 매몰찬 음기가 덮쳐왔고, 세희는 부적이 있는 그 손을 들고 돌아섰다.그 귀신들은 하마터면 세희의 영혼과 닿을 뻔했다. 그러나 세희의 손에서 나는 강렬한 양기가 서려 있는 부적을 감지한 그들은 표정이 돌변했다.세희는 뒤로 물러섰고, 등이 문에 닿는 순간, 재빨리 몸을 돌려 문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문을 연 후, 그녀는 즉시 뛰쳐나갔다.이때, 줄곧 병상에 누워있던 세희는 눈을 번쩍 뜨더니 숨을 들이마셨다.세희가 깨어나는 것을 보고, 인우는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누나! 왜 이제야 깨어난 거예요!!”그러나 세희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 듯, 눈을 천천히 감았다.인우는 완전히 멍해지더니 당황해진 표정으로 나미정을 바라보았다.나미정은 아주 침착하게 대답했다.“별일 아니야, 피곤해서 그런

DMCA.com Protection Status